김민석에 힘 싣기?…늦어지는 李정부 장관 인선 '속사정' 셋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지 2주일이 됐지만, 장관 인선은 감감무소식이다. 정치권 안팎에선 “섀도 캐비닛(그림자 내각)을 준비 안 했단 건가”(여권 관계자)라는 의문을 품는 이가 적잖다.
마찬가지로 인수위 없이 출범했던 문재인 정부 때는 조각이 더 빨랐다. 문 전 대통령은 취임 이튿날인 2017년 5월 11일 조국 민정수석과 조현옥 인사수석을 지명하면서 속도를 냈다. 취임 8일째인 17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시작으로 각 부처 장관 후보자 지명이 이어져 취임 한 달 만에 1차 지명은 거의 마무리했다.

이재명 정부는 왜 늦어지는 걸까. 외견상으로는 국민으로부터 주요 공직 인사를 추천받는 ‘국민추천제’가 이유다. 일주일간의 추천 절차가 16일로 끝나 공직기강비서관실의 인사 검증 등을 받고 있다.
속사정은 따로 있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김민석 국무총리 후보자가 취임한 이후로 장관 인선을 미뤄둔 것”이라고 전했다. 이 대통령이 정권 이인자인 김 후보자에게 국무총리의 국무위원 임명 제청권을 보장해 힘을 실어주려고 한다는 것이다. 문 전 대통령은 이낙연 초대 총리 취임(2017년 5월 31일) 때까지 박근혜 정부 인사인 유일호 당시 국무총리 직무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20일간 제청권을 행사토록 했다.
이 때문에 김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국회 가결 이후에야 내각 인선이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김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24~25일 열린다. 대통령실은 같은 이유로 국무총리실 국무조정실장(장관급) 인선도 김 후보자 취임 이후로 미뤄뒀다. 문 전 대통령은 취임 하루 만에 홍남기 국무조정실장을 임명했고, 홍 실장이 주재하는 차관회의를 통해 새 정부 정책 집행 속도를 올렸다.

인사 실무를 주도하는 ‘성남·경기라인’ 과부하도 지체 이유로 지목된다. 이재명 의원실 보좌관 출신인 김현지 대통령실 총무비서관과 선임 비서관 출신인 김용채 인사비서관이 인선 작업의 핵심이다. 두 사람과 함께 이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변호인 출신인 전치영 민정수석실 공직기강비서관이 인사 업무를 전담한다. 여권 관계자는 “성남·경기 라인이 이번 인사 판을 짰고, 강훈식 비서실장 정도까지만 정보가 공유됐다”며 “철통 보안을 위해 소수가 추천·검증 작업을 하다 보니 속도가 더딜 것”이라고 했다.
김현지 비서관은 대통령실 행정관 인사도 챙기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임명장을 못 받고 일단 일하는 예비 행정관들이 태반”이라며 “검증 작업이 꽤 오래 걸릴 수 있다고 들었다”라고 말했다.

인물난도 겹쳤다. 당장 인사 검증을 총괄해야 할 민정수석이 공백이다. 이 대통령은 취임 나흘만인 8일 오광수 전 민정수석을 임명했지만, 차명 대출 의혹 등이 제기되면서 닷새 만에 자진 사퇴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같은 사태를 막으려 후보군을 엄격히 살피고 있다”고 했다. 당초 민정수석과 법무부 장관 후보로 거론됐던 A씨는 여권 내부의 대형로펌 비토 기류로, 보건복지부 장관 유력 후보로 꼽혔던 B씨는 검증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돼 없던 일이 됐다.
윤지원 기자 yoon.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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