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규 광산구청장 "금호타이어 대주주, 숨지 말고 나와라"

배동민 2025. 6. 1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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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대형 화재 발생 한 달 "더블스타, 비겁하고 못된 책임 회피" 강력 비판… 책임 있는 자세 촉구

[배동민 기자]

 박병규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장이 지난 16일 오전 구청장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광주광역시 지역 경제의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서 대형화재가 발생한 지 한 달이 넘었다.

주민들은 한 달이 지났지만, 발열, 두통, 목 따가움, 알레르기 증상 등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공장 주변은 여전히 매캐한 냄새가 코를 찌른다.

최근에는 호우와 우수저류시설 펌프 고장으로 다량의 화재 오염물질이 새벽 시간대 빗물과 섞여 인근 황룡강으로 스며들면서 관계 당국이 긴급 방제와 오염물 수거 작업에 나서기도 했다. 금호타이어는 순찰에 나선 광산구 직원들의 연락을 받기 전까지 유출 사실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다.

화재 발생 직후부터 이달 13일까지 광산구와 금호타이어에 접수된 인적·물적 피해는 총 1만2993명, 2만137건.

화재 피해 수습의 출발점이자, 화재 원인과 책임 소재를 밝혀줄 경찰 수사는 건물 붕괴 우려로 현장 감식 등이 막혀있다. 수사 초기 단계에서는 압수수색 대신 사측으로부터 수사 자료 등을 임의 제출받는 방식을 택해 논란을 빚었다. 언론 보도(https://omn.kr/2dns8) 이후 뒤늦은 압수수색에 나섰지만 제대로 된 책임 소재 규명이 될지는 수사 결과를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연간 1조원 안팎 매출을 기록하는 광주공장이 멈춰서 소속 노동자 2500여 명이 고용 불안과 불투명한 생계를 걱정하고 있고, 지역 경제 타격이 현실화하고 있지만 금호타이어의 대주주인 중국기업 더블스타(DoubleStar)는 그 어떤 책임 있는 입장도 내지 않고 있다.

오히려 금호타이어 경영진을 통해 빠른 수습과 많은 보험금 수령을 위한 대 정치권 로비 등의 행보를 보이며 눈총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지역에서는 더블스타의 무책임한 태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광주공장이 소재한 광주광역시 광산구의 박병규 구청장은 1인 시위에 나서며 더블스타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하고 있다. '금호타이어 대주주 더블스타는 노동자 고용보장과 공장 이전 약속하라'는 피켓을 들고 거리로 나선 박 구청장에게 이번 화재 사고와 관련한 이야기를 들어본다.

"매일 아침 드는 피켓은 더블스타 책임 묻는 시민들의 엄중한 목소리"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에 대한 모기업 더블스타의 책임 있는 대응을 촉구하며 1인 시위에 나선 박병규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장.
ⓒ 광주광역시 광산구청
- 화재 발생 한 달이 지난 현재까지 무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는 더블스타에 대한 견해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무책임한 행태다. 2350명에 달하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노동자, 또 200개 협력사와 이곳에서 일하는 수많은 노동자가 고용·생계를 걱정하고 있고, 공장 인근 많은 주민이 여전히 불안 속에 살아가고 있으며 주변 상권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은 근심만 커지고 있다. 여기에 일자리, 교육, 교통 문제 등 시민 삶과 관련되지 않은 게 없다. 행정이 나서지 않으면 직무유기라고 생각해 1인 시위에 나서며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금호타이어 실질적 대주주인 더블스타는 화재 대응 과정에서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지금까지 공식적인 입장 표명은 물론 사과 한마디 없다. 최근 금호타이어 노조가 더블스타 경영진과 면담했지만, 금호타이어 경영진이 계획안을 제출하면 검토하겠다는 입장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금호타이어를 인수하며 약속한 상생은 어디로 갔나? 비겁하고 못된 책임 회피다. 더블스타가 전면에 나서 책임을 다해야만 온전한 사고 수습과 신속한 피해 복구가 이뤄질 수 있다. 지난 9일부터 매일 아침 드는 피켓은 더블스타의 책임을 묻는 엄중한 시민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것이다. 시민이 지켜보는 한 더블스타는 숨지 못한다. 금호타이어 대주주로서 하루빨리 이번 사태에 사과하고, 지역사회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수습책을 밝힐 것을, 더블스타에 강력히 요구한다."

- 1인 시위 외에 더블스타의 책임 있는 자세를 촉구하기 위한 다른 방안을 생각해 두신 게 있는지.

"더블스타가 무성의한 모습을 계속 보인다면 광주시, 시민사회, 중앙정부와 협력해 모든 행정적·외교적 수단을 동원해 단호히 대응할 생각이다. 지난 11일부터 광주시와 협의를 시작한 금호타이어가 다음 달 초 수습 로드맵을 공개하겠다고 했는데, 더블스타가 진정성을 가지고, 지역사회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답해야만, 모두가 인정하고 수용할 수 있는 로드맵이 마련될 수 있다고 본다.

무엇보다 피해 회복 지원, 안전 투자 확대, 노동자 고용보장 등 실질적인 조치와 지역과의 협력체계, 상생 경영 원칙 등이 충분히 반영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대해 더블스타가 책임을 다하는 것이 수습 로드맵, 더 나아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정상화의 첫 단추가 돼야 한다."

"원인 규명, 재발 방지 대책, 피해자 보상, 금호타이어 정상화가 최우선 과제"
 지난 17일 오전 7시 11분께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2공장의 타이어 기본재료를 혼합하는 정련공장 내 오븐 장치에서 불꽃이 튀면서 큰불이 났다.
ⓒ 광주광역시 광산구청
- 화재 진화 이후 광산구 대응 상황은.

"광산구는 화재 발생 직후부터 모든 가용 자원을 동원해 주민 안전을 지키고, 선제적 임시대피소 운영, 황룡강 오염물질 유입 차단, 화재 현장 인근 지역 마스크 배부, 의료상담 창구를 통한 건강 서비스 지원 등을 통해 피해 확산을 최소화하는 데 힘썼다. 화재로 인한 건강, 재산 등 주민 피해에 대해서도 피해 현황 조사 접수처를 운영해 금호타이어의 신속한 조치를 끌어내는 등 발 빠르게 대응했다. 무엇보다 공직자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헌신은 이번 화재를 슬기롭게 대처한 원동력이었다.

현재도 광산구는 전 공직자가 합심해 사고 수습을 지원하며, 조속한 일상 회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지역 노사민정이 참여하는 대책회의 개최, 광주시 민관합동특별팀 참여 등 이번 화재로 예상되는 지역경제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한 지역사회 차원의 연대에 주력하고 있다."

- 일각에서 수사와 구청의 행정처분을 조기에 끝내고 금호타이어 측이 서둘러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현장 감식을 최대한 빨리해달라. 보험금을 빨리 받게 해달라' 등의 비슷한 이야기를 들었다. 하지만 화재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 섣부르게 판단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화재 진화 이후 과제는 네 가지 정도다. 첫 번째는 화재 원인 조사와 책임 규명이고, 두 번째는 재발 방지대책, 세 번째는 주민·상인 등 피해자 보상, 마지막 네 번째는 금호타이어 정상화다. 불이 완전히 꺼졌고, 현장에 남은 타이어 원재료 회수 작업이 끝나, 현장 감식을 위한 건물 해체 절차가 이제 진행 중이다. 왜 불이 났는지 명확한 원인, 책임 소재가 분명히 밝혀진다면, 앞으로 어떤 조치가 이뤄져야 할지도 자연스럽게 정리될 수 있을 것이다."

"광주공장 함평 이전, 1조2500억 투자·근무인원 3800명 등 약속 지켜야"
 박병규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장이 지난 16일 오전 구청장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 사고 수습과 관련한 광주시와 금호타이어 간 협의에서 공장 이전도 주요 사안으로 다뤄지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전 문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이 오랫동안 답보 상태였다가 이번 화재로 공장 이전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화재 사고를 떠나서 광산구, 광주의 변화·발전을 위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이전 논의는 재개돼야만 한다. 그동안 공장 이전에 대한 과학적 데이터나 객관적인 근거가 없었는데, 광산구가 지난해 실시한 자체 연구용역 결과, 공장을 이전해서 현 부지를 개발하면 공장을 현 상태로 유지하는 것보다 예상되는 경제효과가 5배에서 10배까지 커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공장 이전이 지역에 얼마나 큰 기회인지가 증명된 것이다.

이 기회를 현실화시키려면,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부지를 포함해 광주송정역, 소촌농공산단 등 약 80만 평 일대를 광주의 새로운 경제 거점으로 만들기 위한 큰 그림을 설계해야 한다. 광산구는 이와 관련해서도 연구용역과 주민 의견 수렴을 통해 ▲생태 중심 친환경 복합개발 ▲문화 및 커뮤니티 허브 구축 ▲광주송정역 중심 지속가능한 교통체계 구축 ▲지역 특화산업 육성 ▲스마트 도시 구현 등 현 공장 부지를 지역경제 활성화를 선도하는 복합문화 혁신 허브로 조성하기 위한 전략을 제시한 상태다.

다만, 공장을 이전할 때 더블스타가 전남 함평 빛그린산단 부지 매입 계약을 맺으며 약속했던, 투자 규모 1조2500억원, 근무 인원 3800명 등의 계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 물론 지금은 재건이냐 이전이냐는 논쟁 대신 금호타이어와 광주 전체에 이로운 정상화에 지역사회가 지혜를 모으고, 힘을 모아야 할 때다. 이를 위해 더블스타가 하루빨리 확실한 입장과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길 다시 한번 촉구한다."

"피해 복구 일차적 책임 주체 금호타이어…정부의 관심과 지원도 절실"
 박병규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장이 지난 16일 오전 구청장실에서 <오마이뉴스>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오마이뉴스
- 시민 피해, 노동자 고용 문제, 금호타이어 공장 복구 및 이전 등 쌓여 있는 과제가 많은 만큼 정부가 움직이지 않으면 해결이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이를 위한 앞으로 계획은.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는 시민의 생명과 재산 그리고 지역경제에 위협을 주는 거대한 재난이라고 인식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부도 관심을 가지고, 가능한 지원에 나서줘야 한다. 광산구는 화재 초기부터 정부, 정치권 등에 고용위기지역 지정, 특별교부세 지원 등을 요청해 왔고, 광주시도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안전치안전검회의에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문제와 관련해 정부 지원을 건의한 상태다.

이재명 정부가 출범한 만큼 고용노동부에 정식으로 고용위기지역 지정을 신청하고, 범정부적 지원을 확보하기 위한 광주시, 시민사회와 연대도 강화할 계획이다. 다만, 사고 수습, 피해 복구의
일차적 책임 주체는 금호타이어이기 때문에, 더블스타, 금호타이어가 우선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야만 행정이나 정부의 지원이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그렇지 않아도 경기가 어려운 상황에서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화재로 민생의 시름이 더 커지고 있다. 민생경제 회복을 올해 구정 중점 과제로 설정한 입장에서 무거운 책임을 느낀다. 2만 137건에 달하는 주민 피해 문제 해결도 갈 길이 멀다. 더블스타의 책임 이행과 조속한 피해 복구를 위한 대응과 더불어 앞으로는 지역이 생기를 되찾고, 상권에 활력이 돌도록 민생 회복에도 힘을 쏟겠다.

'천원 더 가치' 천원 정책을 포함한 다 같이 민생프로젝트의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현 상황에서 필요한 지원 대책, 효과와 체감도를 높이는 방안이 없는지 고민해서 민생경제 고통을 덜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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