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당산은 흔해도, 돌 솟대는 특별... 부안에서 시간을 걷다
[이병록 기자]
부안은 넓은 벌판과 바다를 낀 지역이라 고암리 고인돌처럼 예로부터 마을이 형성된 지역이다. 부안이란 지금의 이름은 태종1 6년(1416) 부령(扶寧)의 부(扶)자와 보안(保安)의 안(安)자를 따서 지은 부안현(扶安顯)이 지금까지 계속된다. 보안의 전신인 희안(喜安)은 신라 경덕왕 16년(757)부터 이름이고, 고려 때에 희안현을 보안현(保安顯)이라 고쳐 부르게 된 긴 역사를 가지고 있다.
올해 4월에 자전거로 여행하다 넘어져 다친 뒤에 두 달 만에 다시 준비하고 간다. 본격적인 여행 중에 가장 많이 준비하고 간 곳이나 다녀와서 보니 준비가 부족했다. 6월 현충일 연휴로 버스표 매진으로 11시 반에 출발하는 버스를 탔다. 시골은 통상 버스가 빨리 끊기니, 구암리와 개암사 중에서 어디를 먼저 갈까가 고민이다. 구암리가 버스정류장에서 더 가깝고, 또 버스가 바로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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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안 구암리 고인돌 고인돌 과거에는 집 마당에 있었는 모양인데, 지금은 공원화되어 고인돌 10기를 보존하고 있다. |
| ⓒ 이병록 |
장승은 마을의 수호신으로 이정표와 경계표시 몫까지 갖고 있고, 솟대는 성역의 상징이다. 마한 시대에 솟대에 죄지은 자가 있어도 이곳에 들어가면 잡지 못했다. 독재 시대에 명동 성당이 그런 역할을 했다. 대전 괴정동에서 출토된 솟대 그림의 청동제기가 뒷받침해 주듯이 2천 년 이상의 전통을 갖고 있다.
중요민속자료 제18호인 부안 서문안 당산도 가야 할 1순위인데, 구암리 고인돌을 보고 오는 길 끝에 있다. 이 당산은 조선 숙종 15년(1689)에 만들어졌고, 서문으로 통하는 길 양편에 서 있던 것을 1980년 현재의 할머니 당의 자리로 옮겨서 한 줄을 이루고 있다.
행간을 읽으면 당산인 돌기둥(솟대)에도 남녀가 있고, 할아버지와 할머니 당이 떨어져 있었다는 것이다. 할머니 당은 윗부분이 남아 있지 않아서 할아버지 당의 절반이다. 키 큰 할아버지와 키가 작은 할머니가 된 셈이다.
부안 당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우리는 통상 나무가 있는 곳을 당산이라 부르고, 거기에 돌 장승이나 솟대가 있을 수 있다. 직접 가서 보고, 다녀와서 자료를 찾는데 헷갈리는 이유는 여기서는 솟대와 장승인 돌기둥을 모두 당산이라 부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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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부안 서문안 당산 당산 솟대와 장승을 모두 포함해서 당산이라고 한다. 오리가 있는 솟대가 할아버지 당이고, 절반 잘린 돌기둥이 할머니 당이다. |
| ⓒ 이병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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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장승) 상원주장군(할아버지)과 하원당장군(할머니) |
| ⓒ 이병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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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문안 당산 상원주장군과 하원당장군이 서로 마주보고 있다. 서문안 당산도 옮기기 전에는 이 모습이었을 것이다. |
| ⓒ 이병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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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문안당산 , 남문안당산의 솟대(당) 동문안 당산의 할아버지 당은 새(오리)가 올려져 있고, 남문안 당산의 할아버지 당 위는 원추형이 올려져 있고, 장군 두쌍은 보이지 않는다. |
| ⓒ 이병록 |
이는 공동체의 유대감을 확인시키고 공동의 질서와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만드는 행사였다. 더욱 특색 있는 점은 나무가 아니라 돌 솟대를 세웠다는 것.
올해 부안군은 어르신들의 구술에만 의지해온 당산제의 세부 양상을 더욱 치밀하게 조사할 예정이다. 이는 공동의 기억과 유산이 한 세대에서 또 다른 세대에게 온전하게 전달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다소 늦어진 감이 있지만, 이 같은 움직임이 무형유산으로서 당산제의 희귀성과 공동체의 유대를 더욱 빛나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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