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500일... 단 1분이면 사람을 살릴 수 있다
[최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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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일 오후 경북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공장 옥상을 찾은 권영국 민주노동당 대선 후보가 이곳에서 고공농성 중인 박정혜 금속노조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수석부지회장을 만나 악수하고 있다. |
| ⓒ 민주노동당 |
평택공장의 문을 두드렸다. 일본 본사로도 찾아갔다. 김진숙 민주노총 지도위원의 제안으로 부산에서 서울까지 희망뚜벅이도 걸었다. 국회의원 96명의 연서명을 받아 일본 국회에서 기자회견도 해봤고, 국회의장이 서한도 보냈다. 사람이 살 수 없는 곳에서 박정혜 동지가 세계 최장기 고공농성을 매일 갱신하고 있는데도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모기업인 니토덴코는 묵묵부답이다.
다카사키 히데오에게 묻는다
니토덴코의 평택공장(한국니토옵티칼)은 노동자가 필요하다. 구미공장에 화재가 나고 3년 동안 156명을 추가로 채용했다. 니토덴코의 다카사키 히데오 사장을 만나면 물어보고 싶다. 그렇게나 노동자가 필요하면서 왜 고작 7명인 우리를 채용하지 않는지, 노동조합을 왜 이렇게 싫어하는지.
사실 답은 뻔하다. 법인이 달라 책임질 필요가 없다고 할 것이다. 우리가 묻고 싶은 건 그게 아니다. 계약은 일본의 본사 니토덴코와 LG가, 니토덴코와 애플이 맺는다. 그러면서 법인이 다르다는 구미공장, 평택공장에서 만든 편광필름을 납품한다. 왜 하나의 사업이면서 법인을 나눠놨고, 왜 고용 승계를 하지 않고 있는지 서류뭉치 말고 진짜 이유를 묻고 싶다. 이 물음은 LG와 애플로도 향한다.
니토덴코는 명백히 'OECD 다국적기업 인권 가이드라인'을 위반하고 있다. OECD는 기업의 운영 등에 대한 개인, 단체의 이의제기에 보복을 금지하고 있다. 니토덴코는 노동조합에 대한 손배가압류로 이 조항을 가볍게 위반했다. 고용에 큰 영향이 갈 때는 노동조합과 유의미한 협상을 해야 한다는 조항도 있다. 하지만 '한국 노동자 200명 해고'라는 어마어마한 변화에도 노동조합과 3년 동안 제대로 된 대화를 하지 않고 있다.
특히 공급망 최상위 포식자 애플은 스스로 '협력업체 행동수칙'을 만들어 놓았다. 거기엔 니토덴코처럼 애플 공급망에 속한 기업에서 노동자들의 존엄과 권리는 존중받아야 한다는 원칙도 포함되어있다. 2022년 초 애플의 지시로 화재 직전까지 구미공장에 신규 채용을 했다. 큰 영향력을 갖고 있는 애플이 왜 인권침해 문제는 방관하는지 묻고 싶다.
묻고 싶은 것이 많다. 그러나 니토덴코, LG디스플레이, 애플은 우리의 물음을 가볍게 무시하고 있다. 우리와 대화하지 않겠다면, 소환하겠다. 청문회를 통해서라도 따져 물을 것이다.
박정혜의 고공농성은 모든 먹튀기업을 향한다
고공을 생각하면 발걸음이 빨라진다. 참담하고 답답한 마음, 이 슬픈 세계기록을 멈추어야 한다는 마음. 그래서 청문회도 하게 됐다. 공장 침탈을 막기 위해 박정혜 동지가 목숨을 걸고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무엇이라도 해야한다.
고공에서 땅을 보는 심정, 땅에서 고공을 보는 심정은 같을 것이다. 국회 청문회로 우리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먹튀방지법도 제정해야하고, 결론적으로 조합원 전원이 평택공장으로 출근할 수 있어야 한다. 국회 청문회는 우리 목소리를 알리고, 시민들의 요구를 모아내는 과정이다.
모든 외국인 투기자본(외투기업)들이 우리의 투쟁을 지켜보고 있다. 한국 사회에 진출한 외투기업들이 많다. 언제 노동자를 버리고 '먹튀'할지 시간을 재고 있을 것이다. 1972년 한국수미다전기부터 2023년 한국와이퍼, 지금 니토덴코에 맞선 투쟁까지... 수십 년간 한국 노동자들은 외투기업에 고통을 받아왔다. 우리의 투쟁은 많은 걸음을 걸어왔다. 한국옵티칼하이테크지회 7명의 고용 승계로, 당당히 말할 수 있는 승리로, 한국 사회의 '먹튀'에 제대로 사회적 책임을 묻고 싶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국회 국민 동의 청원 간절히 요청한다(국민동의 청원 바로 가기). 1분이면 사람을 살릴 수 있다.
덧붙이는 글 | 글쓴이는 금속노조 구미지부 한국옵티칼하이테크 지회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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