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현장.Plus] '사실상 우승?' 인천, '평균 33세' 무고사·제르소·바로우를 활용하는 윤정환 감독의 '묘수'

김희준 기자 2025. 6. 16.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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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환 인천유나이티드 감독. 서형권 기자

[풋볼리스트=수원] 김희준 기자= 인천유나이티드는 시즌 시작 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동시에 다이렉트 승격은 힘들 거란 예상도 받았다. 이유는 같았다. 무고사, 제르소, 바로우로 이어지는 외국인 삼각편대 때문이었다. 이들은 K리그2는 물론 K리그1에서도 통할 실력자들이었지만 무고사가 33세, 제르소가 34세, 바로우가 32세로 나이가 결코 적지 않았다. 자칫 체력이나 흐름이 한 번 꺾이면 동반 부진도 불가능하지는 않았다.


윤정환 감독은 이들을 영리하게 활용해 시즌 초반 선두로 치고 나갔다. 3년 만에 K리그로 돌아온 바로우가 리그에 적응할 때까지는 지난 시즌 강원FC에서 활용했던 3-5-2로 무고사와 제르소를 전방에 뒀다. 바로우가 실전 감각을 끌어올린 뒤에는 세 선수를 모두 공격진에 배치할 수 있는 3-3-4 내지 3-3-3-1 전형으로 전술을 바꿨다. 그 결과 인천은 이번 경기 전까지 15경기 12승 2무 1패로 압도적인 질주를 하고 있었다.


이번 수원삼성과 경기는 선두 경쟁 판도를 바꿀 수도 있었다. 인천이 승점 38점으로 1위, 수원이 승점 31점으로 2위인 가운데 인천이 이긴다면 격차를 10점으로 벌려 독주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었고, 인천이 진다면 승점 차가 4점으로 줄어 우승 향방이 오리무중으로 가는 것이었다.


결과적으로 인천이 수원을 2-1로 제압했다. 평소와 접근법은 조금 달랐다. 인천은 평소처럼 주도권을 잡는 대신 수비라인을 다소 내리고 수원 공격을 막는 걸 우선했다. 이날 인천이 기록한 점유율은 44.7%로 이번 시즌 K리그2 최저 기록이었다. 인천 점유율이 50%보다 낮은 경우도 이번까지 3경기뿐이었음을 감안하면 윤 감독이 수원 맞춤 전술을 가져왔음을 알 수 있었다.


제르소(인천유나이티드). 서형권 기자

외국인 삼인방을 활용하는 방법은 크게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해당 전술 덕에 양쪽 날개가 빛났다고도 볼 수 있다. 인천은 수원이 공을 잡았을 때 무리해서 전방압박을 가하지 않았고, 자신들이 공을 잡았을 때는 수원 선수들이 다가오기를 기다렸다. 그러자 수원은 공격을 위해 올라설 수밖에 없었고, 이로 인해 수원 진영에 넒은 뒷공간이 생겼다. 스피드가 좋은 제르소와 바로우가 활약하기 안성맞춤 환경이 조성됐다.


실제로 전반 15분에 나온 선제골은 제르소가 완벽하게 뒷공간을 공략하며 나왔다. 레프트백 이기제가 순간적으로 경합을 위해 뛰쳐나왔으나 김명순이 한 발 앞서 공을 앞으로 보냈고, 이규성이 제르소를 커버하기 위해 들어갔으나 스피드에서 당해낼 재간이 없었다. 제르소는 페널티박스에서 이규성을 완벽히 제친 뒤 여유롭게 크로스를 올렸고, 무고사가 벌려놓은 공간으로 박승호가 쇄도하며 공을 골문 안에 밀어넣었다.


인천이 2-0으로 이기던 후반 15분 같은 패턴이 나올 뻔했다. 제르소가 상대 실수를 가로챈 뒤 무고사와 2대1 패스를 통해 이기제가 올라가서 비어있던 공간으로 뛰어갔고, 레오는 제르소를 전혀 제어하지 못했다. 제르소가 멋진 아웃프런트 패스를 공급했고, 박승호가 해트트릭을 기록할 수 있었으나 헛발질 후 다리 경련이 일어나 인천에 격차를 더 벌리지는 못했다.


인천은 이번 시즌 나이가 적지 않은 공격진의 활동 범위를 제한하는 방법으로 영리하게 체력을 관리하고 있다. 당연히 수비 상황에서는 최전방에 있는 무고사까지 가담하곤 하지만, 공격 상황에서는 외국인 삼인방이 최대한 전방에서 공을 잡거나 스프린트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한다. 이로 인해 자칫 부족할 수 있는 커버 범위는 무고사와 투톱으로 서는 21세 박승호가 전방 넓은 범위를 커버하고, 24세 라이트백 김명순이 올라와 중원에 가담하는 걸로 줄인다. 다리 경련 때문이기는 하나 박승호가 가장 먼저 교체되고, 김명순도 후반 38분 교체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박승호(인천 유나이티드). 서형권 기자

나이가 많은 외국인 삼인방과 주장 이명주(35세) 때문에 간과하기 쉬운 사실이지만, 인천 선발진의 평균 연령은 28세로 적정하다. 그나마도 23세 민경현이 김천상무에 입대하고 30세 문지환이 선발로 합류하며 높아진 수치다. 신구 조화가 적절하게 이뤄졌기 때문에 전방 스리톱이 다소 나이가 많아도 이들의 부족한 활동량을 젊은 선수들이 채워주면서 인천이 팀으로 전성기를 구가하고 있다.


이제 남은 변수는 부상과 무더운 날씨다. 이번 경기는 6월 중순에 열렸음에도 습도가 높아 후덥지근했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전반이 끝났을 떄 이미 유니폼이 땀으로 흠뻑 젖은 상태였으며, 경기가 끝난 뒤에는 혈투에 지쳐 경기장에 쓰러지는 선수들도 많았다. 어쩌면 올여름 인천이 선두 질주를 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은 높은 기온과 습도일지도 모른다.


윤 감독은 이에 대해 걱정하지 않았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관련한 질문을 받자 "우리 선수층이 좋은 건 아니다. 11명과 몇몇 선수 외에는 자원이 많지는 않다. 그래도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컨디션 회복을 할 수 있다. 더운 날씨에 경기 운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체력 안배를 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선수들이 더욱 잘 맞아가고 있기 때문에 부상을 입지 않는 이상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라며 선발진에 큰 변화를 주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경기 운영에 따라 체력 안배를 할 수 있다는 말은 윤 감독이 로테이션보다는 선발진 조직력을 강화하는 쪽으로 나아갈 것임을 암시한 것에 다름없다. 이날 보여준 느린 템포의 선수비 후역습 전술은 인천의 여름 경기 운영에 대한 힌트가 될 수도 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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