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중의 아메리카 편지] 옥상 위의 코리안

옥상의 한 젊은 한인이 붉은 폴로셔츠를 입고 어깨에 대우 K1 소총을 걸친 채 창공을 바라보는 사진이 최근 한 X(옛 트위터) 게시글을 통해 다시 떠올랐다. “LA 어딘가엔 지금 예순여덟 살 된 슈퍼 주인이 대우 K1의 먼지를 털고 있을 거다”라는 글귀와 함께, ‘#rooftopkorean’이라는 해시태그가 소셜 미디어에서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2025년 현재 LA는 다시금 혼돈에 빠져 있다.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반이민 단속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가 격화되자 정부는 신속하게 주 방위군과 해병대를 투입하며 상황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트윗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루프톱 코리안’을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구호에 삽입해 대통령의 군 투입과 총기 소지의 권리를 정당화하는 논지로 활용했다. 이에 대해 LA 한인 커뮤니티의 일부는 총기 폭력을 미화하고 한국계 미국인들이 겪었던 트라우마를 왜곡하는 무책임한 발언이라 비판한다.
어떤 한국인들은 한국인이 미국 내에서 주목받는 현실에 묘한 만족감을 느낄지도 모른다. 그러나 수많은 트윗이 루프톱 코리안들을 “진정한 미국의 영웅”으로 칭송하고 있는 가운데, 루프톱 코리안들이 극우 성향의 총기 권리 옹호 운동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한국인이 좌우 진영으로 양분된 미국 사회에서 정치적 상징으로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 역사는 지금 심층으로부터의 구조적 모순을 해결하려고 하지만 문제의 핵으로부터 점점 멀어져 가고만 있다. 내재된 모순을 극복할 도덕적 동력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에 비해 한국 민중은 원칙에 도덕적으로 헌신한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국 사회를 합리적 원칙에 따라 실용적으로 개편하려는 노력도 한국 민중의 도덕적 역량 덕분에 훌륭한 성과를 내리라고 본다.
김승중 고고학자·토론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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