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모인 교사 1만명의 분노 "악성민원은 범죄"
[이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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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4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근처에서 ‘제주 교사 추모 및 교권 보호 대책 요구 전국 교원 집회’가 열렸다. |
| ⓒ 이영일 |
진보 교원단체인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교사노동조합연맹(교사노조)과 보수 교원단체인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한국교총)는 14일 공동으로 '제주 교사 추모 및 교권 보호 대책 요구 전국 교원 집회'를 열었다.
무더위속에 땀이 '주륵주륵' 흘러내리는 찜통 더위였지만 교사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일사불란하게 주최측의 안내에 따라 자리를 속속 채웠다. 지난해 2월, 서이초 교사 12차 추모 집회 이후 1년 4개월 만에 대규모 교사 집회였다.
제주 모 중학교에 근무하던 고 현승준 교사는 지난 5월 22일 학교 내 창고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은 무단결석과 흡연 문제로 한 학생을 생활지도한 이후 학생 가족으로부터 밤낮을 가리지 않고 많게는 하루 10차례에 달하는 항의 전화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집회는 추모사와 현장 교사들의 발언, 정책 제안등으로 구성됐다. 특히 현장 교사들의 발언에서는 차마 믿기 힘든 증언이 터져 나와 참가자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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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광화문 정부청사 근처에서 열린 추모 집회에 참가한 1만여명 교사들이 진상 규명과 순직 인정을 요구했다. |
| ⓒ 이영일 |
송 교사는 "이번주 화요일 저는 두 달 만에 열린 교권보호위원회에 참석했다. 교보위 통보를 받은 학부모는 제가 교보위에 신고한 내용이 '개소리'라며 자기 집 개를 데리고 참석하겠다는 막말을 SNS에 버젓이 올렸다"고 소개했다. 참가자들은 충격에 빠진 모습들이었다. 곳곳에서 야유가 쏟아졌다.
"3월 4일은 개학 첫날부터 교실에 무단으로 들어와 자기 자녀뿐만 아니라 다른 자녀를 데리고 나간 것도 개소리고, 다음날 3월 5일 역시도 교실에 무단으로 들어와 교실에 앉아 있을테니 의자 내놓으라고 한것도 개소리, 3월 한달 동안 공식적으로 기록된 경찰 출동 횟수만 9번이라는 것도 개소리, 본인SNS에 '자신과 싸우다가 정들면 어쩌나'며 저와 제 배우자 사이까지 걱정해가며 부부싸움 하지 말라고 희롱, 조롱하는 글을 게시한 것도 모조리 개소리냐."
송 교사는 "해당 학부모는 지난해 교권보호위원회 결과로 특별교육이수 50시간을 처분 받았지만 1시간도 이수하지 않았다. 대한민국 교보위 처분받는 특별교육이수는 지금껏 안 해도 그만이라는 소리 아니냐. 교육부와 도교육청은 매일 1시간씩 나와서 필사라도 시키라"고 절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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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회에 참가한 조국혁신당 강경숙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 김문수 의원이 추모편지를 들으며 눈시울을 붉혔다. |
| ⓒ 이영일 |
집회에서는 고인의 아내가 쓴 추모편지가 대독자의 낭독으로 소개됐다.
"교사의 역할은 결국 학생을 바르게 이끄는 것이라 믿으며 늘 아이들을 먼저 생각했다. 자기 자리를 지키기 위해서 누구보다 최선을 다했던 사람이다. 너무나 따뜻하고 세심하게 챙겨줘서 어떤 학부모님은 초등학교 때 선생님을 다시 만난 기분이라며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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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동안 고인과 교직 생활을 함께 해 온 한 동료 교사가 울먹이며 추모사를 낭독하고 있다. |
| ⓒ 이영일 |
"내가 존경하던 후배 현승준 선생님에게 이 글을 쓰기까지가 얼마나 힘들었음을 선생님은 알까. 추모사를 쓰기로 하고 글을 써야 하는데라는 마음을 갖고 쓰려고 하면 마음이 아파서 나중에 쓰자 나중에 쓰자 하면서 오늘에야 쓰게 되었어. (중략)
선생님에게 힘들거나 도와줄 일이 있냐고 물어보면 없다고 하면서 '제가 다 할 수 있다'고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하던 모습에 잘하고 있나 보다 생각하면서 지나가버린 시간이 너무 후회돼.
얼마나 힘들었을까. 얼마나 가슴이 아팠을까라는 생각이 들 때마다 눈물이 난다. 힘듦과 아픔과 상처에 고인 눈물을 미리 나누지 못해서 너무 미안해. 그곳에서는 아프지 말고 편안하게 지내기를 바랄게. 안녕. 나의 든든한 후배이자 내가 존경하는 현승준 선생님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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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교조 · 교사노조 · 한국교총 등 교원 3단체장들이 철저한 진상 규명과 순직 인정을 촉구하며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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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집회에서는 교원 3단체의 정책 제안과 공동 성명도 발표됐다. 교원 3단체장들은 철저한 진상 규명과 순직 인정을 촉구했다. 또 무고성·보복성 아동학대 신고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아동복지법 및 아동학대처벌법 개정, 교 민원응대시스템 전면 개편 및 악성 민원 법적 방어장치 강화, 교원 정치기본권 보장 등 교권 보호 법·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집회에 참가한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김문수, 백승아, 강경숙 의원과 정근식 서울시교육감도 집회 끝 무렵 단상에 올라 고인을 추모하고 교사들의 요구를 정책과 법안에 반영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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