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사면서 소파·간식도 산다…고객 데이터로 진화하는 전문몰

직장인 민모(28)씨는 최근 가구 전문 플랫폼이 아닌 패션·뷰티 플랫폼에서 1인용 소파를 구매했다. 민씨는 “평소 옷을 살 때 자주 이용하는 사이트다. 할인율이 크고 쿠폰도 다양하게 쓸 수 있어 가격이 훨씬 저렴했다”며 “굳이 다른 온라인 몰에 갈 필요가 없어서 이곳에서 제품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특정 카테고리 제품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버티컬 플랫폼’이 판매 품목을 조금씩 넓혀가고 있다. 그간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들이 원하는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는 전략이다. 불황과 소비침체 속에 고객 저변을 확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분야 넓히는 패션·뷰티 플랫폼

이런 변화는 특히 패션·뷰티 상품에 주력했던 전문몰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는 여성 의류 판매몰로 유명하지만, 최근 청소기·오븐 등 생활 가전부터 수백만 원대 노트북까지 판매 중이다. 생활 제품을 판매하는 라이프 카테고리의 최근 3개월 거래액은 지난 2023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9%, 지난해 동기 대비 40% 늘었다. 관련 상품 판매 매장 수는 지난 2022년 8월 오픈 시점과 비교해 533% 증가했다.
지그재그 관계자는 “10대부터 30대 여성이라는 핵심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장점 덕분에 패션·뷰티와 무관한 브랜드도 고객층 확장을 위해 입점을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패션 플랫폼인 에이블리는 지난해부터 매달 ‘릴레이 디저트 팝업스토어’ 행사를 진행 중이다. 소셜미디어(SNS)에서 인기가 많은 이색 디저트와 유명 빵집 등의 제품을 판매하는 행사다. 지난달의 경우 온라인 팝업스토어 운영 기간(16~21일) 푸드 카테고리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음악 앨범과 굿즈를 판매하는 컬처 부문 매출도 늘고 있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MZ세대 유저 취향에 맞춰 상품군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CJ올리브영도 온·오프라인 매장을 기반으로 제품 다양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체 건강 간식 브랜드(PB) ‘딜라이트 프로젝트’는 고객 유입을 유도하는 효자 상품이 됐다.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올리브영 매장의 한 직원은 “최근 인기가 많은 ‘프로틴 브라우니 칩 100g’의 경우 주변 매장까지 조회해도 재고가 없을 정도로 잘 팔린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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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성 고객 니즈 공략”
유통업계에서는 패션·뷰티 버티컬 플랫폼이 젊은 여성들은 주 고객층으로 확보하고 있어 상품군 확대에 강점을 갖고 있다고 분석한다. 이커머스 관계자는 “MZ세대 여성 고객은 트렌드에 민감하고 개인의 취향에 관심이 많아 대부분의 브랜드가 타깃으로 삼는 집단”이라며 “유저별 취향을 파악한 빅데이터를 바탕으로 가구나 생활가전부터 문화에 이르기까지 판매 범위를 확장하기에 유리하다”고 말했다.
버티컬 플랫폼은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는 종합 이커머스 플랫폼보다 더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4월 종합몰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12조2185억원으로, 2020년 4월(8조3255억원) 대비 46.77% 늘었다. 같은 기간 특정 제품군을 집중적으로 취급하는 전문몰 온라인 쇼핑 거래액은 3조5878억 원에서 9조4673억원으로 163.85% 증가해 종합몰을 크게 웃도는 성장률을 기록했다.
에이블리 관계자는 “플랫폼 내 ‘AI 개인화 추천 기술’은 단순 패션 카테고리 추천을 넘어 뷰티, 라이프 등 스타일이 반영된 다양한 카테고리 간 교차 추천까지 가능하다”며 “한 플랫폼에서 취향을 바탕으로 인테리어 소품, 푸드 등 모든 카테고리 상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고객을 공략하고 있다”고 말했다.
노유림 기자 noh.yu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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