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왜 이란 공격했나... 네타냐후 '정권 연장' 의도?
글쓴이 정주진씨는 평화학 박사, 평화갈등연구소 소장, 평화연구자와 갈등해결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저서는 <평화학>, <갈등해결 수업>, <평화의 눈으로 본 세계의 무력 분쟁>, <10대를 위한 평화통일 이야기>, <갈등은 기회다> 등입니다. <편집자말>
[정주진 기자]
13일 새벽(현지시간)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시설 및 군사시설에 기습 공격을 가했다. 이란 국영 통신 이르나(IRNA)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호세인 살라미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모하마드 바게리 이란군 참모총장 등 고위 군지휘관 20명 이상이 숨졌고 모하마드-메디 테란치 이슬람 아자드 대학 총장 등 핵 과학자들 최소 6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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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13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 테헤란 건물 밖에서 구조대원들이 모인 모습. 이스라엘은 6월 13일 이란 내 약 100개의 목표물을 공격했고 이 중에는 핵 시설과 군사 지휘 센터가 포함됐으며, 군 최고 사령관과 주요 핵 과학자 등 고위 인사들이 사망했다. |
| ⓒ AFP/연합뉴스 |
이스라엘의 텔아비브와 예루살렘에 연기가 치솟았고 이스라엘 언론인 타임즈오브이스라엘(The Times of Israel)은 이란의 공격으로 60명 이상이 부상을 당했고 한 여성이 부상 후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이란, 1년 내 핵무기 생산 가능"... 네타냐후 주장에 의구심 드는 이유
이란에 대한 이스라엘의 기습 공격이 있은 직후 국제사회는 이스라엘을 규탄하고 자제를 촉구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 이집트, 사우디아라비아 등의 중동 국가들은 이스라엘의 공격을 강력히 규탄하면서 이란의 주권을 침해한 국제법 위반이라고 지적했다.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서방국들과 나토는 우려를 표하고 이스라엘과 이란 양국에 확전 자제를 촉구했다.
이스라엘을 비난하지는 않았으나 서방국들의 입장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과 인도주의 재난의 의도적 악화 상황 등과 관련해 이스라엘에 대한 서방국들의 불만과 비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을 끈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은 중동에서의 확전 가능성은 물론 세계 경제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서방국들에게는 어쩌면 가자지구 전쟁보다 민감한 사안일 수 있다. 이런 이유로 이스라엘에 대한 서방국들의 비판과 불만이 커질 수 있다. 그렇다고 이스라엘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지는 않겠지만 이것이 이스라엘 외교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미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인지하면서도 왜 이스라엘은 이란을 공격했을까?
대다수 언론과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첫 번째 이유는 '이란의 핵개발 저지'다. 이스라엘이 군시설과 함께 핵시설을 공격하고 핵 과학자들을 공격 목표로 삼은 것은 이런 주장을 뒷받침한다. 스스로 공식 인정은 하지 않고 있지만 핵무기 보유국인 이스라엘은 중동의 유일한 핵무기 보유국 지위와 자국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이란의 핵무기 개발에 강력히 반발해 왔다.
이란 공격 후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란이 "아주 가까운 시일 내에 핵무기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 년 또는 몇 개월 내가 될 수도 있다"면서 이스라엘의 공격을 정당화했다. 그러면서 이란이 당장 내일이라도 15개의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충분한 핵분열 물질을 가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국제원자력기구(IAEA)와 미국의 판단은 조금 다르다. IAEA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란이 IAEA의 감독에 협조적이지 않다는 점은 지적했지만 핵무기 개발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란은 2015년 미국을 포함한 서방국들, 중국과 러시아 등과의 합의에 따라 핵개발 프로그램을 제한하고 IAEA의 정기적 감독을 수용하기로 합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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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7일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에서 데이비드 퍼듀 신임 주중 미국 대사 취임 선서식에서 연설하고 있다. |
| ⓒ 로이터/연합뉴스 |
대대적 공격으로 이란의 핵개발을 저지하겠다는 이스라엘의 목표는 오히려 이란을 자극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국제분쟁 분석 전문기관인 국제위기그룹(ICG)의 이란 전문가인 알리 바에즈는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이 이란으로 하여금 더욱 "핵 저지력 확보를 결심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랫동안 핵개발을 두고 내부적 논란이 있었지만 이번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강경파의 목소리가 힘을 얻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전쟁평화보고기구(Institute for War and Peace Reporting)의 이란, 중동 및 북아프리카 프로그램 분석가인 레자 아크바리 또한 이스라엘의 공격이 서방과의 협상으로 시간을 낭비했고, 약한 상태에서 절대 협상에 성공할 수 없다는 강경파의 주장을 확인해준 것과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이유로 언급되는 건 이번 공격을 이란의 군사력과 지역 패권을 약화하려는 이스라엘의 시도로 보는 시각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전에 이란을 "문어의 머리"라며 "(예멘) 후티로부터 헤즈볼라와 하마스에 이르기까지 모든 곳에 촉수를 대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란을 이스라엘에 적대적인 모든 무장 세력을 지원하는 핵심으로 본 것이다.
<알자지라>는 이스라엘이 2023년 10월 7일 가자지구 하마스에 대한 대대적인 공격을 시작한 이후 레바논의 헤즈볼라와도 계속 전쟁을 해왔는데 결과는 이스라엘의 승리였다고 언급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헤즈볼라의 무력을 획기적으로 약화시켰고 지도부도 거의 전멸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헤즈볼라와의 전쟁에 대해 이란이 확전을 피해 개입하지 않은 것을 보고 자신감이 생겼으며 강경파들은 지역의 적들을 점차 제거해 중동 전체의 정치 지형을 재편성할 기회로 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이 또한 이란의 군사력을 고려할 때 완벽하게 설득력 있는 주장으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 이란이 직접 대대적인 공격을 받았을 때 보복을 하지 않을 리 없고 지역 패권국 중 하나인 이란의 군사력이 이스라엘의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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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시각으로 13일 새벽 벤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이란 공습에 대한 섬명을 발표하고 있다. |
| ⓒ 이스라엘 총리실 |
네타냐후 총리가 자신의 정치 생명 연장을 위해 전쟁에 기대고 있다는 비판도 여러 여론조사로 확인됐다. 전쟁을 중단하면 정권이 몰락하고 네타냐후 총리는 부패 혐의로 수감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정치평론가인 오리 골드버그는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임박한 위협은 없다. (이란 공격은) 불필요한 것이었다. IAEA 보고서에는 이란이 이스라엘에 위협이 된다는 내용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한 야당 국회의원인 오페르 카시프는 네타냐후의 이란 공격은 그의 정치적 "스트레스"와 피와 힘에 대한 중독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스라엘 국내 여론도 이런 비판과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5월 24일 발표된 이스라엘 텔레비전 채널12의 여론조사에 의하면 55%의 응답자가 네타냐후 총리가 전쟁을 계속하는 주요 이유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36%만이 인질 귀환을 위해서라고 답했다. 또한 53%가 인질 귀환 협상이 이뤄지지 않는 건 '정치적인 이유' 때문이라고 답했고 훨씬 적은 38%가 '법적인 이유'라고 답했다.
이스라엘 일간지 하레츠는 지난 5월 21일 뉴스 방송인 채널13의 여론조사를 인용해 응답자 67%가 인질 귀환을 위해 가자지구 전쟁 중단을 지지한다고 답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이스라엘 여론이 네타냐후의 전쟁 지속을 지지하고 않고 있음을, 그리고 네타냐후가 자신의 정치적 목적을 위해 전쟁을 계속하고 있다고 의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후 미국 국방장관은 공격에 미국이 관여하지 않았다고 거리를 두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A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의 공격이 "탁월했다"고 말했다. "(이란에게) 기회를 줬지만 잡지 못했다. 때문에 강한 타격을 받았다"면서 "앞으로 더 타격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또한 사회관계망에 올린 글을 통해서는 "다음 공격은 더 잔혹할 것"이라며 "아무것도 남지 않게 되기 전에 반드시 합의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미국이 이스라엘의 공격을 지지하며 앞으로 군사적 지원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동시에 군사력으로 이란의 굴복을 압박한 것이다. 이는 이스라엘의 전략과 상통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런 압박과 멸시는 오히려 이란을 분노하게 할 것이고 이란 국내의 보복 여론에도 불을 지필 것이다. 힘을 통한 정치적 목적 달성과 굴복 강요를 통한 합의라는 네타냐후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의 방식이 중동의 정치적 불안을 악화하고 세계의 경제적 위기를 야기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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