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찬양-극우 발언 인사가 '민주주의 전당' 운영위원이라니
[윤성효 기자]
[영상] '독재 이승만' 없는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부끄럽고 실망" https://omn.kr/2e2ny
|
|
| ▲ 창원마산에 들어선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
| ⓒ 윤성효 |
창원시는 13일 오후 민주전당 운영자문위원회 위촉식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민주단체 대표들이 참여를 거부했고, 이에 행사가 취소됐다. 민주전당은 지난 10일 시범운영에 들어갔고 오는 29일 개관식을 열 예정이다.
창원시는 민주전당 운영자문위원회를 15명으로 구성했다. 운영자문위원은 민주화단체, 학예전문가, 운영전문가, 시민대표를 비롯해 창원시의원 2명 등으로 되어 있다.
그런데 이들 운영자문위원 가운데 그동안 민주전당 건립에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내고, 윤석열 전 대통령이 일으켰던 12·3 비상계엄을 옹호했던 인사들이 포함되어 있어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창원시의원 2명은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고, 더불어민주당은 한 명도 없다.
이에 주임환·김창호·이창곤 회장과 김경영 대표는 이날 오후 민주전당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운영자문위원 참여 거부와 함께 현재 상태로의 개관에 반대했다.
이들은 회견문을 통해 "민주주의전당 건립을 위해 지난 10여 년 동안 수많은 난간을 거치면서 '민관'이 합심하여 추진해온 것은 대한민국 초유의 일이다"라며 "그런데 최근 민주주의전당 운영자문위원회 구성을 위해 창원시가 위촉한 인사들의 명단을 보고 이 지역 민주단체들은 참으로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되었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위촉된 인사들의 면면을 보면 창원시의회에서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에 적극 동조 찬양하는 발언을 쏟아낸 시의원과 '이태원참사'와 관련해 막말 발언으로 징계와 법원의 유죄 판결을 받은 시의원이 포함되어 있으며, 심지어 극우적인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인사들도 포함되어 있다"라고 설명했다.
지역 민주단체 대표들은 "지금의 잘못된 형태가 바뀌지 않는 한 민주주의전당 개관과 운영에 관한 일체의 참여를 거부한다",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이름에 걸맞은 시설과 운영자문위원 인선에 개선이 없는 한 개관을 반대한다"라고 했다.
| ▲ "비상계엄 옹호자 포함" 민주단체들, 민주주의전당 운영위 '참여 거부' 선언 ⓒ 윤성효 |
주임환 회장은 "민주전당이 생기기까지 15년이나 걸렸다. 민관이 합심하고 엄청난 노력을 했다. 민주전당은 '대한민국' 이름이 들어간 공간으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다"라며 "운영자문위원회를 구성하도록 되어 있는데, 그 명단을 오늘 처음 봤다. 어떻게 이런 명단을 내놓을 수 있느냐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는 민주단체들은 운영과 개관에 협조할 수 없다. 잘못된 형태로 추진되는 개관 일정은 연기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창호 회장은 "민주전당 건립추진위원으로 참여해 개관까지 오게 되면서 자랑으로 여겼다. 아직 미비한 점이 있고 잘못된 부분도 있어 그 정도만 고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라며 "그런데 운영자문위원 명단을 보고 정말 놀랐다. 특히 민주전당을 짓는 걸 극도로 비난했던 사람도 있다. 민주전당은 '어둠의 영령을 모아서 어떻고 했던' 사람이 위원으로 들어가 있다. 이렇게 해서는 안된다"라고 말했다.
김경영 상임대표는 "민주전당이 우여곡절 끝에 세워졌다. 김주열열사 시신인양지 바로 옆에 건립되어 뜻깊게 생각한다"라며 "그런데 홍남표 전 시정이 들어서면서 왜곡·누락되어 우려를 했다. 최근 전국적으로 짓는 다른 민주화 관련 건물에 비해 굉장히 수준이 떨어진다고 누누이 지적을 했다. 그럼에도 자문운영위원 명단을 보니 그동안 수정 요구했던 부분이 보완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창곤 회장은 "민주전당은 민주화 역사 발전에 희생된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눈물, 땀 뿐만 아니라 현재를 사는 모든 사람의 염원과 바람의 결정체다"라며 "그런데 개관 시점에 맞춰 운영을 책임질 운영자문위 구성의 면면을 보니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반민주적인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이대로는 참여할 수 없고, 개관을 해서도 안 된다"라고 말했다.
|
|
| ▲ 창원마산에 들어선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주임환 3?15의거기념사업회 회장, 김창호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회장, 이창곤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회장, 김경영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 상임대표가 13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개관 반대했다. |
| ⓒ 윤성효 |
|
|
| ▲ 창원마산에 들어선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주임환 3?15의거기념사업회 회장, 김창호 김주열열사기념사업회 회장, 이창곤 부마민주항쟁기념사업회 회장, 김경영 6월항쟁정신계승경남사업회 상임대표가 13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개관 반대했다. |
| ⓒ 윤성효 |
시범운영하고 있는 민주전당을 살펴본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들은 우려를 나타냈다. 노치수 한국전쟁민간인희생자 창원유족회 회장은 "민주국가에서는 민간인 학살이 있을 수 없다. 이승만정권 때 아무런 법적 근거도 없이 민간인 학살을 자행했다. 이승만이 저질렀던 가장 큰 잘못이 민간인 학살이다"라며 "우리나라 민주화 역사를 나타내거나 연표에 민간인 학살을 표기해 놓아야 한다. 그런데 민주전당에 그런 설명 자체가 없다"라고 말했다.
노 회장은 "민주국가에서 있을 수 없는 과오를 저질렀기에 반드시 표기를 해야 한다. 학자마다 다르지만 민간인 학살 숫자가 많게는 120만 명이라 하고 적게는 60만 명이라는 설도 있다"라며 "조만간 우리 단체 회원들과 함께 민주전당을 찾아가 확인하고 개선을 요구할 것"이라고 했다.
이병하 경남진보연합 대표는 "윤석열 정권 때 특히 과거 권위주의시대로 돌아가는 형태를 보였고, 민주전당도 그런 차원에서 전시물이 조성된 거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런 분위기가 근본적으로 깔려 있다고 본다"라며 "민주전당 전시물과 운영 전반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조만간 지역 민주단체들과 의논해서 개선을 위해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순일 열린사회희망연대 공동대표는 "민주전당이 시범운영하고 난 뒤 여러 소리들이 들린다. 특히 세계 여러 명언들을 벽면과 유리창에 새겨놓았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이 민주화 현장에서 했던 의미있는 말들도 많고 그 말들을 새겨놓아야 할 것"이라며 "이승만, 박정희 독재에 대해 정확하게 서술해야 할 것이다. 조만간 기자회견을 여는 등 적극 행동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희진 전교조 경남지부 정책실장은 "시범운영 한다고 해서 민주전당을 보고 왔다. 어린이 관련 전시관을 봤는데 너무 허접했고, 예산 낭비라는 생각까지 들었다"라며 "외래어 표기도 그렇고, 과연 어린이들에게 민주주의를 제대로 교육시키려고 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부 논의를 해서 민주전당 전시물에 대해 지적하는 입장을 낼 것"이라고 전했다.
창원시 "보완이 필요한 부분은 지속적으로 개선"
창원시는 시범운영에 들어간 이후 이틀간 1200여 명의 관람객이 방문해 일상 속 민주주의의 가치를 체험했다고 밝혔다. 창원시는 2022년 4월 첫 삽을 뜬 뒤 2024년 11월 준공 이후 전시 내용과 시설 전반을 갖춰왔다.
시범운영 첫날인 지난 10일 '민주주의와 건축'을 주제로 민주전당의 설계자인 김준성 교수가 민주홀에서 특별 강연했다.
이쾌영 창원시 문화시설사업소장은 "시범운영 이틀 동안 많은 시민들께서 전당을 찾아주셔서 감사드린다"며 "정식 개관에 맞춰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강연을 준비하여, 시민들이 민주주의의 가치를 더욱 쉽고 친근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
|
| ▲ 창원마산에 들어선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
| ⓒ 윤성효 |
|
|
| ▲ 창원마산에 들어선 대한민국민주주의전당. |
| ⓒ 윤성효 |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귀신소리 시달렸던 주민들 만난 이 대통령 "남북, 서로 괴로운 일 안 해야"
- 추락사 17명, 끼임사 8명... 언제까지 이렇게 둘 건가
- 이란 "보복은 정당한 권리, 미국도 책임"...전면전 치닫나
- 3년을 방에만 있던 딸... 엄마보다 할머니 말이 먹힌 이유
- 언론은 아직도 '전한길'에서 멈췄다
- 검찰 로고 같았던 대통령실 로고, 다시 청와대로 바꾼다
- 나홀로 일하다 죽은 두 사람... 절대 잊을 수 없습니다
- "가족들 5·18 때문에 지옥 같은 삶, 보상 필요" 눈물 닦은 누나의 부탁
- 이 대통령 만난 연천 주민 "기본소득으로 매출 급증했어요"
- '중대재해' 현대비엔지스틸 대표 무혐의에 민주노총 "우려가 현실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