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동구 아파트 거래량 76% 증가...토허제 지정엔 신중해야

“요즘은 성수동뿐 아니라 금호·옥수·행당·응봉동에도 매수 문의가 많아요. 4~5년 전 집값 급등기 때 분위기가 납니다.”
서울 성동구에 있는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의 얘기다. 그는 “어제(11일) 오세훈 시장의 토허제(토지거래허가제) 발언으로 오히려 더 관심이 쏠리는 것 같다”고 했다.

서울 성동구 집값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거래량이 급증하며 집값 상승 폭도 점차 커지는 양상이다. 12일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올해 들어 성동구 아파트값은 3.91% 상승했다. 강남 3구를 제외하면 서울 25개구 중 가장 높은 수치다. KB국민은행이 집계한 성동구 아파트 평균 가격은 최근 1년 새 1억원 이상 오르며 이달 들어 처음으로 15억원을 돌파했다. 몇 달 새 수억원씩 오른 신고가도 속출하고 있다. 지난 11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성동구 집값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비상 상황이면 토허제를 사용할 수 있다”는 발언이 나온 배경이다.
특히 주목할 것은 거래량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성동구 아파트 거래량은 12일 기준 2098건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1195건)보다 75.6% 늘어난 수치다. 5월 거래량은 428건(12일 기준)으로, 실거래 신고 기한(계약 후 30일)을 고려하면 최근 5년 세 번째로 많은 거래량을 기록할 전망이다.

성동구 집값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심상치 않았다. 지난해에만 6.9% 상승하며 한강 이북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준상급지인 성동구는 맞벌이 부부의 실수요 매수세가 강한 곳”이라며 “높은 가격 때문에 강남권으로 진입하지 못한 가구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성동구 등으로 갈아타기를 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성수전략정비구역 등 재개발·재건축 호재와 성수동 상권 개발 등으로 MZ세대 유입이 늘면서 집값이 탄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3월 강남 3구와 용산구 전체가 토허제에 묶이면서 갭투자 수요가 성동·마포구 등으로 옮겨갔다는 분석도 있다. 토허제 풍선 효과다.

다만 성동구의 토허제 지정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올해 서울 부동산 시장이 출렁인 것은 토허제 해제·재지정 영향이 컸다. 더욱이 KB국민은행 따르면 올해 5~6월 성동구 아파트 실거래 신고 중 상승 거래(242건)가 절반이 넘지만, 보합(71건)이나 하락(144건) 거래도 적지 않다. 박원갑 위원은 “성동구를 토허제 묶으면 집값이 오르고 있는 마포·동작·광진·강동구 등과 형평성 문제가 불거질 것”이라며 “과열이 이어진다면 서울시가 중앙부처와 협의해 조정대상지역 등 낮은 단계 규제를 먼저 시행하는 게 맞다”고 조언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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