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운 문양목 지사, 새 정부에서 고국으로 유해봉환 된다
[김동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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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크뷰 공동묘지에 쓸쓸히 잠들어 있는 우운 문양목 지사 충남 태안군의 대표적인 해외 항일애국지사인 우운 문양목 선생의 유해가 광복80주년을 맞는 올해 광복절을 즈음해 유해가 봉환된다. 선생이 고국을 떠난지 꼭 120년 만의 귀환이다. 사진은 지난 2016년 <태안신문>에서 선생의 묘소를 찾아 선생의 일대기가 담긴 <문양목 평전>을 묘소에 바쳤다. |
| ⓒ 김동이 |
이전 문재인 전 대통령 재임 시절에는 홍범도 장군(국립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3묘역 917호 안장), 윤석열 전 대통령 재임 당시 황기환 지사(국립대전현충원 독립유공자 7묘역 121호 안장)가 해외에 쓸쓸히 잠들어 있다가 고국으로 귀환해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특히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이자 100년 만에 고국으로 귀환했던 황기환 지사(1995년 건국훈장 애국장)의 유해봉환 당시 윤 전 대통령 대신 박민식 보훈처장이 주관한데 반해 문재인 대통령은 국가보훈처장을 특사로 하는 특사단을 카자흐스탄에 보내 대한민국 공군의 전투기가 출격해 호위하는 속에 군 수송기로 홍범도 장군(1962년 건국훈장 대통령장→2021년 건국훈장 대한민국장 추서)을 서거 78년 만인 2021년 8월 15일 최고 예우로 모셔왔다.
광복 80주년을 맞은 올해 이재명 정부에서 처음으로 추진되는 유해봉환은 현재로서는 민항기를 통해 봉환에 대비하고 있지만 문재인 정부의 사례와 같이 별도 봉송기를 보내 예우를 다해 봉환할 수도 있다. 별도 봉송기를 보낼 경우에는 캐나다와 브라질에서 봉환될 예정인 김덕윤 지사와 김기주·한응규 지사의 유해는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집결해 별도 봉송기로 함께 봉환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유족 동의와 함께 법적 절차까지 3년이 넘는 기간 동안의 노력으로 모든 걸림돌을 걷어낸 우운 문양목 지사의 경우 광복 80주년을 맞는 뜻깊은 을사년에 고국의 품으로 돌아오게 된다면 고국을 떠난 지 120년 만의 귀환이 된다.
참고로 건국훈장은 5등급으로 구분되어 있다. 1등급은 대한민국장, 2등급은 대통령장, 3등급은 독립장, 4등급은 애국장, 5등급은 애족장이다. 대한민국장은 앞서 언급한 홍범도 장군을 비롯해 김구, 김좌진, 안중근, 윤봉길, 안창호 등에게 서훈됐다. 대통령장은 친일 대한민국 외교고문인 스티븐스를 처단한 장인환·전명운 열사를 비롯해 충남 태안군의 대표적인 애국지사인 민족대표 33인 옥파 이종일 선생 등이 서훈을 받았다. 윤동주 시인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우운 문양목 선생을 비롯한 독립운동가에게는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 이밖에도 수많은 항일애국지사들이 애국장과 애족장을 추서 받았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독립유공자로 포상을 받은 분은 1949년 포상이 시작된 이래 광복 75주년이었던 2020년 기준으로 11,220명의 독립유공자들이 건국훈장을 추서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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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함께 고국으로 봉환될 예정인 문양목 선생과 부인 문찬성 여사 문양목 선생(앞줄 오른쪽에서 두번째)과 아이를 안고 있는 문찬성 여사(오른쪽에서 세 번째). 이 사진은 <태안신문>이 지난 2016년 샌프란시스코 현지 취재 당시 우운 선생의 마지막 혈족이었던 윌리엄문 옹의 집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
| ⓒ 김동이 |
바로 그 무렵 친일 외교고문인 스티븐스가 샌프란시스코에 나타났다. 대한제국 외교고문이었지만 실제로 스티븐스는 일제가 대한제국을 병탄하는 데 온갖 노력을 기울인 인물이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정책을 미화하고 정당화시키고자 했으며, 이같은 친일적 견해를 언론을 통해 미국사회에 전파시켰다. 대표적인 친일적 견해가 1908년 3월 21일 '샌프란시스코 클로니컬'과의 인터뷰다.
"일본이 한국을 보호한 후로 한국에 유익한 일이 많으므로 근대 한일 양국인 간에 교제가 친밀하며 일본이 한국백성을 다스리는 법이 미국이 필리핀을 다스리는 것과 같고, 한국에 신정부가 조직된 후로 정계에 참여하지 못한 자가 일본을 반대하나 농민들과 백성은 전일 정부의 학대와 같은 학대를 받지 아니하므로 농민들은 일인을 환영한다."
이같은 보도에 샌프란시스코 교포들은 분노한다. 그리고 3월 22일 밤 상항한인감리교회 특별집회에 모여든다. 이 자리에서 문양목은 강경론을 편다. 다음날 스티븐스를 찾아간 문양목 일행들은 발언을 취소하고 사과하라는 기자회견을 열 것을 요구했지만 "일본이 보호하지 않았더라면 조선은 러시아가 점령해 버렸을 것"이라며 오히려 감정을 돋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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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역사적인 사건이 일어난 페리빌딩 샌프란시스코의 페리빌딩. 스티븐스 사건이 발생한 곳이다. 2016년 6월 샌프란시스코 현지 취재 당시 촬영했다. |
| ⓒ 김동이 |
전명운은 경상을 입었지만, 스티븐스는 중태였다. 치명상을 입은 스티븐스는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이틀 뒤인 3월 25일 사망했다. 이에 전명운은 '살인미수' 혐의로, 장인환은 '일급모살' 혐의로 샌프란시스코 경찰법원에 기소됐다. 스티븐스 사건의 파장은 컸다. 뉴욕타임스는 '조선민족은 아직도 살아 있다'는 사설을 냈고, 샌프란시스코의 여러 신문은 장인환, 전명운 의사를 "애국자"로, 스티븐스를 "공적"으로 규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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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티븐스사건 삽화 미국 캘리포니아주 일간지인 <샌프란시스코 클로니클 San Francisco Chronicl>의 1908년 3월 24일자 삽화로, 장인환, 전명운 열사의 스티븐스 저격 사건을 삽화로 그렸다. 왼쪽 상단이 문양목 선생. |
| ⓒ 문양목 평전 |
이처럼 장인환·전명운 의사의 의거를 지원한 문양목(文讓穆, 1869년 6월 7일~1940년 12월 25일) 선생은 충남 태안군 남면 몽산리 출신으로 1894년 동학농민전쟁에 가담해 1907년 하와이로 피신하고 국권회복을 목적으로 샌프란시스코에서 대동보국회를 결성해 대동공보를 간행했다.
1908년 7월에는 한인소년병학교 사관양성을 통한 항일무장투쟁을 지원했으며, 1910년 대한인국민회 북미지방총회 총회장으로 활동하면서 군인 양성운동과 지방총회 설립 활동을 펼치는 등 1940년 12월 25일 71세를 일기로 순국 할 때까지 독립운동에 헌신했다. 정부는 우운 선생의 해외 항일독립운동의 공적을 인정해 지난 1995년 건국훈장 독립장이 추서됐다. 지난 2004년에는 '6월의 독립운동가'로 선정된 바 있다.
<문양목 평전>을 저술한 최재학 작가는 그의 저서 '태안문화 다시 보기'에서 우운 문양목 선생과 관련해 "문양목 선생은 평생을 조국의 독립을 위하여 회생하는 삶을 살았다고 할 수 있다"고 일갈한 뒤 "국내에서는 동학농민전쟁에 참여하였으며, 이민 초기 안창호의 공립협회와 함께 미 본토의 대표적인 국권회복단체인 대동보국회와 대한인국민회의 중앙총회장을 역임하면서 그 회의 기관지의 주필 겸 사장을 역임하였다"면서 "특히 1908년 3월 친일 외교관 스티븐스를 처단한 샌프란시스코 의거에 깊숙이 관계하면서 미주지역에 강력한 독립운동을 펼쳐 미국을 비롯한 열강국에게 한국인의 강인한 독립의지를 확인시켰다"고 평가했다.
"해방 후 오랫동안 일반인은 고사하고 학계에서 조차 선생의 독립 정신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고 아쉬워 한 최 작가는 "선생은 미주 이민 초창기 한인사회의 주요 인물이었지만 그에 대한 학술적 측면에서 본격적인 연구가 진행되지 못하였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미주 지역의 독립운동이 전반적으로 조명되지 못하였기 때문"이라면서 또 하나의 이유로 "혹여 이승만 정권에서 박용만의 절대적 후원자이며 신흥우와 각별했던 선생을 도외시 하지는 않았는가? 정치적인 요인을 떨쳐 내지 못한다"고도 했다.
"여러 가지 이유로 해방 직후 미주지역의 독립 운동사를 소홀히 하였기에 자료를 확보하지 못한 결과를 초래한 것"이라고도 한 최 작가는 "하지만 미주지역의 독립 운동사를 언급할 때 결코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기에 그의 생애와 독립운동을 자세히 고찰할 필요가 있다"면서 "솔직히 조사와 연구의 능력 부족으로 선생의 활동 모습을 정확하게 밝히지 못하여 아쉬움이 있으나 이는 우리 모두에게 부여된 과제로 알아 더 찾고 더 연구하여 선생의 위대한 독립정신이 제대로 조명되기를 기원한다"고 당부의 말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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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크뷰 공동묘지에 잠든 문양목 지사 2016년 찾은 파크뷰 공동묘지에 잠든 문양목 지사. 문 지사의 주변에는 커다란 비석을 세운 일본인들의 무덤이 위치해 있어 문 지사의 묘비가 더욱 초라해보였다. 문 지사의 바로 옆에는 부인인 문찬성 여사의 유해도 묻혀 있어 이번 유해봉환 시 함께 고국으로 봉환될 예정이다. |
| ⓒ 김동이 |
지난 2016년 <태안신문>의 미국 현재 기획취재를 기점으로 문양목 지사의 선양사업이 활기를 띠기 시작했지만 유해봉환이 가능해지기까지는 (사)우운문양목선생기념사업회와 이수연 상임이사의 적극적인 유족 설득과 함께 미국 현지에서 법적 걸림돌을 걷어내기까지 재능기부로 법리를 압도하는 변론에 나선 최홍일 변호사의 'Pro-bono(공익을 위한 무료 변론)'도 법원의 승인 명령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됐다.
특히, 우운 선생의 직계 혈족이 모두 사망한 가운데 <태안신문>이 지난 2016년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레딩에 소재한 우운 선생의 마지막 직계 혈족이었던 윌리엄문 옹을 직접 만나 취재하면서 우운 선생의 국내 유해봉환 의사를 타진했지만 긍정적인 답변을 얻어냈을 뿐 확답은 받지 못한 상황 속에서 윌리엄문 옹이 결국 부친의 국내유해봉환을 성사시키지 못하고 유명을 달리하면서 현행 캘리포니아 주법(Ca.Health and Saf.Code7526)에 따른 판결을 받아야만 유해봉환이 가능해지는 복잡한 상황에 처해 큰 암초를 만난 적이 있다.
하지만, 고국으로의 귀환을 원하는 우운 선생 유족, 이수연 상임이사, 그리고 최홍일 변호사는 좌절하지 않고 유해봉환을 위한 걸림돌을 하나씩 제거해 나가며 동분서주했다.
2016년 취재 당시 <태안신문>이 윌리엄문 옹을 인터뷰한 촬영영상도 찾아 제출했고, 특히나 탄원서(Petition) 보충 자료로 <독립운동가 우운 문양목 선생의 생애> 영문 소책자를 장손녀인 Nancy Ullman(뉴멕시코 거주)으로 부터 입수해 문안을 첨삭해 활용키로 한 점도 이수연 상임이사와 최홍일 변호사의 번뜩이는 재치로 찾아내 제출했다. 결국 이같은 노력은 산호퀸카운티 지방법원의 에스메랄다 젠데야스(ESMERALDA ZENDEJAS) 판사 명의의 '양목문의 유해발굴 청원 승인 명령'을 이끌어내는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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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수연 상임이사와 송계영 목사 대한인 국민회총회장인 상항감리교회는 당시 독립운동의 신앙적 구심점이었다. 문양목 선생은 2대 회장을 맡았고, 이대위 목사가 4, 5, 7대를 맡았다. 사진은 현 송계영 목사와 이수연 상임이사가 면담 후 찍은 사진. |
| ⓒ 이수연 제공 |
이 상임이사는 이어 "해외에서 나라를 위해 희생한 수많은 애국지사의 이름을 찾아내고, 자료를 모으고, 후손을 찾는 일이야말로 국가의 책무라고 생각한다"면서 "무엇보다도 정부의 체계적인 조사 연구가 선행되어야 하고, 특히 해외에서 묵묵히 헌신한 무명의 영웅들을 역사 속에 되살리려는 국민적 공감대가 중요하다고 본다. 이제는 정부와 국민이 해외에 숨겨진 애국지사들을 직접 찾아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새롭게 출범한 새 정부가 이러한 방향으로 국가 보훈 정책을 펼치기를 기대해 본다"고 바람을 전했다.
국가보훈부 오진영 보훈문화정책실장은 Btv의 '광복80주년 특집대담'에 나와 올해 광복절에 맞춘 독립유공자에 대한 유해봉환과 관련해 황기환 지사의 사례를 들며 "해외에서 대한민국의 독립을 위해 열심히 활동하시다가 외국에서 그냥 돌아가셔서 아직까지 대한민국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독립유공자가 꽤 있는데, 2024년 기준으로 149위의 유해를 국내로 봉환 해 모셨지만 아직까지도 못 돌아오신 분들이 꽤 있다"면서 "올해는 광복 80주년인 만큼 특별히 규모를 확대해 총 6분을 모셔온다. 미국에서 3분, 캐나다에서 1분, 브라질에서 2분"이라고 밝히며 일일이 문양목·김재은·임창모·김덕윤·김기주·한응규 지사의 이름을 불렀다.
유해봉환 시점을 광복절 전후라고도 한 오 실장은 "이분들은 사실 미스터 션샤인의 황기환 지사처럼 대한의 독립을 위해 해외에서 활동하시다가 대한민국의 품으로 미처 오시지 못한 분들이라서 죄송한 마음을 갖고 있다"면서 "그래서 좀 더 성대하게 이분들을 모시는 자리를 국민들과 함께 하고자 여러 가지 현지에서의 일정이라든가 1차적으로 조율한 바가 있고, 국민들과 함께 하는 유해봉환으로 준비하고 있다. 아주 신중하게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태안신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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