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라크 美대사관 직원 대피 이미 통보"…중동 긴장 고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이라크 미국대사관 직원들이 대피중이라는 보도 사실을 확인했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핵 협상이 지속되는 가운데 중동 지역 내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워싱턴 케네디센터에서 열린 ‘레 미제라블’ 공연에 참석한 자리에서 철수 사실을 묻는 기자들에게 “위험한 곳일 수 있기 때문에 이동시킨 것”이라며 “이미 통보한 사실”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중동 긴장을 낮추기 위한 조치’를 묻는 말엔 “(이란)그들은 핵무기를 가질 수 없다. 아주 간단하다”고 답하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미국과 이라크 관리들을 인용해 “미국 정부가 이라크 대사관의 일부 구역을 대피시킬 준비를 하고 있으며, 해당 지역의 보안 위험이 커짐에 따라 군인 가족들이 중동 지역을 떠나는 것을 허용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또한 미국 국방부가 바레인, 쿠웨이트 등지에 주둔한 미군 가족의 ‘자발적 철수(voluntary departure)’를 승인한 사실도 전했다. 다만 알 우데이드 공군기지(카타르) 등 주요 기지의 군사 작전은 변함없이 유지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이라크에는 현재 미군 2500명이 주둔 중이다. 현지에는 이라크 치안부대와 연계된 친이란 민병대도 활동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라크 정부 측은 “중동 여러 국가에 주재한 미국 외교 공관에 대한 보다 광범위한 절차의 일환으로, 이라크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며 “현재까지 대피를 필요로 할 만한 어떤 안보 징후도 확인하지 못했다”는 입장을 본지에 보냈다.

이번 조치는 6번째 핵 협상을 앞두고 미국과 이란 간 긴장감이 고조되는 가운데 이뤄졌다. 통신은 “트럼프의 이란 핵 협상 타결 노력은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이며, 미국 정보 당국은 이스라엘이 이란 핵 시설에 대한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단 등 핵심 조건에 진전이 없다며 협상 전망에 회의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아지즈 나시르자데 이란 국방장관도 “협상이 타결되지 않는다면 상대방이 입을 피해는 훨씬 클 것”이라며 중동 내 모든 미군 기지를 공격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와중에 이스라엘은 이란의 핵시설 타격에 대한 미국의 승인을 촉구하고 있다.
이날 미국의 철수 조치가 “중동 내 외교·군사 전략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 마이클 에릭 쿠릴라 사령관은 오는 12일 예정됐던 미 상원 군사위원회 출석 일정을 돌연 연기해 사안의 중대성을 방증했다.
중동 내 무력 충돌과 핵 협상 결렬 우려가 확산하면서 이날 국제 유가도 4% 넘게 급등했다. 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선물 근월물 종가는 배럴당 69.77달러로 전장 대비 2.90달러(4.34%) 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근월물 종가는 배럴당 68.15달러로 전장보다 3.17달러(4.88%) 상승했다.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69달러 선 위로 올라선 것은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정책을 발표한 지난 4월 초 이후 2개월 만이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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