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황태자'는 설영우, '듬직한 첫째'는 이재성, '사랑받는 막내'는 배준호… 기록으로 보는 3차 예선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홍명보 감독이 남자 축구대표팀에 돌아온 뒤 가장 중용한 선수는 프로 무대부터 애제자였던 설영우였다.

한국은 10일 서울 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를 4-0으로 꺾으면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예선을 마무리했다. 한국은 2차 예선부터 시작했고, 홍 감독은 3차 예선부터 부임했다. 3차 예선 B조를 6승 4무로 1위 통과하면서 본선에 직행했다. 4차 예선은 생략하고 앞으로 친선경기 위주 일정을 통해 본선을 준비하게 된다.

10경기 기록을 보면, 모두 선발출장한 선수는 단 한 명이다. 가장 큰 신임을 받은 측면 수비수 설영우다. 설영우는 전 소속팀 울산HD에서도 홍 감독이 가장 중용한 선수였다. 대표팀에서도 인연은 끈끈하게 이어지고 있다. 설영우는 3차 예선 첫 경기 팔레스타인전에서 레프트백이었고, 이후 9경기는 라이트백이었다. 설영우를 일단 명단에 써 놓고 그와 양날개를 이룰 다른 풀백을 찾은 셈이다. 여기에 경기 중 전술변화가 필요하면 설영우를 윙어로 전진시키기도 했다.

설영우는 때맞춰 성장을 이뤘다. 지난해 여름 처음으로 해외진출해 세르비아의 츠르베나즈베즈다로 합류했다. 그리고 세르비아 리그 최고 풀백으로 인정 받으면서 공식경기 6골 7도움을 기록했다. 대표팀에서도 팀 플레이가 잘 풀리지 않을 때 측면에서 활로를 열어주는 역할을 잘 수행하는 중이다.

전경기 선발은 아니지만 개근한 선수는 이재성이다. 이재성은 9차전까지 선발로 뛰었고, 쿠웨이트전은 교체로 투입됐다. 이재성 본인의 컨디션 관리는 스스로 밝혔듯 꾸준함이 장점인 선수다웠다.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일단 이재성의 이름부터 쓰고 시작하는 팀 전술에서 동료들 사이 연결고리와 전방압박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했다.

이재성은 최다골, 최다 공격포인트도 기록했다. 4골 2도움을 올렸다. 공격 포인트로는 손흥민의 3골 3도움과 공동 1위, 득점으로는 오현규의 4골과 공동 1위다.

비교적 어린 선수 중 기회도 많이 받고 좋은 기록도 남긴 선수는 오현규와 배준호가 대표적이다. 오현규는 7경기 교체 투입으로 대표팀 조커라는 캐릭터를 굳혔고, 비교적 여유 있던 쿠웨이트전에서 선발 기회까지 잡았다. 총 4골로 기대에 부응했다.

배준호는 홍 감독이 실험해 본 유망주 중 오현규와 더불어 드문 성공 사례다. 2경기 선발, 4경기 교체 투입으로 기회를 많이 잡았다. 그리고 1골 4도움으로 공격 포인트 부문에서 팀내 3위였다. 배준호는 팀 스타일과도 잘 맞는다. 윙어들에게 넓게 벌리는 플레이가 아니라 약간 안으로 좁히면서 상대 수비조직 사이 '포켓'에서 활동하길 주문하는 게 홍 감독의 한결같은 전술이다. 배준호의 좁은 공간 활용 능력과 기술이 이 전술과 잘 어울린다.

출장 횟수 측면에서 설영우, 이재성 다음으로 많이 뛴 선수는 9경기 선발 출전한 박용우, 황인범, 조현우였다. 그 다음이 8경기 선발, 1경기 교체 투입된 이강인이었다.

공격포인트 측면에서 이재성, 손흥민, 배준호, 오현규의 뒤를 잇는 선수는 이강인(2골 2도움), 황희찬, 오세훈(이상 2골), 황인범(2도움) 등이었다.

사진= 풋볼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