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행 세터 보강, '박은서 영입'으로 끝?
[양형석 기자]
세터진 보강이 절실했던 기업은행이 실업 무대에서 활약하던 세터를 영입했다.
IBK기업은행 알토스 구단은 11일 공식 SNS를 통해 수원시청에서 활약했던 세터 박은서를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기업은행은 2023-2024 시즌 태국의 폰푼 게드파르드(올랜도 발키리스), 2024-2025 시즌 중국의 천신통 등 두 시즌 연속 아시아쿼터 선수에게 주전 세터 자리를 맡겼다. 하지만 기업은행은 올해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공격수 알리사 킨켈라를 지명하면서 주전 세터 자리가 공석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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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흥국생명을 떠난 후 1년 간 실업팀 수원시청에서 활약했던 박은서 세터는 11일 기업은행 합류가 확정됐다. |
ⓒ IBK기업은행 알토스 |
수원전산여고(현 한봄고) 시절 청소년 대표에 선발될 정도로 촉망 받는 유망주였던 박은서는 또래 중 최고의 세터라는 평가를 받으며 2018-2019 시즌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하지만 그 해 신인 드래프트는 이주아(기업은행)와 박은진, 박해민(이상 정관장 레드스파크스), 정지윤, 나현수(이상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문지윤(흥국생명) 등 전·현직 국가대표 선수들이 대거 쏟아져 나온 '유망주 풍년'이었다.
박은서는 3라운드 1순위(전체11순위)라는 다소 늦은 순번에 흥국생명에 지명되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박은서가 입단했을 당시 흥국생명은 주전세터 조송화와 백업 김다솔이라는 안정된 세터진이 구축돼 있었고 박은서는 웜업존을 지키며 언니들의 활약 덕분에 프로 첫 시즌 챔프전 우승을 경험했다. 반면 박은서는 2019-2020 시즌과 2020-2021 시즌 공식 경기에 한 번도 출전하지 못했다.
그렇게 프로 입단 후 3년 동안 공식전에 거의 나서지 못했던 박은서는 2021-2022 시즌 프로 데뷔 4년 만에 첫 세트 성공과 득점을 기록했다. 2022-2023 시즌에는 여름 전지훈련 서머매치에서 주전으로 활약하면서 가능성을 보여줬다. 하지만 정작 시즌이 개막되자 김다솔에게 밀렸고 시즌 중반 트레이드로 이원정 세터(페퍼저축은행 AI페퍼스)까지 합류하면서 팀 내 입지가 크게 좁아졌다.
프로 입단 후 5시즌 동안 16경기에 출전해 27세트 출전에 그쳤고, 2023-2024 시즌에도 이원정과 김다솔에 이은 흥국생명의 3번째 세터로 활약했지만 19경기에서 34세트 출전에 그쳤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6월 트레이드를 통해 이고은 세터를 영입했고 박은서는 흥국생명을 떠나 수원시청에 입단했다. 약 1년 간 실업무대에서 활약하던 그는 11일 기업은행에 입단하며 1년 만에 프로에 컴백했다.
프로에서 6년, 실업에서 1년의 시간을 보냈지만 여전히 만 24세(2000년생)로 배구선수로 꽃을 피우기에 결코 늦은 나이가 아니다. 특히 각 포지션에 뛰어난 선수들을 대거 거느리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세터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기업은행이라면 박은서도 충분히 주전을 노릴 수 있다. 1년 만에 V리그 코트로 복귀하는 그가 다음 시즌 배구팬들에게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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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업은행이 추가적인 보강이 없다면 다음 시즌 주전 세터는 김하경이 맡게 될 확률이 높다. |
ⓒ 한국배구연맹 |
기업은행은 백업세터 김하경이 2021-2022 시즌과 2022-2023 시즌 주전 세터로 활약했지만 상대적으로 약한 세터진의 한계를 절감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기업은행은 2023-2024 시즌 첫 시행된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전체 1순위로 태국 국가대표 주전세터 폰푼을 지명했다. 하지만 2023-2024 시즌에도 3위 정관장에게 승점 10점 뒤진 5위에 머물며 3시즌 연속 봄 배구 진출이 좌절됐다.
지난해 FA시장에서 무려 33억 원을 투자해 아웃사이드히터 이소영과 미들블로커 이주아를 영입한 기업은행은 아시아쿼터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178cm의 장신 세터 천신통을 지명하면서 우승후보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거액을 주고 영입한 이소영은 34경기에서 단 69득점으로 최악의 부진에 빠졌고 천신통도 발목 부상으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다가 시즌을 완주하지 못하고 V리그를 떠났다.
순위는 4위로 올랐지만 3위 정관장과의 승점 차이가 17점 차로 벌어진 채 시즌을 마감한 기업은행은 비 시즌 동안 아시아쿼터 드래프트에서 193cm의 장신 공격수 킨켈라를 지명했고 트레이드로 '최리' 임명옥 리베로를 데려왔다. 하지만 지난 두 시즌 동안 차례로 주전 세터로 활약했던 폰푼과 천신통이 떠난 세터 자리에는 이렇다 할 보강이 없다가 11일 실업 무대에서 활약하던 박은서를 영입했다.
이로써 기업은행은 기존의 김하경 세터와 신예 김윤우, 최연진, 그리고 새로 영입한 박은서까지 총 4명의 세터를 거느리게 됐다. 양적으로는 크게 부족함이 없는 세터진이지만 5시즌 만의 봄 배구 복귀, 더 나아가 챔프전 우승을 노리는 팀의 주전 세터로 활약할 정도의 경력을 가진 세터는 보이지 않는 게 사실이다. 박은서를 영입한 기업은행은 음 시즌 개막까지 남은 시간 동안 추가적인 세터 보강에 나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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