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에도 곱디 고운 67km 옥빛…영덕 블루로드 감탄 쏟아진 이유

경북 영덕은 해안이 아름다운 고장이다. 아름다운 해안을 따라 2009년 걷기여행길 ‘영덕 블루로드’가 개장했다. 블루로드는 열리자마자 큰 인기를 끌었다. 팔도에서 걷겠다는 사람이 몰려들었다. 그로부터 이태 뒤 동해안 종주 트레일 ‘해파랑길’ 조성사업이 시작됐다. 블루로드는 해파랑길, 나아가 코리아둘레길의 전생(前生)이자 기초다.
오랜만에 블로로드를 걸으러 갔다. 곱디고운 해안길이 지난 3월 의성 산불로 탔다는 소식을 들어서였다. 길이 탔다는 건 마을이 탔다는 뜻이다. 길은 마을에서 시작해 마을에서 끝난다.
옥빛 바다는 그대로인데, 해안길 풍경은 우울했다. 돌미역 말리던 갯마을 아낙들은 보이지 않았고, 관광객 북적대던 대게 거리는 찬바람이 불었다. 인적 끊긴 갯마을이 다시 왁자지껄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름처럼 파란 길을 걷고 또 걸었다.

사라진 따개비마을

블루로드는 영덕 남쪽에서 북쪽까지 해안을 따라 이어진 66.5㎞ 길이의 트레일이다. 코스는 모두 8개다. 블루로드 전 코스가 해파랑길과 그대로 포개진다. 해파랑길 19코스 북쪽 구간과 20, 21, 22코스 전 구간, 그리고 23코스 남쪽 구간에 해당한다. 블루로드는 750㎞ 길이의 해파랑길에서도 손꼽히는 인기 코스다.

산불 피해를 본 구간은 블루로드 4코스와 얼추 겹친다. 창포말등대 주변에서 축산항까지 약 10㎞ 구간이다. 창포말등대는 그을음 하나 없이 말끔한데, 등대 주변 솔숲은 시커멓게 탄 풍경이 기괴했다. 창포말등대 북쪽 석리는 마을이 통째로 없어졌다. 해안 언덕에 집이 따개비처럼 다닥다닥 붙어 있어서 ‘따개비마을’이라 불렸던 갯마을인데, 지금은 폐허가 된 언덕만 남았다.

다행히도 블루로드 다른 구간은 피해가 없다. 영덕군청 블루로드팀 김재필 팀장은 “블루로드 전체 코스 중 4코스 일부 구간만 현재 폐쇄됐다”며 “폐쇄 구간도 6월 말께 우회 코스를 열어 다시 사람들이 걷게끔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희망을 심는 여행


진달래 묘목 심기는 영덕문화재단이 지난달 17일 시작한 ‘착한 여행 캠페인’의 하나다. 참가비 1만원을 내면 진달래 묘목을 15주까지 심을 수 있다(참가비를 내면 영덕사랑상품권 1만원권을 준다). 캠페인은 오는 22일까지 진행되며, 여름이 지나면 재개할 예정이다. 왜 하필 진달래일까. 진달래가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고, 무엇보다 꽃말이 ‘희망’이다.
진달래 묘목 심기 말고도 산불 피해지역에서 진행되는 착한 여행 프로그램이 여럿 더 있다. 영덕을 비롯해 안동·의성·청송·양양 등을 여행하면 다양한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홈페이지 참조.

참, 대게의 고장 영덕에서는 여름에 뭘 먹을까. 안타깝게도 대게는 포기하는 게 좋다. 6월부터 대게 금어기다. 영덕 횟집 수족관에 아직도 대게가 있다면 러시아산이다. 대신 물가자미가 있다. 경북 해안은 물가자미 산지다. 물회로도 좋고, 구이나 탕으로도 좋다.
영덕=글ㆍ사진 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 대통령 “남준이와 상의해서 하라”…원조 친명도 ‘이 남자’ 찾는다 [이재명의 사람들] |
- 저수지 뒤지다 기겁했다…치매 노모 실종 5시간뒤 생긴 일 | 중앙일보
- 딸은 다 알면서 담요 던졌다…"한강에 가자" 엄마의 죽음 | 중앙일보
- "변우석 꿈 꾸고 20억 복권 당첨" 글 화제…변우석 반응은 | 중앙일보
- 경기도 다낭시도 도쿄도 아니다…한국인 선호 여행지 1위는 | 중앙일보
- '징역 4년6개월' 프로골퍼 안성현, 구속 5개월 만에 풀려나 | 중앙일보
- 대통령실 직원 과로로 쓰러졌다…이 대통령 "안타깝고 책임감 느껴" | 중앙일보
- 10살 연상 유부남 사랑했다…연예인처럼 예뻤던 딸의 비극 | 중앙일보
- 지하철에 사람 쓰러졌는데, 경찰은 편의점 달려갔다…왜? | 중앙일보
- 불편한 동거? 윤 정부 장∙차관과 머리 맞댄 이 대통령, 문과 달랐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