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과 새활용 차이, 이거였구나... 서울시민에 강추하는 곳
[김성호 평론가]
카네이테이(KANEITEI)란 브랜드가 있다. 보는 순간, '끝내준다'고 생각한 이 브랜드는 빈티지가 무엇인지를 그대로 보여준다. 세월, 경험, 추억이 녹아든 재료로 만들어진 가방과 지갑이 이 브랜드의 대표상품이다. 실제 미군 텐트를 매입해 업사이클링, 재활용을 넘어 '새활용'한 상품이 카네이테이의 주력이다.
|
|
| ▲ 새활용플라자 홈페이지(https://www.seoulup.or.kr/). |
| ⓒ 새활용플라자 |
그러나 그 외양이 제법 멋드러져서 누구도 그게 버려진 쓸모없는 것이라고 여기진 못한 듯했다. 이은영 도슨트는 반응이 매번 그러하다는 듯, 그것이 군용 텐트라고 말했다.
|
|
| ▲ 서울새활용플라자 미군 텐트로 제작한 카네이테이 제품을 들어보이는 이은영 도슨트. |
| ⓒ 김성호 |
황당한 건 이 텐트가 한국 군대 텐트로 만들어지지 않았단 거다. 이은영 도슨트는 버려진 미군 텐트를 카네이테이가 매입해 제품으로 탈바꿈시켰다고 설명했다. 한국 텐트가 틀림없이 어마어마하게 교체되었을 텐데, 그건 대체 어디가고 한국 업체가 미군 텐트로 새활용을 한다는 말인가. 그것도 60만 장병을 운용하는 징병제 국가 대한민국에서 말이다. 폐기된 군용텐트가 어디로 가느냐고, 국방부에 정보공개청구를 한 것도 그 때문이다.
서울새활용플라자는 오늘의 한국인, 특히 서울 사람이라면 반드시 찾아봐야 할 공공시설이라 생각한다. 세계에서 가장 재활용을 열심히 하는 나라임에도 새활용이 무엇인지, 재활용 아래 깔린 참담한 현실이 어떠한지를 알지 못하는 이에게 인식의 지평을 넓혀줄 수 있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세비를 들여 어른과 아이 모두 즐길 수 있는 양질의 도슨트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것부터, 새활용의 가치를 몸소 느낄 수 있게끔 다양한 소품과 제품을 전시·소개하는 것까지 하나하나 그러하다.
도슨트 프로그램을 사전 신청한 스무 명 가까운 이들은 그 외양부터 제각각이었다. 나와 같이 하릴없이 친구들끼리 색다른 나들이를 찾다 방문한 이부터, 아이들에게 양질의 교육을 하려는 이들, 데이트를 나온 커플들까지 그 이유도 다양했다. 전문성 넘치는 이은영 도슨트가 마치 일인극 주인공처럼 손짓 발짓을 동원하여 열정적으로 새활용의 면모를 설명하니 이 시대 귀하기 짝이 없는 어린이들 또한 절로 입이 터져 앞다퉈 질문에 답한다.
|
|
| ▲ 서울새활용플라자 이은영 도슨트가 새활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
| ⓒ 김성호 |
설명이 지루해질 때쯤 질문을 던지는 이은영 도슨트와 손을 들고 똑부러지는 답을 내어놓는 아이들 사이에 교감이 오간다. 도대체 엄마가 누구냐를 묻는 도슨트의 칭찬에 돌아서 엄마를 자랑스럽게 쳐다보는 아이, 그 아이에게 뽀뽀를 해주는 엄마가 과연 서울새활용플라자가 아이들 교육장소로 인기가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게 만든다.
공간을 바꿔 교육은 한 층 깊이를 더한다. 서울에서 발생하는 쓰레기가 얼마나 다양하고 그 양이 많은지를 시각적으로 보여주는 벽면 앞에 참석자들이 늘어선다. 이은영 도슨트가 말하기를 2020년엔 서울시 쓰레기가 40만 톤이었다는데, 그 다음해엔 45만 톤으로, 다시 그 다음해엔 50만 톤으로 소개하라고 지침이 내려왔단다. 해마다 늘고 있단 이야기다.
|
|
| ▲ 서울새활용플라자 서울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종류별로 모아둔 벽면. |
| ⓒ 김성호 |
벽면에 나붙은 수많은 종류의 쓰레기 가운데서 이은영 도슨트가 특별히 언급하는 쓰레기는 마지막 부류다. 아이들에게 손으로 만지지 말라고 주의까지 주는 그것은 겉보기엔 꼭 돌덩이 같다. 이은영 도슨트는 그것이 건설 폐기물이라고 말한다.
일례로 건설폐기물은 버릴 때 돈을 내고 버려야 하는데, 그 비용을 물기 아까워 업체들이 야산 곳곳에 불법으로 투기하는 관행이 있다고 한다. 비가 내리면 폐기물에서 나온 나쁜 물질이 토양에 스며들어 오염을 시키고, 강과 바다로 흘러들어 더 큰 오염을 불러오기도 한다고.
말하자면 건물을 짓고 부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건설폐기물을 서울은 감당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는 이야긴데, 그럼에도 재건축 논의가 활발하고 그 와중에 폐기물이며 재활용과 새활용 이야기가 쏙 빠져 있는 것이 참담할 뿐이다. 재개발이 되면 집값이 오르리란 기대 아래 최소한 그것이 환경 파괴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행위란 걸 알도록 해야 하지 않느냐는 물음이 오간다. 과연 그러하다.
서울새활용플라자 안엔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의 종류와 양, 그것이 처리되는 방식, 재활용과 새활용의 가능성까지를 내다볼 수 있는 일련의 체험적 교육자료가 전시돼 있다.
일상 가운데 분리수거만이 시민의 책임인 건 아니다.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가 어디로 가는지, 그에 내포된 문제를 해소하고 상황을 나아지도록 하는 방편을 고민하는 것 또한 시민의 의무일 것이다. 서울새활용플라자를 더욱 많은 이들이 찾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
|
| ▲ 일상 가운데 분리수거만이 시민의 책임인 건 아닐 것이다. 페트병들(자료사진). |
| ⓒ exportersindia on Unsplash |
군용 폐기물은 '군 폐기물 관리 훈령'에 따라 폐기 처리되는데, 폐 군수품을 통합해 전문기관에 위탁해 처리한다는 이야기다. 부대별로 폐기업체를 지정해 폐기물을 일괄 처리하는 방식으로, 텐트와 같이 새활용할 여지가 있는 제품이라고 따로 취급되지도, 구분해 기록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군 생활을 돌아보니 과연 그렇겠구나 싶다.
흥미로운 건 국방부가 직접 언급한 훈령 안에 '폐기물 재활용 촉진' 규정을 따로 두어 그 책임을 정한 대목이 있다는 사실이다. 기관장은 폐기물 발생량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고, 재활용 가능품의 분리수거를 적극 실시해야 하며, 재활용 가능품은 재활용 업체에 공급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여기에 인센티브나 처벌조항은 따로 존재하지 않는 듯하다. 말하자면 명목상의 노력일 뿐이다. 그 결과로 한국 새활용 업체는 미군 텐트를 매입해 사용하고, 한국 텐트는 다른 폐기물과 묶여 처리될 뿐 그 폐기방법을 확실히 알 수 없는 것이다.
관련해 한 군 관계자가 내게 말하기를 "너도 군대에 다녀오지 않았느냐"고 했다. 나는 그 말로 상황을 다 납득하게 됐다.
*프로그램 정보
'도슨트와 함께 하는 새활용 투어(약 50분)'는 매주 월-수-금마다 1일 2회(오전 10시, 오후 2시) 무료로 진행된다('자원순환 이야기'는 화-목 진행). 온라인 예약은 이 링크(바로가기)에서 가능하다.
덧붙이는 글 | 김성호 작가의 브런치(https://brunch.co.kr/@goldstarsky)에도 함께 실립니다. '김성호의 씨네만세', '김성호의 독서만세'를 검색하면 더 많은 글을 만날 수 있습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편의점에 이걸 설치했더니, 손님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 새 실험 성공하려면... 이 대통령이 풀어야 할 묵은 과제들
- 개고기에 얽힌 '이재명 성남시장' 이야기, 또 기대합니다
- "02-800-7070 범인 밝힐 트리거...김용태 구태 정치 기억하겠다"
- 경희대 총학, '이준석 대자보' 붙였다고 인권기구 특별감사
- 제주의 한 초등학교 보호자들이 9년 전부터 벌인 일
- 이재명 대통령님, 4년 전 '그 보고서' 다시 꺼내셔야 합니다
- 노동자 사망했는데 웃으며 사진 찍은 충남도의원들, 비판 쇄도
- 이 대통령, 오늘은 출입기자들과 '번개 '오찬
- 아세요? 16세 미만, 전동킥보드 몰면 10만 원 벌금이란 사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