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시간40분 이어 4시간 달렸다…李대통령 '극한 국무회의'

3시간 40분 회의가 이번엔 4시간까지 늘었다.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첫 국무회의(지난 5일)와 1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두 번째 국무회의 시간 비교다.
회의 참석자들과 대통령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날 국무회의는 오전 10시에 시작해 오후 4시까지 이어졌다. 이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 통화를 위해 이석하며 주어진 2시간(오전 11시~오후 1시)의 점심 시간이 일종의 ‘인터미션’(막간)이었다. 국무위원들과 배석자들은 대통령실이 마련한 도시락을 먹으며 오후 회의 전에 숨을 돌릴 수 있었다. 이 대통령은 지난 5일 국무회의에선 김밥 한 줄을 먹으며 회의를 진행했었다.
두 번 연속으로 이재명 정부 국무회의 모습은 이전 정부와 달랐다. 과거엔 대통령이 사전에 준비된 모두 발언을 읽고, 정해진 순서에 따라 안건을 의결하면 국무회의가 끝났다. 보통 회의는 1시간 이내로 끝났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모두 발언부터 미리 준비된 원고를 읽기보다 즉석에서 ‘애드리브’로 말했다. “어제 더 바빠졌죠, 평소보다”라고 묻거나 “의결부터 할까요, 토론부터 할까요”라고 국무위원의 의견을 구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에도 국무위원들과 질의응답으로 회의를 진행했다. 신영숙 여성가족부 차관에겐 “남성들이 불만을 가진 이슈를 담당하는 부서가 있느냐”는 취지로 물었다고 한다. 신 차관이 “없다”고 하자, 이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여성가족부가 아닌 성평등가족부로 확대·개편해서 폭넓게 그런 것들을 좀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했다.

이 대통령은 김영호 통일부 장관에겐 “대북 전단을 살포하는 과정에서 고압 가스를 쓰는 것은 문제가 아니냐, 위법이니 단속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취지로 지적하자 김 장관은 특별히 답을 하기보다 고개를 끄덕였다고 한다. 통일부는 지난 9일 “전단 살포는 한반도 상황에 긴장을 조성하고 접경지역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할 수 있다”며 “전단 살포 중지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대북 전단 살포를 금지하지 않았는데, 정부가 바뀌자 통일부가 중지를 요청한 것이다.
이 대통령은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이희완 국가보훈부 차관에겐 베트남 라이따이한을 위한 대책이 있는지 물었다고 한다. 라이따이한은 1960년대 베트남 전쟁 당시 한국 파월 장병과 베트남 여성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를 뜻한다. 특정 정책이 필요하다는 취지는 아니었고, 대책이나 배려가 있는지 물어보는 차원이었다고 회의 참석자는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시 주석과 통화를 마친 뒤 대통령실 직원식당에서 참모들과 점심 식사를 했다. 식사를 하고 나오면서 구내매점에서 출입 기자단과 우연히 만나 커피를 마시며 짧게 대화를 나눴다. 이 대통령은 기자들과 기념사진도 촬영했다. 사전 일정에 없던 만남이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식사하고 나오면서 기자들이 모여있으면 인사하겠다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윤성민·김규태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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