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 C까지 준비된 '유연한 전술가' 프랑크, 포스텍과 정반대 감독…토트넘 구세주 될까

한준 기자 2025. 6. 10.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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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마스 프랑크의 토트넘 유력행 보도를 한 영국 스카이스포츠

[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토트넘이 브렌트포드의 성공을 이끈 덴마크 출신 사령탑 토마스 프랑크를 분석하며, 그가 "플랜 C까지 준비돼 있는" 감독이며 포스테코글루와는 전혀 다른 스타일을 가진 인물이라고 평가했다고 스카이스포츠가 분석했다. 


프랑크는 아르센 벵거 조차 혀를 내두를 정도로 고지식했던 '단일 철학 승부사' 포스테코글루와 달리, 다양한 전술 플랜과 유연한 경기 운영을 통해 팀을 성장시키는 데 강점을 가진 지도자로 주목받는다. 


토트넘홋스퍼의 다니엘 레비 회장이 그를 데려오는 데에는 분명 이유가 있으며, 이 변화가 토트넘의 큰 도박이 될 수도 있다는 진단도 함께 나왔다.


"인내심이 필요하다" 프랑크의 철학, 토트넘이 기다려 줄까?


"브렌트포드에는 인내심이 있다. 축구에서 '인내심'이라는 단어를 언급할 수 있는 구단은 드물다."
4월, 스카이스포츠와 가진 마지막 인터뷰 중 프랑크 감독은 이같이 말했다. 포스테코글루 역시 물론 '인내심'을 강조했지만, 현실은 달랐다. 


토트넘은 레비 회장 체제 하에 조세 무리뉴, 누누 에스피리투 산투, 안토니오 콘테, 그리고 포스테코글루까지 잇따라 감독을 교체해왔다. 회장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면, 단 한 경기 만으로도 경질될 수 있는 환경이다. 그런 점에서 '인내심을 강조하는 프랑크'의 철학은 토트넘에게는 신선한 동시에 모험이기도 하다.


영국 스카이스포츠가 주목한 프랑크 체제 브렌트포드의 스쿼드 효율성

포스테코글루의 단일 철학 vs. 프랑크의 전술 유연성


스카이스포츠 분석에 따르면, 포스테코글루의 공세적 축구는 성과도 있었지만 한계도 분명했다. 토트넘은 리그에서 '점유율'과 '오픈 플레이 득점' 상위권에 들었지만, 리드 상황에서 많이 무너졌고 역습을 허용한 실점 기대값(xG)도 리그 2위 수준이었다. 


막판 리그 순위 추락과 유로파리그 결승 패배는 결국 포스테코글루의 단일 철학 고집이 부른 결과라는 평가다.


반면, 토마스 프랑크는 다시금 "우리는 플랜 A도, 플랜 B도, 플랜 C까지 있다"는 말을 강조한다. "1-0, 2-0으로 앞설 땐 플랜 A를, 더 공격해야 할 땐 플랜 B, 지고 있을 땐 플랜 C로 간다"는 그의 말은 토트넘에 필요한 '다중 대처 전략'을 보여주는 강력한 근거다. 이는 브렌트포드 팬진 '그리핀 파크 그레이프바인' 인터뷰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났다.



다양한 전술 포맷과 '빅6 킬러' 제조기


프랑크 감독은 챔피언십에서 4-3-3으로 공격 지표 1위에 올랐던 팀을 프리미어리그 승격 후, 과감하게 3-5-2 포메이션으로 전환했고 이는 큰 성과를 불러왔다.


"상대가 줄곧 수비 라인을 다섯으로 구성했다. 그럼 우리도 수비 5백을 써야 한다"며 전략 교체를 택했으며, 이를 통해 맨‌시티를 유일하게 두 번 상대로 이기는 '빅6 킬러'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전술적 유연성은 "플랜 A부터 플랜 C까지 준비돼 있다"는 말이 단지 구호에 그치지 않음을 증명하는 최고의 증거다.


또한, 프랑크는 시즌 종료 후 데이터 팀 및 코칭스태프와 함께 매 시즌 "레이어 추가(adding layers)" 전략을 펼치며 공격·점유율·찬스 창출 수치를 꾸준히 끌어올렸다. 이는 '유연하지만 공격적인 축구'를 실현할 수 있는 기반이다.


스카이스포츠는 프랑크가 이끈 브렌트포드가 프리미어리그에서 첫 시즌 9위에 올랐던 것을 주목했다. 특히 2시즌 차 리그에서는 4월 말까지 승리가 적었음에도 시즌 최종 9위로 뛰어올랐고, 브라이언 음베우모, 요안 위사, 케빈 샤데 등 3명의 선수가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했다. 이는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만이 기록한 성과라 더욱 의미가 컸다.


2023년에는 맨‌시티를 두 번 잡았고, 지난 시즌에도 유망주들을 성장시키며 다가올 리그에서 경쟁할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을 마련했다.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를 우승한 손흥민과 토트넘홋스퍼. 게티이미지코리아

도박인가 긍정 변화인가?


토트넘은 지난해 9월 레비 회장이 "우리가 토트넘을 되찾았다"고 외쳤지만, 20개월 만에 포스테코글루를 경질했다. 스카이스포츠는 "이제 프랑크에게 인내심을 줄 것인지, 그것이 그의 성공 여부를 판가름할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진단했다.


 트로피와 챔피언스리그 티켓조차 레비의 면전 앞에서는 충분하지 않았던 토트넘. 타이밍과 계획, 주변의 신뢰까지 확보할 수 있는지가 프랑크의 진짜 시험대이자 토트넘의 미래다.


한 끗 차이로 바뀔 수 있는 감독 전략과 인내심. 스카이스포츠는 프랑크가 토트넘에 필요한 '전술적 진화와 심리적 안정감'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포스테코글루의 싸움 방향이 단일했기에 한계가 왔다면, 이제는 플랜 A부터 C까지 갖춘 프랑크의 능력이 토트넘을 다시 꾸릴 기회로 여겨진다. 전 유럽 축구계의 시선이 이제 레비-프랑크 조합에 쏠리고 있다. 실패의 냉혹함에도, 인내하며 변화할 수 있을지 그 향방에 세계 축구가 주목 중이다.


사진=영국 스카이스포츠 캡쳐,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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