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바다 위 묶여있던 깡마른 백구…"절망적 눈빛뿐이었다"

제주 서귀포시 안덕면 앞바다 양식장에서 묶여 있는 백구가 동물단체에 구조됐다.
9일 제주 유기견·유기묘 보호소 ‘행복이네’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파도 위, 가장 외로웠던 생명 ‘놀빛이’를 구조했다”고 밝혔다.
앞서 ‘행복이네’에 따르면 서귀포시 안덕면 월라봉 앞바다에 설치된 한 가두리 양식장에 백구 한 마리가 묶여있다는 제보를 받았다. 제보 영상에는 외딴 양식장 위에 묶여 허공만 응시하는 백구 모습이 담겨 있었다.
행복이네 측은 8일 “바닷길을 건너 직접 현장을 확인했다”며 “가까이서 본 백구는 너무 말라 있었고 절망적인 눈빛뿐이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내일부터 태풍이 닥칠 예정이라 이대로 두었다간 파도에 휩쓸려 백구가 당장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며 “내일 아침 행복이네는 케어와 함께 배를 타고 백구를 구하러 간다”고 덧붙였다.

동물보호단체 케어 측은 “현재 이 양식장에서는 생존을 위한 기본적인 환경조차 제공하지 않은 채 외부 침입 방지 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며 “주인이 미리 위험 발생을 예측하고 대비한다고 하더라도 저곳은 동물이 사육되는 장소로 인정될 수 없다. 심각한 동물 학대이며, 사회적으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행위가 동물보호법 제10조 2항 4호의 ‘동물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 및 같은 조 4항 2호의 ‘동물에게 최소한의 사육 공간을 제공하지 않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후 행복이네와 케어가 구조에 나섰으나 이를 안 견주가 한발 빠르게 백구를 데리고 귀가했다.
견주는 “밥은 주고 있었다”며 동물 학대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긴 설득 끝에 견주는 백구에 대한 소유권 포기 각서를 썼고, 구조된 백구는 행복이네 측이 동물병원으로 옮겨 검진 중이다.

행복이네 측은 “이번 구조를 계기로 바다 위 양식장 감시견 방치 사례에 대한 제도적 검토와 민원 대응도 준비하고 있다”며 “같은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끝까지 강력한 대응과 보호체계를 고민하고 목소리를 내겠다”고 전했다.
단체는 백구를 임시 보호하며 입양할 새 주인을 찾아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지영 기자 lee.jiyo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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