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간 난상토론 끝에 꺾인 김용태와 혁신안... "당원 투표로 임기연장? NO"

김화빈 2025. 6. 9.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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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친윤계 비토 못 뚫고 "죄송하다"만 반복한 김용태, 자진 사퇴나 6월 말 임기 마치는 선택지 뿐

[김화빈, 남소연 기자]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 남소연
[기사보강 : 6월 9일 오후 8시 20분]

국민의힘이 5시간 비공개 난상토론 끝에 김용태 비상대책위원장의 혁신안을 사실상 꺾었다. 김용태 위원장의 임기 연장 가능성도 희박해졌다. 본인의 거취를 전당원 투표에 맡기겠다던 그의 제안은 다수의 동의를 얻지 못했다. 당 소장파와 친한동훈계 의원을 중심으로 일부 지원이 있었지만, 당의 절대 다수인 친윤석열계의 비토를 뚫지 못했다. 결국 김 위원장은 쏟아지는 기자 질문에 한숨 섞인 "죄송하다"는 말만 반복한 뒤 비대위원장실로 들어갔다.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는 9일 오후 7시 국회 본관에서 열린 비공개 의원총회 직후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 거취 문제와 관련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면서도 "위원장은 본인 거취 문제에 대해 전당원 투표(로 결정하자는) 취지로 말했지만, 많은 의원들이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지난번 상임전국위원회에서 (김 위원장의 임기를) 6월 말까지로 했다. 본인이 (중도 사퇴를) 결정하든 (해야 한다)"며 "본인이 사퇴하지 않으면 임기는 이달 30일까지다. 그 뒤에 새로운 비대위원장을 선임하거나 (오는 16일) 선출될 원내대표가 당대표 권한대행을 겸임하면서 전당대회를 준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만약 비대위원장을 선임하기로 결정한다면 (권성동 전 원내대표) 후임 원내대표가 김 비대위원장을 지명할지 다른 분을 지명할지 결정한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본인의 임기 연장에 더해 혁신안도 관철시키지 못했다. 그가 전날 기자회견서 승부수로 띄운 쌍권 지도부의 대선 경선 후보갈이 파동 당무감사는 "많은 의원들의 적절치 않다는 말씀"을 통해 좌초됐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당무감사 형식으로 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데 대부분(의원들)이 동의했다"고 밝혔다.

국민의힘이 이날 의원총회로 의견을 모은 것은 전당대회 시기뿐이었다. 박 원내수석부대표는 "오늘 많은 분들이 전당대회를 빨리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며 "한두 분을 제외하고는 9월 이전인 8월까지 전당대회를 빨리 개최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는 "오늘은 많은 의원들이 각자 의견을 충분히 얘기하는 것으로 하고 내일 다시 의원총회를 해 마무리 짓기로 했다"며 "내일 원내대책회의를 마지막으로 개최할 생각"이라고 했다.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권성동 원내대표와 박형수 원내수석부대표.
ⓒ 남소연
당 쇄신파, '김용태 혁신안' 지지... 후보갈이 당무감사에는 '신중'

앞서 국민의힘은 이날 오후 2시부터 국회 의원회관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김 비대위원장의 거취를 포함한 당 쇄신 문제를 논의했다. 참석 의원들의 전언에 따르면 이날 비공개 의원총회는 난상토론이 이어졌다. 과열된 분위기를 잠시 식히려는 듯 의총이 진행되던 와중에 잠시 휴식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이날 의총의 최대 쟁점은 김 비대위원장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내놓은 당 혁신안과 그의 임기 연장 여부였다. 김 위원장은 지난 8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새 지도부 선출을 위한 9월 초 전당대회 개최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대선 후보 교체 시도 당무 감사 ▲민심·당심 반영 제도 개선 ▲지방선거 상향식 공천 등 일명 '5대 개혁안'을 발표했다. 그중 전당대회 조기 개최와 당무감사는 대선 패배 책임론과 맞물려 갈등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있다.
ⓒ 남소연
당 쇄신파나 친한동훈계 의원들은 의원총회에서 김 위원장의 혁신안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나섰다. 당내 최다선으로 '계엄반대·탄핵찬성'을 앞장서 주장하고 있는 조경태 의원은 이날 오후 3시 30분 의원총회 도중 기자들과 만나 "친윤석열계 성향의 의원들은 김 위원장에게 '빨리 물러나라'는 말씀도 (면전에서) 하고 있다"며 "(당이) 그렇게 가선 안 된다"고 작심 비판했다.

조 의원은 "그나마 김 위원장의 혁신안이 우리 당을 살리고 내년 지방선거를 대비할 수 있는 길"이라며 "김 위원장은 당의 혁신안이 완수될 때까지, 다음 새 지도부가 결성될 때까지 사퇴하면 안 된다. 그래야만 국민의힘이 내란당이라는 오명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일부 의원들께서는 비상계엄 선포에는 반대하지만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탄핵에는 반대한다는 이중적인 논리를 말씀하시는데 동의할 수 없다"며 "김 위원장은 그런 논리에 (반해) 탄핵 반대에 대한 당론을 철회하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친윤계 의원들이 역사 앞에 어떤 잘못을 했는지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2선 후퇴해야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친한동훈계로 분류되는 우재준 의원도 "의원총회 초반에는 부정적으로 말씀하시는 의원들이 있었지만, 후반부에는 대체적으로 '김 위원장이 잘했고 힘을 더 실어줘야 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저 개인적으로는 김 위원장의 임기를 연장해 주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고 밝혔다.

우 의원은 '탄핵 반대 당론 무효화' 조치에 대해 "저도 탄핵을 반대했던 사람이지만, 개별적으로 탄핵에 반대하는 것과 당론으로 반대하는 것은 다른 것"이라며 "탄핵 반대를 당론으로 결정한 건 다른 의견을 내는 사람들을 배신자로 낙인찍겠다는 의미다. 당내 민주주의가 무너졌다는 상징"이라고 비판했다.

더해 "(탄핵 반대) 당론을 철회한다고 의원 개개인의 생각을 바꾸라는 건 결코 아니다"라면서도 "의원총회라도 (탄핵 반대 당론과 같은) 잘못된 결정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좀 반성하는 게 우리 당 반성의 시작이라고 본다. 그래서 무효화해야 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우 의원은 대선 경선 과정 중 '쌍권' 지도부에서 불거진 김문수-한덕수 후보갈이 파동을 당무감사하겠다는 혁신안에 대해선 "우리 안에서 누군가는 당무감사 대상자가 될 수 있는 것 아닌가"라며 "구체적으로 의견을 말씀드리긴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박덕흠 의원도 후보갈이 파동 당무감사와 관련해 "반대 의견이나 '좀 잘못됐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아울러 "(신임) 원내대표가 오는 16일에 선출되는 만큼 그 이후에 김 위원장에 대한 재신임 여부를 논하자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당 소장파나 친한계가 의원총회 쉬는 시간 등에 의총 분위기를 전달하는 것과 달리 친윤계는 대체로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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