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니 현지인네 놀러 갔다가 난생 처음 염소 도축하고 온 사연
직장에서 성과 내기에 몰두하는 동안 원형탈모를 얻었습니다. 머리카락은 잃었지만 평소 꿈꿔왔던 세계여행에서는 무엇인가를 얻을 수 있으려나요. 2025년 4월 23일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여행기 '탈모 뒤 세계여행'을 씁니다. <기자말>
[이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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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니 탕에랑 동네 아이들 인도네시아 탕에랑 동네 아이들 모습 |
| ⓒ 이민우 |
푸트리가 준비한 '우노'라는 보드게임에 어색함까지 풀렸다. 한국인이라고 나를 소개하자 즉각 한류의 위력을 실감했다. 온 동네 아이들이 내 주위로 전부 모여들기까지는 두어 시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들은 연신 "안녕하세요"를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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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니 탕에랑 동네 아이들 인니 탕에랑 동네 아이들이 노는 모습 |
| ⓒ 이민우 |
인도네시아 시골을 보면 한국의 1980년대가 떠오른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이들이 실제 사는 모습은 우리와 닮았으면서도 사뭇 다르다. 1980년대 한국 사회에 현대·정보화 사회가 오묘하게 섞인 새로운 모습이었다. 푸트리는 "남자아이들도 어린 지금이야 동네에서 뛰어놀지, 개인 핸드폰이 생기면 모두 만나서 온라인 게임을 즐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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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니 탕에랑 동네아이들 인니 탕에랑에 사는 다나가 내 손을 잡고 걷고 있다 |
| ⓒ 이민우 |
동네에서 가장 말썽쟁이로 보이는 Dana(다나·8)가 내게 물었다. Sate Kambing(사떼 캄빙)이 가장 좋다고 했다. '사떼'는 꼬치 음식, '캄빙'은 염소를 뜻한다. 사떼가 앞에 붙고, 그 뒤에 Ayam(닭)이 붙으면 닭꼬치, Sapi(소)가 붙으면 소고기 꼬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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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니 탕에랑 동네아이들 인니 탕에랑에 사는 다나가 나에게 염소를 보여주고 있다 |
| ⓒ 이민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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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니 탕에랑에 위치한 염소 농장 인니 탕에랑에 사는 한 아이가 염소 농장에서 염소와 놀고 있다 |
| ⓒ 이민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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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소 도축하는 모습 인니 서자카르타 한 모스크에서 기자가 염소 도축을 체험하고 있다 |
| ⓒ 이민우 |
푸트리 아버지인 Rizal(리살·51)은 지난 7일 나를 서자카르타에 위치한 한 모스크에 초대했다. 명절은 6일이나 이드 알 아드하 행사는 6~7일 이틀에 걸쳐 열린다고 했다.
이날 이 모스크에서는 소 2마리와 염소 5마리가 희생됐다. 이후 온 동네 남자들이 모여 도축을 했다. 고기를 소분해 이웃과 나누기 위해서다. 리살은 "도살은 자격증이 있는 전문가들만 할 수 있고, 도축은 동네 남자들이 모여 다 같이 한다"고 설명했다.
모스크에서 만난 Arta(알타·40대)가 멀찍이서 구경만 하던 내게 칼을 쥐여줬다. 이런 기회가 또 언제 찾아오겠는가. 흰 옷에 청바지를 입었지만, 더러워지면 빨면 그만 아닌가. 용기를 내어 난생 처음 도축을 해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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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니 서자카르타 한 모스크 모습 인니 서자카르타에 위치한 한 모스크에서 이드 알 아드하 행사 이후 관계자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
| ⓒ 이민우 |
오후에는 리어카에 고기를 싣고 동네 구석구석을 다니며 고기를 전달했다. 가난한 사람들 뿐 아니라, 이웃 모두에게 고기가 나눠줬다. 모스크 관계자들은 미리 고기를 받을 이웃 명단을 만들었고, 이들은 명단을 하나씩 확인하며 고기를 나눴다. 좁은 동네였지만, 250여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었다.
이드 알 아드하는 수 많은 염소와 소가 도축되다 보니, 간간이 사고도 난다. 이날 한 버팔로가 탈출해 온 동네를 휘젓는 사건이 발생했다. 우리나라였으면 신문에 날 사건이지만, 여기서는 일종의 해프닝 정도다.
인도네시아 비자를 한 달 연장했다. 아직 다 보지 못한 이들이 사는 모습을 조금 더 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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