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잣거리 열린선원과 고 오희옥 독립운동가
[이윤옥 기자]
만 스무 살, 사람으로 치면 이제 청년기에 들어선 나이다. 어제(8일) 은평구 신사동 <열린선원>(선원장 무상법현 스님)에서는 열린선원 개원 20돌을 맞아 조촐한 행사가 있었다. 저잣거리 포교사로 이름난 무상법현 스님이 2005년, 첫 포교지로 자리잡은 곳은 지금의 자리에서 멀지 않은 은평구 갈현동 역촌중앙시장이었다.
화장실도 공용화장실을 사용하는 등 여러 가지로 불편한 시장의 낡은 건물 2층에 자리잡은 열린선원으로 무상법현 스님을 취재하러 간 것은 한글날을 하루 앞둔 2016년 10월 8일이었다. 스님은 그동안 어려운 각종 불교의식의 한글화를 추진하고 있는 대표적인 분으로 2010년에는 열린선원 자체적으로 <한글법요집>을 펴내 사용하여 신도는 물론 일반 사회의 주목을 받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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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신선원장 무상법현 스님 열린선원 개원 20돌, 고 오희옥 지사 추선공양식에서 인사말을 하는 열신선원장 무상법현 스님 |
| ⓒ 이윤옥 |
유일한 생존 여성독립운동가였던 오희옥 지사( 1990년 애족장, 1926-05-07 - 2024-11-17)께서 6개월여 전에 영면에 드신 것을 기억하시고 열린선원 20돌 개원과 함께 의미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한 무상법현 스님의 마음에 감복하였다. 그렇게 마련된 자리가 어제 열린선원 개원 20돌 행사였다.
어제 행사는 추선공양 원왕생극락 염불진행을 맡은 어산(魚山;전통염불범패전문스님)인 신덕스님을 비롯하여 십여 분의 스님들, 고 오희옥 지사의 아드님인 김흥태 선생, 광복회 해외홍보대사인 황명하 선생과 피리협주 장원진 장악사 대표 그리고 100여 명의 불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그는 나에게 재산을 물려주었고 나를 위해 일했네. 그는 나의 가족이고 동료이고 친구였네. 과거에 영가께서 우리에게 했던 일을 이렇게 회상하며 영가들을 위해 공양을 올려야 하네. (중간 줄임) 이렇게 후손들은 영가를 위해 공양을 올리고 영가는 이로 인해 좋은 과보를 받고 스님들은 힘을 얻으니 그대들이 얻은 공덕은 적은 것이 아니라네. -진리 말씀을 여는 참된 말씀(다같이) '담장밖경', 8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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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글 법요집 열린선원에서 쓰고 있는 한글 법요집(왼쪽), 이번 20돌 개원식에 참석한 사람들에게 선물한 한글의식 책자 |
| ⓒ 열린선원 |
귀에 쏙쏙 들어오는 각종 불경(佛經)들은 마치 내 부모님의 추선공양에 참석한 듯 정갈하면서도 마음 가득 우러나는 추모의 정이 절로 생겼다. 이 밖에도 '편히 앉는 참된 말씀(스님), 구업 씻는 참된 말씀(다같이) 모든 신 편케하는 참된 말씀(다같이), 경전 펴는 게송(다같이), 뉘우치는 참된 말씀(다같이), 널리 청하는 참된 말씀(스님), 큰 슬기로운 정토에 이르는 핵심 말씀(다같이) 등등 스님과 함께 <가피·수행 불교성전>을 독송하며 고인이 된 오희옥 지사를 비롯하여 모든 독립운동가의 헌신과 나라사랑 정신을 새기는 시간은 정말 뜻깊었다. 고맙게도 이 책 <가피·수행 불교성전>은 모든 참석자에게 선물로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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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흥태와 황명하 여성독립운동가 고 오희옥 지사의 아드님 김흥태 선생(왼쪽), 광복회 해외 홍보대사 황명하 선생이 축하 인사를 했다. |
| ⓒ 이윤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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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년 전, 낡고 허름한 은평구 역촌중앙시장 2층의 "열린선원" 입구에는 스님이 알기쉽게 우리말로 풀이한 십우도가 그려져 있다.(사진은 2016년 10월 8일, 한글날 취재 시의 무상법현 스님) |
| ⓒ 이윤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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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윤옥과 어산 신덕스님 기자는 여성독립운동가 고 오희옥 지사를 포함한 여성독립운동가에 대한 강연을 했다. 왼쪽 스님은 이날 집전을 맡은 어산 신덕스님이다. |
| ⓒ 이윤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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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개원 20돌을 맞은 열린선원의 행사모습 |
| ⓒ 이윤옥 |
열린선원장 무상법현(無相 法顯) 스님?
무상법현 스님은 선 수행을 중심으로 교화를 하고 있으며 범불교, 범종교 교류에 적극적으로 시민사회활동도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경실련, 민주평통, 환경연대, 인권위원회, 협치위원회, 생명윤리, 4차산업과 윤리 민관협의체, 3·1운동백주년기념행사추진위원회 등 여러 분야에서 실천불교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동국대학에서 응용불교학 전공으로 박사과정을 수료한 학승으로 태고종에서 교류협력실장, 총무원 부원장을 역임했으며 한국불교종단협의회 사무국장과 상임이사를 지냈다. 아울러 범종교에서는 한국종교인평화회의의 종교 간 대화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무상법현 스님은 서울 은평구 갈현동에서 열린선원을 개원하여 17년째 전법을 하다가 신사동으로 이운, 개원하였다.(2022.4.24.) 또한 인천공항 제2터미널 불교세계선원을 법호 스님과 함께 이끌고 있으며 아울러 평택 전통사찰 보국사 주지 소임도 맡고 있다.
여성독립운동가 오희옥 지사는?
오희옥(1990년 건국훈장 애국장, 2024.11.17 타계) 지사는 할아버지 대(代)부터 '3대가 독립운동을 한 일가'에서 태어나 1939년 4월 중국 유주에서 결성된 한국광복진선청년공작대(韓國光復陣線靑年工作隊) 및 1941년 1월 1일 광복군 제5지대(第5支隊)에서 광복군으로 활약했으며 1944년에는 한국독립당(韓國獨立黨)의 당원으로 활동하였다. 오희옥 지사 집안은 명포수 출신인 할아버지 오인수 의병장(1867~1935), 중국 서로군정서에서 활약한 아버지 오광선 장군(1896~1967), 만주에서 독립군을 도우며 비밀 연락 임무를 맡았던 어머니 정현숙 (1900~1992), 광복군 출신 언니 오희영(1924~1969)과 한국광복군 총사령부 참령(參領)을 지낸 형부 신송식(1914~1973) 등 온 가족이 독립운동에 투신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우리문화신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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