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의 희생자는 죽은 뒤에 어떻게 또 죽임을 당하는가
[Saleh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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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년 6월 8일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가자 지구와 이스라엘 국경 부근에서 촬영한 사진. 포위된 팔레스타인 땅에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가자 지구 민방위 기관은 이스라엘의 6월 8일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영토에서 두 명의 소녀를 포함해 최소 10명이 사망했으며, 전쟁은 21개월째에 접어들었다고 밝혔다. |
| ⓒ AFP=연합뉴스 |
방송 진행자는 기계적으로 희생자의 숫자를 나열합니다. "오늘, 가자에서 105명의 팔레스타인인이 살해되었고 500명이 부상당했습니다." 그리고 뉴스는 끝이 납니다.
하지만 이들 희생자의 삶의 이야기는 어디에 있나요? 그들의 꿈은 무엇이었을까요? 끊임없이 쏟아지는 속보의 무게에 묻혀버린 그들의 열망은 또 어떻게 되었을까요? 인간의 이야기는 외면한 채 정치 보도, 전략 분석, 미래 예측으로 가득한 미디어 채널을 보고 있으면 제 마음이 너무나 아픕니다. 가자의 희생자들을 단지 '사물'로 취급하며 모욕적인 숫자와 차가운 통계로 환원하는 것은, 그들이 감정과 영혼을 가진 존재임을 부정하는 일입니다. 가자의 모든 희생자는 인간이며, 각자의 이야기는 고유한 비극입니다. 모든 희생자에겐 그들의 죽음을 깊이 슬퍼하는 가족과 비통해하는 친구들이 있습니다.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은 꿈과 미래에 대한 계획이 있었지만, 죽음과 함께 묻혀버렸습니다. 우리는 단지 정보나 숫자가 아니라, 인간적인 시선으로 뉴스를 읽고 이런 사건들을 바라봐야 합니다.
이스라엘의 전쟁 기계는 얼마나 많은 뛰어난 인재들을 앗아갔습니까? 얼마나 많은 무고한 어린이들이 이스라엘의 폭격으로 산 채 불에 타 버렸습니까? 고결한 성품을 지닌 젊은이들은 몇 명이나 생매장되었습니까? 이스라엘로 인해 꿈이 무너지고 목숨마저 빼앗긴 큰 포부를 지닌 기업인은 또 얼마나 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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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군에게 목숨을 빼앗긴 유세프 알-가프리 |
| ⓒ 살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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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유세프 알-가프리, 큰 포부와 창의성을 지닌 청년. 그의 삶과 꿈은 점령군에 의해 무참히 짓밟혔습니다. |
| ⓒ 살레 |
유세프의 성품만 두고 보더라도, 그는 친절함과 품위의 모범이 되는 사람이었습니다. 노인을 공경했고 어린이에게 다정했으며, 어떤 결과가 따르더라도 결코 거짓을 말하지 않는 정직한 사람이었습니다. 자립심이 강하고 부지런했으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남에게 손을 벌리지 않았습니다. 유세프—부디 편안히 잠들길—는 마음도 행동도 너그러웠습니다. 넉넉하지 않은 형편 속에서도 가난한 이들을 돕는 데 앞장섰고, 이타심을 몸소 실천하였습니다. 그는 조용했지만 깊은 인상을 남기는 사람이었고, 침착하고 사려 깊었으며, 꼼꼼하고 신중하게 지적인 독서에 몰두하였습니다. 그는 용서를 잘했고, 원한을 품지 않았으며, 늘 갈등이나 분란을 피했습니다.
2025년 5월 7일, 점령군은 한순간에 유세프의 목숨을 빼앗았습니다. 그 이전에 7만 명이 넘는 생명을 앗아간 것처럼 말입니다. 이스라엘은 유세프를 죽이고, 그의 꿈을 짓밟고, 그의 아름다운 영혼을 침묵시켰습니다. 그의 죽음으로 아버지는 고통 속에 눈물을 흘렸고, 어머니의 심장은 깊이 미어졌으며, 친구들의 마음은 무너져 내렸습니다. 관심을 가져야 할 사람들에게는 주목받지 못한 채, 유세프는 침묵 속에 조용히 세상을 떠났습니다. 운명적으로 가자에서 태어났다는 것 외에는 아무런 죄도 없이 살해된 것입니다. 유세프는 주검으로 변했지만 살인자는 자유롭게 걸어 다니고, 해변에서 휴가를 보내기 위해 세계를 여행하며 관광지를 찾아다니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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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5년 6월 7일, 가자지구 가자시티 알 사브라 지역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 이후 파괴된 가옥 잔해 속에서 팔레스타인인들이 시신과 생존자를 수색하고 있다. 가자지구 팔레스타인 민방위군에 따르면, 공습으로 최소 15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부상을 입었다. 팔레스타인 보건부에 따르면, 이스라엘이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가 주도한 국경 간 공격에 대응하여 가자지구에서 군사 작전을 개시한 이후 가자지구에서 54,6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인이 사망했다. |
| ⓒ EPA=연합뉴스 |
희생자들의 삶의 이야기를 외면하고 그들의 열망과 꿈, 좌절과 성취에 대해 말하지 않는 것은 간접적인 살인 행위나 다름없습니다. 희생자는 육체와 영혼, 윤리와 도덕을 지닌 인간 존재입니다. 이스라엘이 희생자들을 물리적으로 또는 육체적으로 살해한다고 해도, 우리가 그들을 망각함으로써 희생자들을 영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죽이는 일은 없도록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그들을 다시 한번 죽이는 셈이 됩니다.
저는 지금 유세프의 아버지와 이야기를 나눈 후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그분의 목소리에는 슬픔과 비통함이 가득했지만, 동시에 인내와 강인함도 담겨 있었습니다. 아들의 성품과 따뜻한 마음을 자랑스러워하는 한편, 자식을 먼저 보낸 것을 크게 안타까워했습니다. 인내심과 진중함을 품고 슬퍼하면서도, 아들에 대한 자부심 속에서 위안을 찾고 있었습니다.
*번역 : 미니. 살레의 한국인 친구로, 오마이뉴스에 <미니의 팔레스타인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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