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을 가로지르는 하동 섬진강 폐철교 도보다리
[김병모 기자]
현충일 다음 날 여행. 일행은 하동 악양 평사리 뜰을 굽어보는 고소 산성을 내려와 하동 폐철교 도보 다리가 있는 섬진강 하구로 달린다. 어부들이 배를 띄워 놓고 뭔가를 잡고 있다. 재첩을 잡는 중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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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동 광양을 가로지르는 섬진강 결전선 폐철교. |
| ⓒ 김병모 |
폐철교 도보 다리 지킴이로 보이는 할아버지가 신기한 듯 자전거를 타고 가다 힐긋 힐긋 쳐다본다. 할아버지도 젊은 시절을 생각했을까. 섬진강 위 폐철교 다리 위에서 자전거 타는 할아버지가 아른거린다. 머리카락마저 세월의 바람에 휘날리고 추억만 남긴 채, 다리 위에서 섬진강을 가르며 자전거 타는 할아버지.
보행 다리 밑 틈으로 여전히 철로가 보인다. 일제 강점기 침탈의 흔적이다. 그 다리는 하동 악양 들판의 비옥한 곡물들을 일본으로 약탈하기 위한 철교이다. 현재 경전선 철교가 도보다리로 탈바꿈 되었지만, 수탈의 흔적이 지워지랴.
섬진강은 전북 진안군 백운면과 장수군 장수읍의 경계인 팔공산(八公山, 1,151m)에서 발원하여 전라도 동쪽 지리산 기슭을 지나 남해의 광양만(光陽灣)으로 흘러드는 강이다. 섬진강은 남원골을 넉넉하게 아우르고 구례 벌판을 따라 흘러 전라도 인심을 하동 악양 벌판으로 실어 나른다.
섬진강은 하동 포구에서 머물 만큼 머물다 해가 석양으로 뉘엿뉘엿 지는 속도로 광양만 바다로 흘러간다. 바닷물과 강물이 자연스럽게 만나는 곳, 하동과 광양 포구 주변으로 어족이 풍부할 수밖에 없다.
섬진강 상류 구례 사성암 앞에는 두꺼비와 관련 아름다운 설(說)이 있다. 1385년(우왕 11)경 왜구가 섬진강 하구를 침입하였을 때, 수십 만 마리 두꺼비 떼가 울부짖어 왜구가 광양 쪽으로 퇴각했다고 한다. 이때부터 '두꺼비 섬(蟾)'자를 붙여 섬진강이라 하였단다. 당시 백성들의 삶이 얼마나 고단했으면 두꺼비 설화까지 만들어 위로 받으려 했을까. 생각만 해도 가슴이 먹먹하다.
폐철교 옆으론 아름드리 소나무가 섬진강 줄기를 따라 울창한 군락, 송림(松林)공원을 이룬다. 소나무 숲 사이로 사람들이 가족 단위 혹은 연인들이 걸으면서 여행의 맛을 즐긴다. 건강을 챙기느라 맨발로 걷는 사람도 눈에 띈다.
1744년 하동도호부사 전천상이 섬진강 하구에 출몰하는 외적을 격퇴하는 군사기지, 선진(船津)을 설치한다. 그 과정에서 부사는 섬진강 모래 바람에 시달리는 백성의 고초를 해소하고자 강변을 따라 소나무를 심는다. 현재 송림 공원에는 620 여 그루 노송(老松)과 300 여 그루 작은 소나무가 자라고 있다. 하동 사람들은 그의 애민 정신을 잊지 않고자 기념비를 세웠다고 한다.
일행들은 하동 섬진강 백사 쭉쭉 뻗은 하동 송림 군락지에서 돌아서기 아쉬워 소나무 숲 속 의자에 앉아 여행의 후일담을 나누다 보니 허기진다. 근처 맛집에서 점심으로 재첩국과 재첩회로 하동의 맛을 본다. 매년 봄철이 되면 많은 여행객이 제철 미각 벚굴을 맛보기 위해 몰려들어 섬진강 벚꽃길을 걷는다고 한다.
내년 봄에는 섬진강 제철 미각 벚굴을 맛보며 섬진강 따라 벚꽃 길을 걸어보리라. 덤으로 섬진강을 가로지르는 폐철교 도보 다리를 다시 걸으며 섬진강 자락에서 불어오는 포구의 맛을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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