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쉬운 외주화로 추진한 늘봄학교, 극우세력이 파고들었다"
[전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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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재광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전국방과후강사분과장 |
| ⓒ 전재민 |
이런 가운데, 늘봄학교와 방과후 수업을 담당하는 현 방과후강사인 손재광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전국방과후강사분과장에게 지난 8일 직접 리박스쿨과 늘봄학교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에게서 리박스쿨 사태의 원인, 그리고 향후 늘봄학교의 방향 등에 대한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윤석열 정부는 정책의 외형 부풀리기에만 급급했다"
- 먼저 자기소개를 부탁한다.
"7년 차 초등학교 방과후강사이다.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한자를 가르치고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의 전국방과후강사분과장을 맡고 있다."
- 늘봄학교 수업을 담당하는 방과후강사로서 리박스쿨 사태를 어떻게 보는지 궁금하다.
"참으로 안타깝다. 늘봄학교는 원래 올해 1학기부터 도입하려고 했으나, 윤석열 정부는 도입 시점을 갑자기 1년 앞당겨 작년 1학기부터 시행했다. 그러면서 현재 전면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초1·2 맞춤형 늘봄학교'는 오후 1시부터 3시까지 2시간 맞춤형으로 세팅되어 기존 방과후학교 프로그램과 시간·대상·과목에서 겹치는 이원적 형태로 분리 운영돼 학교 현장에서는 혼란이 지속되었다. 이렇게 되면서 기존 방과후강사들은 늘봄학교에 참여할 수 없었다.
이 와중에 교육당국은 늘봄학교의 안정된 운영 시스템을 갖추기보다 당장 손쉬운 외주화로 추진했다. 공교육으로서의 새로운 초등교육 체제라고 내세운 늘봄학교의 비전이 펼쳐지기도 전에 퇴색되었고, 늘봄학교 프로그램 강사 인력 확보 또한 그야말로 땜질식이어서 우수한 기존 방과후강사들의 유입이 어려웠다. 2024년 기준 교육부 통계를 보면, 방과후학교와 늘봄학교의 외부 위탁 비율은 서울 76.2%, 인천 68.6%, 전북 75.1%, 울산 86%, 충남 44.7%에 달한다. 그 외 지역도 외부 위탁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이 부분을 리박스쿨 등의 극우세력이 파고든 것이 아닐지 생각한다."
- 리박스쿨 사태의 주된 원인을 윤석열 정부의 졸속 추진에 따른 늘봄학교의 외주화 때문이라고 지적했는데. 그렇다면 현재 늘봄학교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
"국가가 주도하는 교육복지 확대 정책인 '늘봄학교'는, 아이들의 안전과 교육의 질을 높이고 학부모의 돌봄 부담을 덜기 위한 시대적 요구에 따라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 현장을 실질적으로 책임지고 있는 방과후강사, 돌봄전담사, 늘봄실무사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정책 설계와 운영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되었다. 휘황찬란하게 홍보하는 늘봄학교 정책의 그늘에는 인력 부족과 저임금, 불안정한 고용, 불명확한 업무지침 등 구조적 문제가 산적해 있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정책의 외형을 부풀리기에만 급급했고, 현장의 현실을 외면해 왔다.
방과후강사 등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는 그저 시키면 시키는대로 일해야 하는 부속품, 소모품과 같은 존재였다. 올해 전국 방과후강사를 대상으로 한 늘봄학교 실태조사에서 윤석열 정부의 늘봄학교 졸속 추진으로 응답자의 87.3%가 소득이 줄었고, 69.7%는 늘봄학교 맞춤형 수업과 시간 충돌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교육부 등 교육당국이 늘봄학교를 추진하면서 현장의 현실과 목소리는 반영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 리박스쿨 사태를 포함한 현 늘봄학교의 해결책은?
"교육은 존엄한 개인의 인격체 형성과 유지 및 건강한 공동체를 지속시키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는 공공재로서의 가치를 가지는 만큼 그 권리를 헌법 제31조 제1항에 명시하고 있다. 더불어 교육은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 서로의 가치 지향성에 의해 다양하게 결합하는 과정에서 성과가 나타나므로 늘봄학교의 성공에는 무엇보다 프로그램 강사의 교육적 가치관과 전문성 등 교육자적 자질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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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여론조작을 한 혐의를 받고 있는 보수단체인 ‘리박스쿨’(이승만 박정희 스쿨) 서울 종로구 사무실에서 4일 오후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 수사관들이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또한 경찰은 손효숙 리박스쿨 대표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했다. |
| ⓒ 권우성 |
"개인적으로는 딸이 초등학교 2학년 때 방과후학교 국악 프로그램을 통해 국악 연주자의 길을 가게 됐다. 그래서 돌봄의 공적 기능을 수행하면서 특기·적성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과후학교는 참으로 소중한 교육복지 혜택이다. 그런데 이번 사태로 아이들을 정치적 도구로 삼으려는 극우 세력의 침투 시도에 방과후강사들은 분노하고 있다.
늘봄학교와 방과후수업을 담당하는 방과후강사는 아이들과 직접 호흡하며 수업을 진행해 왔고, 아이들의 성장에 기여하고 있다는 기쁨과 보람으로 지금까지 학교 교육의 일부를 담당해 왔다. 그런데 교육의 이름으로, 강사라는 이름으로, 이처럼 반교육적 시도가 감행되었다는 사실에 우리는 말할 수 없는 참담함과 분노를 느낀다. 강사의 자격은 교육에 대한 전문성과 아이들에 대한 책임에서 나와야 한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그것을 정치적 목적을 위한 도구로 전락시켰다."
"날림형 인력수급...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
- 향후 계획은 어떻게 되는지?
"극우세력의 교육농단이 다시는 일어나지 않기 위해 교육 제 단체와 함께 지속적으로 투쟁해 나가려고 한다. 현재는 10일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앞서 말했듯 이러한 사태의 근간에는 우리 사회의 경도된 극우 파시즘 가치관 문제도 있지만, 방과후학교 교육 목적의 공공성을 뒤흔드는 외주화의 문제도 있다. 외부 위탁이 그 통로 역할을 해 왔다는 점을 널리 알려서 이재명 정부 공약 표현처럼 '명실상부한 공교육제도로서 방과후학교 위상 및 역할을 강화'하는데 함께 할 계획이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현재 늘봄학교로 불리는 방과후학교 정책은 1995년 5월 교육개혁위원회에서 '방과후 교육활동'을 제안함으로써 시작되었다. 이후 교육부는 '방과후학교'를 정규교육 과정이 끝난 후 다양한 형태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새로운 형태의 교육활동 운영체제로 정의하고, 미래 사회의 주도적 역할을 담당할 창의적이고 심신이 건강한 인재 육성을 위한 새로운 교육 방식으로 해석하였다. 그에 따라 20년 넘게 정부의 중요한 공교육 정책으로서 방과후 교육활동은 운영관리, 지도 강사, 교육 대상, 교육비, 교육 장소, 운영시간, 프로그램 등을 확대·개방하여 정규교육 과정 이외의 시간에 다양한 형태의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교육체제로 정립됐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에 와서 치적용 정책으로 기존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을 '늘봄학교'로 조급하게 통합하여 밀어붙이면서 '리박스쿨' 사태가 불거졌다. 윤석열 정부는 2024년에만도 총 1조 5501억 원의 예산을 늘봄학교에 쏟아부었다. 그 결과로 초1 돌봄 공백은 해소되고 국민 만족 80% 이상이라는 성과를 내세웠지만, 정작 학교 현장에서는 운영 인력의 과도한 업무와 전문 교육 인력의 프로그램 배제로 인한 구조적 외주화의 늪에 빠진 상태이다.
전국에 10만에 가까운 방과후강사가 있고, 그들 중 92.9%가 여성이며, 40~50대가 전체의 83.8%를 차지하는 것으로 실태조사에서 추산되었다. 또한 응답자의 73.1%가 10년 이상 수업을 한 경력자였다. 7년 이상으로 보면 90%에 달한다. 그만큼 방과후강사들은 교육적 숙련도가 높은 전문 인력들이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에서의 늘봄학교는 이 소중한 자원을 구조적으로 배제하고 손쉬운 외주화의 길로 감으로써 섣부르게 날림형 인력수급을 하였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전재민씨는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정책국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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