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K배터리 승부처는 46시리즈…반값배터리 가능" 이안나 유안타증권 부센터장
양극·음극 건식 적용 시 비용 50% 낮출 수 있어
내년 전기차 신차 22% 증가…가동률 개선 전망
"배터리 3사별 점유율 확대 쏠림 현상 있을 것"

"전기차 캐즘 극복을 위해서는 주행거리가 긴 롱레인지 트림 차종에서도 충분히 가격이 내려가야 하는데 46시리즈가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지난달 30일 여의도 앵커원빌딩 사무실에서 만난 이안나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부센터장)은 국내 배터리 기업의 승부처로 46시리즈를 꼽았다. 이 연구위원은 "리튬인산철(LFP)만큼이나 저렴하면서도 안전성이 있고 에너지밀도가 높은 배터리가 나온다면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출시를 확대할 것"이라며 "양극과 음극에 모두 건식 전극 기술을 적용한다면 46시리즈의 가격을 절반으로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46시리즈는 지름의 길이가 46㎜인 원통형 배터리를 이르는 말이다. 높이에 따라 4680(높이 80㎜), 4695(높이 95㎜) 등이 있다. 건식 전극은 전극을 생산할 때 전해액을 사용하지 않는 기술을 의미하는데, 기존 습식 전극에 비해 공정이 간단하고 전기 사용이 적어 생산 비용을 절감할 수 있으나 기술이 까다롭다. 현재는 음극에만 건식 전극을 적용한 46시리즈 배터리가 상용화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이 연구위원은 건식 전극에 적용할 수 있는 탄소나노튜브(CNT) 도전재 기업의 전망을 밝게 봤다. 또 LFP나 삼원계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를 향상시켜주는 실리콘 음극재 기업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전고체 배터리에 대해서는 "로봇이나 우주항공 등 일부 시장에 적합할 것"이라며 "전기차용으로 확대하기 위해서는 가격이 획기적으로 낮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기업이 나트륨이온배터리 기술을 개발하는 것에 대해서도 "중국과의 가격 경쟁에서 이기기 어렵다"며 부정적으로 봤다.
이 연구위원은 올해 3분기부터 배터리 기업들의 가동률이 상승하면서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자동차 시장조사 업체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2026년 중국을 제외한 전기차 신차 출시 예정 차종은 93개로 2025년 예상치(76개)보다 22% 증가할 전망이다. 101대의 신차가 출시됐던 2024년에 비해 적지만 국내 배터리 기업들에는 가뭄의 단비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그 수혜는 배터리 기업마다 온도 차이가 있을 전망이다. 이 연구위원은 "올해부터 내년까지 국내 이차전지 기업들의 점유율도 한쪽으로 쏠리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며 "어느 기업의 고객사가 더 늘어나는지 수시로 업데이트하면서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점유율이 확대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기업도 나올 것이란 얘기다.
이 연구위원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기업은 LG에너지솔루션이다. 그는 "LG에너지솔루션의 고객사 스펙트럼이 다양해지고 있다"며 "내년 출시하는 전기차 신차 중에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를 탑재하는 차종의 종류가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슬라는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에 모델Q(혹은 모델2)를 출시할 예정인데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가 탑재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또한 리비안과 2026년부터 2030년까지 차세대 4695 원통형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한 바 있다. 리비안이 내년에 내놓을 R2 전기차에 LG에너지솔루션의 46시리즈 배터리가 탑재될 예정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도 생산라인의 일부를 에너지저장장치(ESS)용으로 전환하면서 가동률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연구원은 앞으로는 배터리 3사가 기업별로 다른 전략을 구사해야 할 때라고 조언했다. 무조건적인 점유율 확대 경쟁에서 벗어나 각 기업의 장점을 살리고 목표 시장을 분명히 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LG에너지솔루션은 지금처럼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통해 점유율을 계속 확대하면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삼성SDI는 높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급형 제품 위주로 입지를 강화하고, SK온은 현대기아차 등 주력고객사를 중심으로 라인업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강희종 에너지 스페셜리스트 mindl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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