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재의 인사이트] 국민의힘은 특검이 두렵다
[이충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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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건희 특검법' 부결을 당론으로 확정지은 국민의힘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의원들이 2024년 12월 7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재표결에 부쳐진 '김건희 특검법' 표결에 참여하기 위해 줄지어 서 있다. |
| ⓒ 남소연 |
국민의힘이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될 수밖에 없는 근거는 '내란 특검법' 조항입니다. 지난 5일 본회의를 통과한 내란 특검법 수사 대상 11개에는 '기타 방법을 이용한 국회 표결 방해 시도 행위'가 적시돼 있습니다. 정치권에선 비상계엄 선포 다음날인 지난해 12월4일 새벽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표결에 국민의힘 의원 다수가 불참한 게 당 주류가 의도한 결과라는 의심이 강합니다. 만약 당 지도부가 윤석열의 지시를 받고 국회 표결에 불참했다면 내란 방조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관측입니다.
실제 비상계엄 선포 직후 윤석열이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통화한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당시 추경호는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을 위해 국회의원 일부가 담을 넘는 시간에 윤석열 전화를 받은 뒤 의원 총회 장소를 수차례 바꾸며 혼란을 빚었습니다. 그 결과 본회의에 참석한 국민의힘 의원은 전체 108명 중 18명에 불과했고 대다수는 지도부 지침에 따라 당사에 모여 표결에 불참했습니다. 추경호는 윤석열과의 통화가 의총 장소를 바꾼 것과 무관하다고 주장했지만 계엄해제 방해를 지시받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가시지 않고 있습니다. 게다가 윤석열이 추경호 통화한 직후 나경원 의원과도 통화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이런 의혹은 눈덩이처럼 커진 상황입니다.
명태균 게이트와 관련된 대선 경선 여론조작 의혹, 더 심각
국민의힘이 내심 더 우려하는 건 내란 특검법보다 '김건희 특검법'입니다. 특검법에 포함된 15개 의혹 가운데 '명태균 게이트'와 관련된 대선 경선 여론조작과 공천개입 의혹이 뇌관이 될 가능성이 높아서입니다. 대선 경선과 국회의원 보궐선거로 국한된 것처럼 보이지만 특검 성격상 지방선거와 국민의힘 대표 경선 등 사실상 최근 몇 년간 치러진 국민의힘 선거 전반을 들여다볼 공산이 큽니다. 특검이 이들 의혹 조사를 위해 국민의힘 당사를 압수수색해 일체의 관련 서류를 들여다보면 숨겨져 있던 비리가 드러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습니다.
이미 여론조사를 대가로 돈을 제공한 의혹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국민의힘 유력 인사들에 대한 사법처리도 점쳐지는 상황입니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특검에서 전면 재수사 가능성이 제기되고, 경찰에서 사실상 손놓고 있었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강도높은 특검 수사를 피하기 어려습니다.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해선 당시 공관위원장이었던 윤상현 의원이 수사 대상에 올라있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과거 국민의힘 당대표 선출 과정에서 명씨에게 의뢰한 여론조사의 신뢰성 의혹이 제기된 상태입니다. 이밖에도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도 명태균 의혹과 연루설이 나돌아 파장이 어디까지 미칠지 가늠하기 어렵다는 말이 나옵니다.
주목할 건 특검 수사에서 국민의힘의 위법적 행위가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날 경우 정당해산 심판 청구 여론이 높아지는 상황입니다. 헌법 8조 4항에는 '정당의 목적이나 활동이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될 때에는 정부는 헌법재판소에 그 해산을 제소할 수 있고, 정당은 헌재의 심판에 의하여 해산된다'고 돼있습니다. 앞서 윤석열 탄핵소추 때 국민의힘이 집단적으로 표결에 불참하고 방해하는 태도를 보인 것은 민주적 기본질서에 위배되는 행위라는 지적이 나왔고, 사상 초유의 '대선 후보 강제교체' 사태도 정당의 민주적 운영 원칙을 위배했다는 점에서 정당해산 사유가 된다는 주장이 적지 않습니다.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이 윤석열 파면과 대선 패배 후에도 이번 '3대 특검법'에 반대표를 던진 건 이런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옵니다. 당 인사들이 줄소환되고 비리 혐의가 속속 드러날 경우 국민의힘 해산 여론이 높아지는 등 당이 풍비박산날 것을 우려해서라는 겁니다. 그간 국민의힘은 윤석열의 거부권을 뒷받침하는 특검법에 대해 반대 당론을 정해 지탄의 대상이 됐습니다. 대선 패배 뒤에도 반성과 변화 없는 국민의힘의 태도는 특검과 내란 청산의 필요성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습니다. 이제 응당한 처벌을 받을 순간이 도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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