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이 돌아왔다…안세영, 인도네시아오픈 드라마 같은 역전 우승

‘셔틀콕 퀸’ 안세영(23·삼성생명)이 인도네시아오픈 결승전에서 드라마 같은 역전 우승을 이끌어내며 시즌 5승째를 거뒀다.
배드민턴 여자 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은 8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이스토라 겔로라 붕카르노 경기장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인도네시아오픈(수퍼1000) 결승에서 중국의 왕즈이(2위)를 상대로 풀세트 접전 끝에 2-1(13-21 21-19 21-15)로 승리하며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았다.
안세영이 이 대회 정상에 오른 건 지난 2021년 이후 4년 만이다. 지난해에도 결승에 올랐지만 ‘맞수’ 천위페이(중국·5위)에 1-2로 패해 준우승에 그친 바 있다. 이번 우승으로 안세영은 지난달 싱가포르오픈에서 끊긴 올시즌 국제대회 우승 질주를 다시 이어가게 됐다.
안세영은 말레이시아오픈과 인도오픈, 오를레앙마스터스에 이어 전영오픈까지 올 시즌 초반 참가한 국제대회 여자 단식을 모두 우승으로 장식하며 고속 질주했다. 이어진 수디르만컵에서도 개인전 5경기를 모두 2-0으로 승리하며 한국의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싱가포르오픈 8강에서 천위페이에 0-2로 완패해 연속 우승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 부담감을 안고 출전한 인도네시아오픈에서 다시금 정상에 올라 세계랭킹 1위의 위용을 지켜냈다.

결승에 오르는 과정은 거침없었다. 32강에서 부사난 옹밤룽판(태국·12위)을 2-0으로 제압하며 기분 좋게 출발한 뒤 16강과 8강에서 각각 대표팀 동료 김가은(삼성생명·25위)과 포른파위 초추웡(태국·8위)을 2-0으로 눌렀다. 4강에서 만난 랭킹 3위 난적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도 2-0 완승으로 돌려세웠다.
세계랭킹 1·2위 간 맞대결답게 결승전은 치열한 접전이었다. 1경기는 과감한 공격을 잇달아 시도한 왕즈이가 가져갔다. 앞선 4강전 도중 무릎을 다친 안세영은 장기인 철벽 수비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 했다. 상대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님을 간파한 왕즈이가 코트 구석구석을 과감히 공략하며 점수를 추가했다. 안세영은 1게임을 13-21로 내줬다.
2게임 중반까지의 흐름도 비슷했다. 9-17까지 스코어가 벌어지며 패색이 짙었지만, 이후 왕즈이의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면서 양상이 달라졌다. 안세영이 6연속 득점으로 15-17까지 따라붙었고, 18-18 동점을 거쳐 21-19로 게임을 가져왔다.

마지막 3세트는 안세영의 드라마를 완성하는 무대였다. 치열한 접전을 거듭하다 11-9로 앞선 채 인터벌(경기 중 휴식시간)을 맞이한 안세영은 이후 경기 흐름을 장악하고 공세를 펼치며 스코어를 벌렸다. 코트 구석을 찌르는 정밀 공격에 상대 범실까지 묶어 19-13까지 달아난 안세영은 승기를 잡고 차분히 플레이를 이어간 끝에 21-15로 경기를 마쳤다.
우승이 확정된 직후 안세영은 왕즈이 및 심판진과 악수를 나눈 뒤 관중들의 박수와 환호를 유도하며 챔피언의 자격을 만끽했다. 안세영은 지난 3월 전영오픈 결승전(2-1승)과 4월 수디르만컵(세계혼합단체선수권대회) 결승 여자 단식(2-0승)에 이어 인도네시아오픈에서 또 한 번 왕즈이를 제압하며 상대적 우위를 유지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안세영은 “많은 분들이 내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면서 “나 자신을 믿은 게 우승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song.ji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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