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는 왜 어떤 사람에겐 약, 어떤 이에겐 독이 될까?
복수면허의사(의사+한의사). 한국의사한의사 복수면허자협회 학술이사. 올바른 의학정보의 전달을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의학과 한의학을 아우르는 통합의학적 관점에서 다양한 건강 정보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기자말>
[엄두영 기자]
|
|
| ▲ 최근 하버드대 연구는 하루 2~3잔의 커피가 여성의 건강한 노화 확률을 약 10% 높인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효과는 단순 카페인이 아닌, 다른 음료에는 없는 커피의 풍부한 항산화 성분 덕분으로 분석됩니다. |
| ⓒ pixabay.com |
최근 미국영양학회(ASN)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된 하버드대학교 공중보건대학원의 연구에 따르면, 중년 여성이 하루에 마시는 적당량의 커피가 건강한 노년을 보낼 가능성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¹
연구팀은 약 30년간 미국 간호사 4만 7천여 명의 건강 데이터를 추적하며 이들의 커피 섭취량과 노화 과정을 분석하였습니다. 그 결과, 만성질환 없이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유지하며 노년을 맞이한 여성들은, 그렇지 않은 여성들에 비해 꾸준히 커피를 섭취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분석 결과, 커피를 전혀 마시지 않는 여성에 비해 하루 평균 2~3잔의 커피를 마신 여성은 '건강한 노화'를 이룰 확률이 약 10% 더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연구팀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이들이 섭취한 카페인의 양은 하루 평균 약 315mg으로, 이는 일반적인 톨 사이즈 아메리카노 기준 약 2잔에 해당하는 양입니다.
하지만 같은 양의 카페인을 차나 콜라 등 다른 음료로 섭취했을 때는 이러한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특히 콜라를 통한 카페인 섭취는 오히려 건강한 노화의 확률을 낮추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커피가 주는 이로운 효과는 단순히 카페인 성분 하나만으로는 설명하기 어려우며, 커피에 풍부하게 함유된 폴리페놀과 같은 항산화 성분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커피 연구, 왜 다양한 결과가 나올까?
이처럼 커피의 건강 효과를 강조하는 연구들이 있는 반면, 때때로 상반된 결과가 발표되기도 합니다. 커피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둘러싼 연구 결과가 서로 다르게 나타나는 데에는 여러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중에서도 개인의 유전적 차이는 핵심적인 변수로 꼽힙니다. 특히 우리 몸에서 카페인을 분해하는 간 효소인 CYP1A2의 활성 정도는 유전적인 요인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유전적으로 이 효소의 활성이 낮은 경우, 카페인 분해 속도가 느려 체내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이로 인해 심혈관계에 부담을 주거나 수면 장애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반면, 분해 속도가 빠른 사람은 커피의 긍정적인 효과를 상대적으로 더 잘 누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커피의 종류와 추출 방식 역시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좌우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예를 들어, 프렌치 프레스나 에스프레소처럼 종이 필터를 사용하지 않는 방식으로 추출한 커피에는 디터펜(diterpenes)이라는 유기 화합물이 더 많이 포함될 수 있습니다. 이 성분은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커피를 어떤 방식으로 내리는지에 따라 심혈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
|
| ▲ 대규모 연구들은 적당량의 커피 섭취가 사망률과 제2형 당뇨병, 파킨슨병 등의 위험을 낮추는 효과를 일관되게 보여줍니다. 하지만 카페인 분해 능력 같은 유전적 차이나,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비여과 방식 등은 변수가 될 수 있습니다. |
| ⓒ pixabay.com |
이러한 다양한 변수들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발표된 수많은 연구 결과들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보면 비교적 일관되게 나타나는 커피의 건강상 이점들이 존재합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심혈관 질환과 사망률에 대한 인식 변화가 대표적인 예로 꼽힙니다. 과거에는 커피가 심장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으나, 최근의 대규모 역학 연구들은 하루 3~5잔 정도의 커피를 섭취하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전체 사망률 및 심혈관 질환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인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² 이러한 경향은 커피에 풍부하게 포함된 항산화 성분이 체내 염증을 줄이고 혈관 기능을 개선하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됩니다.
아울러 제2형 당뇨병과 관련해서도 커피는 비교적 일관된 긍정적 효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커피 섭취량이 하루 한 잔씩 증가할 때마다 제2형 당뇨병의 발병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감소하는 경향이 확인되었습니다. 이러한 효과는 디카페인 커피에서도 일부 관찰³되었으며, 이는 카페인 외에 커피에 포함된 다른 생리활성 물질들이 인슐린 감수성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또한 커피는 신경퇴행성 질환 예방과 관련해서도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여러 관찰 연구에서는 꾸준한 커피 섭취가 파킨슨병의 발병 위험을 약 25% 정도 낮추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보고하였습니다.⁴ 이는 카페인이 뇌 내 특정 수용체를 차단함으로써 신경세포를 보호하는 데 기여했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
|
| ▲ 커피의 이점을 제대로 누리려면 하루 400mg 미만으로 양을 조절하고, 설탕이나 시럽 등 첨가물을 빼는 것이 기본입니다. 더불어 심혈관 건강을 위해 종이 필터를 사용하고, 숙면을 위해 늦은 오후에는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
| ⓒ pixabay.com |
이상의 과학적 근거들을 종합해 보면, 커피를 보다 현명하고 건강하게 즐기기 위해 몇 가지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몸 상태에 맞춰 하루 섭취량을 조절하는 일입니다. 대부분의 보건 기관에서는 건강한 성인의 경우 하루 카페인 섭취량을 400mg 이하, 즉 일반적인 커피 3~5잔 이내로 권장하고 있습니다. 다만 카페인에 대한 민감도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으므로, 자신의 몸이 보내는 신호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심혈관 건강이 우려되는 경우라면, 종이 필터를 사용하는 드립 커피를 선택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수 있습니다. 커피 본연의 이점을 최대한 누리기 위해서는 설탕이나 시럽과 같은 첨가물을 피하고, 가능한 한 첨가물 없이 마시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겠습니다. 아울러 숙면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어도 취침 6시간 전에는 커피 섭취를 마치는 등 섭취 시간을 조절하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특히 임신 중이거나 수유 중인 분들, 또는 특정 질환을 가지고 계신 분들은 커피 섭취에 더욱 신중하게 접근하셔야 하며, 전문 의료진과 상담을 통해 적절한 섭취 여부를 결정하시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처럼 커피에 대해 올바르게 이해하고,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게 적절히 즐긴다면, 커피는 우리 삶의 활력을 더해주는 건강한 습관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입니다.
참고자료
1. Mahdavi S, Manson JE, Chiuve SE, et al. Caffeinated coffee consumption and likelihood of healthy aging among middle-aged women: Results from the Nurses' Health Study. NUTRITION 2025; 2025 Jun 2; Orlando, FL. American Society for Nutrition.
2. Poole R, Kennedy OJ, Roderick P, et al. Coffee consumption and health: umbrella review of meta-analyses of multiple health outcomes. BMJ. 2017;359:j5024.
3. Ding M, Bhupathiraju SN, Chen M, et al. Caffeinated and decaffeinated coffee consumption and risk of type 2 diabetes: a systematic review and a dose-response meta-analysis. Diabetes Care. 2014;37(2):569-86.
4. Qi H, Li S. Dose-response meta-analysis on coffee, tea and caffeine consumption with risk of Parkinson's disease. Geriatr Gerontol Int. 2014;14(2):430-9.
5. Grgic J, Grgic I, Pickering C, et al. Wake up and smell the coffee: caffeine supplementation and exercise performance-an umbrella review of 21 published meta-analyses. Br J Sports Med. 2020;54(11):681-8.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얼마나 국민들이 존경했으면... 무소속 의원들이 밀어준 82세 대선 후보
- 이준석에 '은장도' 선물한 윤석열의 술 친구
- '골드바' 이어 '공짜 해외여행'에 50억 원?...어느 농협조합장의 공약 이행
- 이 대통령, 정무수석 우상호·홍보소통수석 이규연·민정수석 오광수 임명
- 해양풍력단지 예정 추자도 바다에 상괭이들이 살고 있어요
- '청렴'이라는 두 글자를 붙들고 살았던 참 선비
- 색소폰, 텃밭, 수영... 하루 루틴 지키는 70세 엄마의 속내
- 김충현 노동자 빈소 찾은 우원식 "7년 전에 해결했어야 하는데... 죄송하고 죄송"
- 여야, 허니문 없이 '형소법 개정안' 정면충돌
- 한남동 대통령 관저의 정자, 그리고 강아지 수영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