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어디에도 없는 꿈의 뮤지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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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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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엄 산 입구 |
| ⓒ 뮤지엄 산 |
입구에서 끝까지 총 700미터에 달하는 뮤지엄 산은 한국인이 꼭 가봐야 할 한국 관광 100선'에 선정되었고, 영국경제신문 파이낸셜 타임즈(Financial Times)는 '어디에도 없는 꿈의 뮤지엄'이라고 극찬했으며 싱가포르 The Artling은 '죽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아시아의 뮤지엄'으로 꼽을 만큼 국내외적으로 널리 알려진 곳이다.
한솔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뮤지엄 산은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설계한 곳으로, 그조차 미술관을 의뢰 받고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 때 과연 이 외진 곳에 누가 올까를 고민했단다. 세계에서 하나밖에 없는 곳, 유일한 곳이라면 기꺼이 사람들이 모이지 않을까 하는 고민에서 탄생한 곳이 바로 뮤지엄 산이다. 그러니 먼저 건축에 관한 이야기를 안 할 수 없다.
세계적인 건축가 안도 다다오의 설계
구불거리는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갑자기 어디서도 본적 없는 원형의 주차장이 나타난다. 둥근 성곽 모양의 벽이 높은 주차장은 외부로부터의 시선을 완벽히 차단함으로 오롯이 이 공간에 집중하도록 한다. 또 주차장엔 주차선을 대신할 나무가 규칙적으로 심겨 있다. 그러니까 아스팔트 위 네모난 주차선 안에 주차하는 것이 아니라 나무 사이사이에 차를 세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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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람자가 '청춘'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 ⓒ 문하연 |
안도 다다오의 작품은 앞을 예측할 수 없게 코너를 돌거나 벽을 통과하는 등 진입 시퀀스가 복잡한데, 이렇게 하면 관람자는 실제 공간보다 훨씬 크고 다채롭게 인식하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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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뮤지엄 산 본관 입구 |
| ⓒ 문하연 |
뮤지엄 산은 종이 박물관과 미술관이 있는 본관, 명상관, 세 개의 가든(플라워 가든, 워터가든, 스톤 가든), 제임스 터렐관으로 나뉘어져 있다. 먼저 종이 박물관에서는 종이 발견 이전 기록 매체로 사용했던 파피루스와 종이로 만든 다양한 작품을 만나볼 수 있다.
내가 방문했을 때 미술관에서는 국내 화가 장욱진, 이우환, 최종태 등 11명의 작품(소장 작품)이 전시된 '모든 것이 변한다'가 열렸는데 6월 1일로 종료되었다. 다. 전시 교체 기간 동안인 19일까지는 미술관 관람이 제한되니 참고하면 좋겠다. 한편, 명상관에서는 '나를 찾아가는 여행'이라는 주제로 명상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진행 중이다.
경건한 마음이 절로... 왜 만들었을까?
마지막으로 소개할 곳이 뮤지엄 산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는 '제임스 터렐' 관이다. 국내 유일하게 제임스 터랠관을 보유하고 있는 이곳에서는 빛의 마법사로 불리는 제임스 터렐(1943~)의 놀라운 설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데, 대체 어떤 작품이길래 빛의 마법사라고 하는지 일단 그의 작품을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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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카이 스페이스 |
| ⓒ 뮤지엄산 |
그는 미국 출신의 설치미술가로 정신적인 수련과 침묵을 중요시하는 퀘이커교를 믿는 부모님 아래 엄격한 교육을 받고 자랐다. 퀘이커교는 사람마다 내면의 빛이 있다고 믿고 이를 통해 선(善)을 이루고자 한 개신교의 한 종파다(1947년, 퀘이커교의 봉사단체는 종교 단체로는 최초 노벨평화상을 받기도 했다).
그는 어린 시절 할머니의 손을 잡고 퀘이커 교인들이 모인 회의 장소에 가곤 했는데, 어느 날 그가 할머니에게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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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라이즌 룸 |
| ⓒ 뮤지엄 산 |
그렇다면 내 안의 빛이란 무엇일까? 그의 작품을 둘러보는 내내 난 의문했다. 마침내 그의 작품을 끝까지 둘러보고 나서 내가 내린 결론은(다양한 해석이 있을 수 있으니, 정답은 없다) 내 안의 빛을 찾는 것은 본질적인 나를 찾는 것이다. 즉, '내 안의 빛=본질의 나'로 불교에서 본질의 나를 찾는 질문인 '이 뭐꼬?'와 같은 맥락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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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츠펠트(완전한 영역) |
| ⓒ 뮤지엄 산 |
빛이 변하면서 뿌연 안개 같은 빛이 나를 감싸고 한 치 앞이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땐, 나도 모르게 공포심이 인다. 손을 내저어 앞에 뭐가 있는지 확인하고, 조심조심 발을 더듬어 앞으로 나아가도 되는지 알아내기 위해 온몸의 감각을 곤두세운다. 그러다 안개가 걷히듯 식별이 가능한 빛으로 바뀌면 공포는 안도로 바뀌는데, 우스운 건 앞에서 말했다시피 착시 효과로 인해 보이는 게 다가 아니라는 데 있다. 제대로 보지도 못하면서 보인다고 안도하는 마음이라니. 이 작품의 제목처럼 어리석은 마음을 볼 수 있는 '완전한 영역'이었다.
제임스 터럴관은 30분 간격으로 입장이 가능하고 예약 시간에 관람자들이 한꺼번에 들어가서 감상하고 나오는 시스템이다. 그러니 사람이 붐비는 주말엔 예약이 필수다.
미술관은 미술 작품을 보러 간다. 하지만 뮤지엄 산은 미술 작품을 따로 보지 않더라도 그 공간 자체가 주는 예술적 충만감이 매우 크다. 긴 산책로를 걷다가 물로 둘러싸인 산꼭대기 카페에 앉아 산 아래를 굽어보며 차를 한잔 마시면 지치고 부대꼈던 마음에 새살이 돋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입장료가 다소 비싸긴 한데, 평생 한 번은 가볼 만하고 공간을 다 체험하고 나면 돈이 아깝지는 않다.
덧붙여 봄·여름·가을·겨울, 사계절 다 가본 입장에서 방문하기 가장 좋은 시점은 이 글을 읽는 바로 지금이다. 여름휴가, 가을 단풍, 눈 덮인 겨울을 기다리다가는 영영 못 갈 수도 있다. 우리가 매번 그런 이유로 어딘가 떠나지 못했던 것처럼.
덧붙이는 글 | - 이 글은 뮤지엄 산 홈페이지 전시 해설을 참고 해서 작성했습니다. 이 기사는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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