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서 40% 넘긴 이 대통령... 내년 지선까지 분위기 이어질까?

임병도 2025. 6. 7.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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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민주당 후보 최초로 부산에서 40% 돌파 ... 하지만 두 자릿수 패배 비관론도

[임병도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지난 1일 부산 동구 부산역 광장에서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재명 대통령은 6·3 대선에서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역대 최다 득표수를 얻는 등 다양한 기록을 남겼습니다. 그중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기록은 민주당 후보로 부산에서 40.1%를 득표한 것입니다.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들의 부산 지역 득표율을 보면 단 한 명도 40%를 넘지 못했습니다. 15대 대선에서 김대중 대통령은 15.28%를 득표했고, 부산 출신 노무현 대통령도 16대 대선에서 29.85%에 그쳤습니다. 17대 대선에서 정동영 후보는 13.45%에 불과했습니다.

부산 출신 문재인 대통령이 18대 대선에서 39.87%로 40%에 근접했지만 넘지 못했고, 19대 대선에서 오히려 38.71%로 감소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20대 대선에선 38.15%를 21대 대선에선 40.1%를 득표하면서 부산 지역 최초로 40%를 넘긴 민주당 후보가 됐습니다.

보수와 진보의 경계선이었던 40%

부산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이지만 보수 강세 지역 중 하나입니다. 민주당이 총선과 지방선거, 대선 등 선거 때마다 계속 노력은 했지만 그 성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지난 총선에선 국민의힘이 18석 중 17석을 차지하면서 민주당이 참패했습니다.

지역에선 보수 정당을 이기려면 마의 60% 벽을 깨고 민주당이 최소 40%를 득표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래서 이번 대선에서도 민주당의 목표는 40% 득표였습니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부산총괄선대위원장도 대선 본투표일 전인 6월 2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저희가 40%를 받은 적이 없는데 조금 지난번 하고는 다르지 않을까 이런 조심스러운 기대를 하고 있다"면서 "이번에는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가 보인 자세와 태도 또 공약이라든지 이런 것들이 진정성과 공약의 체감도가 굉장히 높다"고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일각에선 이재명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된다고 해도 부산 지역 득표율이 40%를 넘길지에 대해선 반신반의했지만, 결국 40.1%를 득표했습니다.

이 대통령이 부산에서 40%를 득표한 배경에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에 수도권 10번 다음으로 5번이나 PK 지역을 찾았다는 점, ▲해양수산부 부산 이전 ▲해사전문법원 부산 설치 ▲ HMM 부산 이전 ▲동남투자은행 설립 ▲ 부산 울산 거제도로 이어지는 조선벨트 부흥 공약이 부산 민심을 움직였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역대 대선 민주당 후보의 부산지역 득표율
ⓒ 임병도
내년 지방선거까지 승리할 수 있을까?

이재명 대통령이 40.1%로 당선되자 지역 정가에선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돌풍이 부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여론조사의 압도적인 지지율 결과와 달리 김문수 후보가 이재명 대통령을 11.25%포인트 차이로 이겼다며 비관론도 나옵니다.

민주당은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압승을 한 바 있습니다. 당시 오거돈 후보가 부산시장에 당선됐고, 기초단체장 16명 중 13명을, 부산시 의회 47석 중 41석을 민주당이 차지했습니다.

그러나 민주당의 승리는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불과 4년 뒤인 2022년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부산 기초단체장 16곳을 싹쓸이했습니다. 부산시의회도 47석 중 45석을 국민의힘이 차지했습니다. 당시 민주당 소속 현역 기초자치단체장들은 모두 재선에 실패했습니다.

당시 민주당 참패의 원인으로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범죄 사퇴로 인한 보궐선거 패배와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실패 등이 꼽힙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원인은 그해 대선에서의 윤석열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의 당선입니다.

2018년 지선에서 민주당이 승리한 배경에도 2017년 대선에서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의 인기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이렇듯 지방선거 승리는 대선과 밀접한 관계가 있습니다. 부산 지역 민주당 지지자들이 이재명 대통령의 당선을 기뻐하며 내년 지방선거에 장밋빛 희망을 품는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하지만, 지역 정가의 속사정을 보면 쉽지는 않아 보입니다. 우선, 과거 친노, 친문 인사가 중심이었던 부산 지역 민주당이 친명으로 자연스럽게 교체될 수 있을지가 문제입니다. 이 과정에서 갈등과 충돌이 발생하면 지리멸렬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현재 부산 지역 민주당 인사를 보면 모두들 자칭타칭 친명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누가 주도권을 가질지도 관심사입니다.

민주당을 지지하는 부산 시민들은 2018년처럼 대선 승리가 지선 압승으로 이어지길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쇄신'과 '변화', '자생력'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부산에서 매번 패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잠깐이지만 압승도 했습니다. 그러나 꾸준히 승리하기 위한 초석이 다져졌는지를 묻는다면 아직은 '예'라고 말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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