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개혁 수사권만 똑 떼내면 완성? 말처럼 쉽지 않은 이유

이재명 대통령은 경기도지사에 취임한 직후인 2018년부터 대통령 취임 직전까지 약 7년간 각종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와 재판을 끊임없이 받아왔다. 그 과정에서 “검찰이 없는 죄도 만들고 있는 죄도 덮으면서 사적 이익을 위해 검찰권을 남용한다”“검찰이 쓰면 죄의 증거가 된다” 등 검찰 수사권 남용 문제를 지속적으로 비판했다. 지난달 23일 문재인 전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도 “윤석열 정부 3년간 검찰권 남용이 사회의 혐오와 적대감을 키우는 데 매우 큰 역할을 했다”고 직격했다.

검찰을 향한 이 대통령의 불신은 대선 공약에 고스란히 담겼다. '검찰개혁 완성'을 공약으로 내걸며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겠다고 약속하면서다. 이 공약은 검찰의 수사권을 박탈해 공소 제기·유지를 전담하는 공소청으로 전환하고, 중대범죄수사처(가칭) 등 별도의 수사 전담 기구를 신설하는 내용이다. 얼핏 검찰의 기능 중 수사권을 떼어내 별도의 기구로 이관하면 되는 단순한 작업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인력 조정부터 법 개정, 개헌까지 난제에 가까운 복잡다난한 과정을 거쳐야 한다.
'독점적 영장청구권' 규정한 헌법 개정해야

다만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기 위해선 검찰청법·형사소송법을 개정해야 하고, 궁극적으론 개헌이 필요하다. 강제수사의 토대가 되는 영장청구권은 헌법(제12조3항 등)에 규정된 검사의 독점적 권한이기 때문이다.
법 개정의 경우 국회 180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의 의지만으로 추진할 수 있지만 개헌은 다르다. 개헌을 위한 의결 정족수는 200석으로 국민의힘 등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수사지휘권 폐지 일선 수사현장 혼란 가중

수도권 검찰청의 한 부장검사는 “기소 여부를 판단하기엔 수사가 미진할 경우 직접적인 수사지휘가 아닌 보완수사만을 요구할 수 있어 기본적으로 수사 지체가 불가피한 구조”라며 “특히 보완수사를 요구하며 사건을 돌려보냈는데, 담당 경찰이 인사이동으로 다른 부서에 가 있는 등의 문제로 사건 자체가 증발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경찰·공수처·중수처(중대범죄수사처) 등으로 수사기관 다원화된다면 수사지휘권과 보완수사 문제에 대한 해법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검찰의 수사 가능성을 원천 배제하는 차원에서 보완수사 요구권까지도 폐지하겠다는 입장도 나오지만, 부작용을 고려해 수사지휘권 관련해서는 다시 논의가 이뤄질 여지도 있다.
수사권 없는 검찰 수사관 6000여명 운명은

이들 중 상당수는 법 개정으로 본래 직위를 상실하고 타 기관으로 넘어가는 데 대한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수사와 기소 분리의 핵심 뇌관은 검사들의 반발이 아닌 수사관 설득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검찰 수사관을 중수청 등으로 배치해 경찰 수사관과 통합할 경우 직급체계 업무 분할 등이 세밀하게 이뤄져야 불만 잠재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관 관계자는 “수사, 행정 등 수사관 각자의 성향과 경력에 따른 전문 분야가 있다”며 “사전 수요조사를 통해 희망 근무지로 갈 수 있도록 재편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보름 기자 kim.boreum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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