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달장애 여성의 산부인과 가는 길… ‘말문이 막히기 전’ 준비할 것들 [조금 느린 세계]

하지만 중증 여성 질환을 예방하려면, 예외 없이 모든 여성은 산부인과를 정기적으로 가야 한다. 발달장애인 여성이 산부인과로 향하는 길에서 겪는 가장 큰 난관은 '소통'이었다. 더 나은 진료를 위해, 산부인과 방문 전 준비하면 좋을 것들을 소개한다.
◇발달장애인 여성 질환에 취약… 정기 검진받아야
장애인을 진료하는 산부인과 의사들 모두 입 모아 발달장애인은 산부인과 질환에 더 취약하다고 봤다. ▲성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가 부족하고 ▲본인이 말하지 않으면 보호자도 알기 어려운 출혈·분비물 변화 등의 증상을 인지하지 못할 수 있고 ▲구체적으로 증상을 표현하지 못할 수 있고 ▲생리용품 사용 등에서 위생 관리 부족으로 감염 위험이 있을 수 있고 ▲일부 정신과 약물이 호르몬 불균형을 일으키거나 생리 주기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성폭력이나 성적 착취에 노출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다.
여성 질환을 예방하거나 조기에 진단하려면 산부인과 '방문'이 전제돼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여성 중 약 4.4%가 장애인인데, 이들의 산부인과 이용률은 2.2%에 불과하다. 이 탓에 여성 질환 유병률도 더 높은 편이다. 먼저 발달장애 청소년 여성의 23%가 불규칙 출혈을 경험한다. 지적장애가 있는 청소년 중 월경으로 인한 결석률이 40.5%로, 일반 청소년(8%)보다 다섯 배 이상 높을 정도로 월경과 관련된 어려움을 흔하게 겪는다. 이 외에도 자궁근종 등 양성 종양, 질염 등 감염성 질환, 성 매개 감염 질환, 여성 암 등과 관련해 치료가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적어도 1년에 한 번 산부인과를 방문해 초음파 검사를 포함한 전반적인 산부인과 건강검진을 받는 게 좋다. 기저귀나 생리대를 오랜 시간 사용하는 등 위생 관리가 어렵다면 더 자주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월경 주기, 양, 통증 이상 등 증상이 있거나, 성적 활동 가능성이 있거나, 가족력이 있다면 상황에 따라 전문의와 상담 후 주기를 정해야 한다. 만 20세 이상 여성이라면 2년에 한 번 자궁경부암 검진 받기를 권장한다. 무엇보다 월경 주기를 잘 기록하도록 교육해야 한다.
일반 병의원에서 검진이 어렵다면, 장애친화 산부인과를 찾을 수 있다. 장애친화 산부인과는 지체장애인을 포함한 여성장애인이 임신·출산을 할 때 불편 없이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시설·장비를 갖춘 곳으로, 지난 2021년부터 전국에 총 10개소가 지정돼 운영되고 있다. 발달장애인만을 위해 지정된 곳은 아니지만, 해당 산부인과에서는 발달장애인과 소통해 본 경험이 있는 의료진에게 여유로운 진료 시간을 확보해 넓은 공간에서 진료받을 수 있다. 기관마다 서비스가 다를 순 있다. 10개소로는 서울대병원, 이대목동병원, 성애병원, 인제대 부산백병원, 전남대병원, 울산대병원, 국민건강보험공단 일산병원, 건국대 충주병원, 예수병원, 차의과대 구미차병원 등이 있다.
-사전 협의를 통해 긴 진료 시간 확보나 대기 시간 단축 가능 여부 확인하기
-장애 유형, 중증도, 진료 목적을 사전에 미리 병원에 전달하기
-월경 주기 기록 챙기기
-자궁, 질, 월경, 소변, 월경통, 초음파 등 산부인과 진료에서 사용될 단어를 보호자가 발달장애 자녀에게 미리 설명하기
-환자와 보호자만 이해하는 표현 방법(동작, 특정 표현법, 그림 카드 등)을 의료진에게 미리 알려주기
무엇보다, 발달장애인 본인에게 의료경험이 낯설지 않도록 쉬운 언어, 시각자료, 그림 등을 활용한 성교육이 체계적으로 개발돼야 한다.
도움말=이경주 국립재활원 여성재활과 과장, 김영주 이대목동병원 장애친화산부인과 교수, 김영남 부산백병원 장애친화산부인과 교수, 임현주 부산백병원 장애친화산부인과 코디네이터(간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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