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정부, 통상역량 시험대…'줄라이 패키지' 관세 해법 주목

세종=강나훔 2025. 6. 5.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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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합참 전투통제실 방문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을 방문해 김명수 합참의장 등 군 지휘부로부터 군사대비태세 보고를 받은 뒤 발언하고 있다. 2025.6.4 [국방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hihong@yna.co.kr(끝)<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정권 교체 이후 새 정부가 가장 먼저 마주한 통상 분야 과제는 미국과의 '줄라이 패키지' 협상이다. 특히 미국이 한국산 철강·알루미늄에 대해 관세율을 25%에서 50%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하면서, 새 정부의 대응 전략과 협상 기조가 시험대에 올랐다.

5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현재 미국 측과 실무 협의를 이어가며 협상 상황을 정리 중이며, 이르면 이번 주 중 대통령실에 관련 내용을 보고하고 새 정부의 지침을 받을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협상의 큰 틀은 유지하되, 정권 교체에 따라 새로운 지침이 필요하다"며 "미국의 조치가 실질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는 만큼, 우선순위를 재정비해 대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대통령실 내 통상 정책을 총괄할 인물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산업부는 현재 통상 정책을 대통령에게 직보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실무 보고 라인과 정책 조율 창구가 불투명한 상태다. 이 관계자는 "대통령실 내에서 누가 통상을 맡는지조차 명확하지 않다"며 "경제수석실 산하에서 통상 전담 비서관직을 신설할지, 기존 라인을 유지할지조차 정해지지 않아 아직 경과보고를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가장 시급한 현안은 미국의 철강·알루미늄 관세 인상 조치다. 미국 상무부는 지난달 한국산 철강과 알루미늄 제품에 대해 232조를 근거로 관세율을 기존 25%에서 50%로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는 트럼프 2기 정부의 보호무역 기조를 본격화하는 첫 조치로 해석되며, 한국 철강 업계는 물론 정부에도 적지 않은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산업부는 이 사안이 이미 줄라이 패키지 협상 의제에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줄라이 패키지는 한미 양국이 관세, 비관세, 경제안보, 디지털통상 등 6개 분야를 묶어 종합적으로 조율 중인 협상 프레임으로, 오는 7월을 목표로 실무·고위급 협의를 병행 중이다. 이 관계자는 "기존 협상에서 우리는 미국의 232조, 상호관세 등 트럼프 정부의 모든 관세 조치에 대해 철폐 또는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며 "철강·알루미늄 관세도 같은 맥락에서 다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미국은 기존 관세 철폐를 전제로 한국 측에 구체적인 양보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다른 정부 관계자는 "미국 측의 요구는 명확하지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여지는 제한적"이라며 "관세 철폐의 대가로 미국이 요구하는 조건들을 수용할 수 있을지 각 부처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현재 협상 채널은 실무선에서 유지되고 있다. 산업부 통상정책국장을 중심으로 유선 및 화상 협의가 수시로 이뤄지고 있으며, 주미 대사관을 통한 입장 전달과 정보 교환도 지속되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장성길 통상정책국장이 워싱턴과 직접 소통하고 있고, 필요시 주미 공관에서도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며 "기본적인 접촉은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안덕근 산업부 장관이 지난달 시사했던 6월 고위급 회의는 정권 교체 여파로 일정과 참석자 모두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당시에는 고위급 협의 일정을 6월 중순으로 조율했지만, 지금은 회의체를 누구 주도로, 어떤 급에서 열 수 있을지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정부 조직 개편 가능성도 협상 환경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새 정부는 기후에너지부 신설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산업부 내 일부 기능과 인력의 이관이 거론되고 있다. 이 관계자는 "조직 개편이 발표되면 인사이동은 즉시 동결되고, 기존 부처 인력이 그대로 이관되는 방식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통상 업무에는 당장 직접 영향은 없지만, 에너지·기후 연계 이슈가 걸린 사안에서는 협업 체계에 변화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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