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를 '형'이라고 부르는, "전쟁 언제 끝나?" 묻는 할아버지
[김용찬 기자]
전쟁은 한 사회의 모든 일상적 삶을 불가능하게 만들 정도로 가공할 폭력의 형식으로 나타나고, 그 속에 살고 있는 개인의 삶도 철저히 파괴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더욱이 1950년에 일어난 한국전쟁은 남과 북으로 갈라진 민족의 대결을 심화시키고, 지금까지 그로 인한 분단의 아픔이 지속되고 있다. 남북 사이의 화해 기류가 형성되어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져, 이를 계기로 남북 교류가 진전될 수 있다는 기대가 피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남과 북이 서로를 대화 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상황이 이어지고, 북한과 미국 사이에도 교류가 꽉 막히면서 다시 긴장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도 남북의 교류를 반대하면서, 군사적 대결 국면을 지속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는 이들이 존재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남북의 평화적인 교류가 진전되기를 바라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우리 사회에 존재하는 북한에 대한 극단적인 인식이 해소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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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표지 |
| ⓒ 위즈덤하우스 |
그렇게 기억이 조금식 지워져가는 할아버지는 전쟁에 참전했던 15살 무렵의 강렬했던 시점에 멈추어 있다고 하겠다. 할아버지는 '유치원'으로 여기는 '병원'을 매일 다녀오면서, 소년병 시절의 아픈 기억을 떠올리시는 것이다. '나'를 비롯한 가족들은 그 당시 인물들로 각자의 역할을 맡아, 할아버지를 위로하기에 힘쓴다.
깜깜한 걸 무서워 해서 불을 켜놓아야 잠을 잘 수 있고, 시끄러운 소리나 심지어 장구채를 보고도 총으로 착각하는 할아버지의 기억은 전쟁에 대한 참혹한 면모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만큼 할아버지에겐 전쟁 당시의 상황들이 선명하고 공포스럽게 기억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이해된다.
손자에게 '형'이라 부르면서 전쟁이 언제 끝날 것인가를 묻고, 전쟁 중에 어쩔 수 없이 사람을 죽였던 기억으로 괴로워하는 모습에서 가족들은 할아버지가 겪었던 전쟁의 참혹함을 떠올리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기에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며 괴로워하는 할아버지를 지켜보면서, 가족들은 한마음으로 할아버지를 위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할아버지는 15살의 어린 나이에 학도병으로 전쟁에 참전을 하여, 피난을 가던 사람들과 마주쳤던 과거를 떠올리기도 한다. 그렇게 힘겨웠던 과거를 떠올리며 괴로워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때로는 며느리가 할아버지의 '엄마'의 역할로 따뜻하게 안아주기도 한다.
종이가 있으면 그저 보이는 대로 그림을 그리고, 때로는 전쟁터에서 그랬듯이 할아버지는 어머니에게 자신의 마음을 담아 편지를 쓰는 모습도 보인다. 그렇게 '나'와 가족들은 소년병으로 전쟁에 참여했던 할아버지의 기억에 기꺼이 동참하여, 그 시절의 아픔을 함께 나누고 있다고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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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많은 이에게 상처로 짙게 드리워져 있는 한국전쟁.(자료사진) |
| ⓒ stijnswinnen on Unsplash |
여전히 남과 북은 서로 다른 체제에서 살고 있지만, 평화통일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 같다. 이 책의 할아버지처럼 전쟁의 참혹한 기억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남과 북이 서로 대립하기보다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평화의 길로 한 걸음 더 다가설 수 있기를 간절히 기대한다.
덧붙이는 글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 (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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