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표도 소홀히 하지 않는다" 진주 개표소의 철저한 검표 현장
정병진 2025. 6. 4. 20:00
작년 22대 총선부터 모든 투표지 전량 수작업 검표… 유ㆍ무효 판단은 여전히 '사람의 몫'
[정병진 기자]
지난 3일에 치른 제21대 대통령선거 개표소 중에 경남 진주 개표소에 가서 참관했다. 개표 과정은 마지막 한 표까지도 정확하게 처리해야 하기에, '검표' 절차는 매우 꼼꼼하게 짜여 있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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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 진주 개표소 21대 대선 경남 진주 개표소 현장 |
| ⓒ 정병진 |
개표 절차에서 유효표와 무효표를 가려내는 1차 단계는 '투표지분류기운영부'다. 이곳에서는 '개함부'에서 정리해 넘긴 모든 투표지를 투표지분류기를 사용해 후보자별로 자동 분류한다. 이 과정에서 분류기가 판단하기 애매한 표나 무효표는 '재확인대상 투표지(미분류표)' 포트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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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표지분류기운영부 21대 대선 경남 진주 개표소의 한 투표지분류기운영부의 분류 작업 |
| ⓒ 정병진 |
이처럼 1차로 걸러진 투표지는 심사집계부로 이동하여 2차 검표 절차를 밟는다. 2022년까지는 심사집계부에서 재확인대상투표지만 한 장씩 넘기며 검표했지만, 개표 부정 우려 등 문제 제기가 꾸준히 이어지자,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모든 투표지를 심사집계부에서 전량 수작업 검표하도록 방침을 바꾸었다. 현재는 이를 실제 개표 과정에 적용 중이다.
2023년에 도입된 신형 투표지분류기는 분당 최대 350매(후보자 6인 기준)를 처리하며, 운영체제는 Windows 11 이상을 기반으로 한다. 기계가 매우 빠르게 투표지를 분류하기 때문에 개표사무원이나 참관인이 그 과정에서 '혼표'를 맨눈으로 찾아내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반면, 심사집계부에서는 개표사무원이 투표지를 한 장씩 넘기며 살피는 검표 작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섞인 표'나 '애매한 표'를 찾아낼 가능성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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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심사집계부의 검표 작업 한 심사집계부의 수작업 검표 작업 |
| ⓒ 정병진 |
심사집계 과정에서는 종종 특이한 형태의 투표지도 발견된다. 예를 들어, 자신의 볼펜으로 온갖 낙서를 한 표, 모든 후보자의 기표란에 기표한 표, 특정 후보자를 훼손한 표, 기표란이 아닌 공간에 기표한 표 등은 대부분 무효표로 처리된다. 반면 인주가 번졌지만 정규 기표용구로 기표된 표, 후보자 이름에 기표한 표, 투표관리관의 직인이 누락된 표 등은 선관위의 기준에 따라 유효표로 인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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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효 처리된 투표지 심한 낙서로 무효 처리된 투표 |
| ⓒ 정병진 |
문제는 선관위의 유․무효 투표 예시에 포함되지 않는 애매한 투표지도 존재한다는 점이다. 실제 진주 개표소에서는 이러한 애매한 투표지들이 일부 발견되었다. 심사집계부는 해당 투표지를 '무효표' 또는 '유효표'로 나누어 재확인대상투표지 다발에 밴딩해 위원검열석으로 넘긴다. 그러면 위원들은 이 표들을 다시 검열하여 유․무효 판단이 적절했는지를 확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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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애매한 투표지 개표 과정에 나온 애매한 투표지. 선관위 위원장이 현장에서 위원회를 개최해 중지를 모아 유효표와 무효표를 구분하였다. |
| ⓒ 정병진 |
검열 과정에서 위원들 간 의견이 갈리는 경우, 위원장 주재로 위원회를 열고 다수결로 결정한다. 이번 개표에서는 애매한 투표지 네 장에 대해 위원들이 각각 두 장씩 유효표와 무효표로 의견을 모아 처리했다.
검열이 끝난 투표지 다발은 위원장석으로 넘어가고, 위원장은 다시 한 번 유․무효 여부를 검토한 뒤, 이상이 없으면 개표 결과를 공표하고 최종 득표수를 확정한다. 단 한 표라도 허투루 다루지 않으려는 노력, 그 치밀하고 꼼꼼한 검표 과정이 민주주의의 신뢰를 지탱하는 힘이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한 현장이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겨자씨신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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