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건강하게 사랑할 수 있도록"... 이제는 경계선지능인 성인권 논할 때
[느린IN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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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용현 장애와삶 교육연구소 소장이 경계선지능인 성인권을 주제로 발제하고 있다. |
| ⓒ 느린IN뉴스 |
이번 컨퍼런스는 서울시의 지원을 받아 여성장애인교육지원센터 역량강화 사업의 일환으로 열렸다. 기존 성인지교육의 한계와 효과를 검토하고 실질적인 성인지교육의 개선 방안을 모색하고자 마련됐다.
경계선지능인은 지능지수(IQ)가 71~84 사이로 지적장애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인지 기능의 저하로 사회적 보호가 필요한 이들을 일컫는다. 이날 발제에서는 경계선지능인의 성(性)을 둘러싼 다양한 권리의 지형을 살피고 사례를 통해 대안을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다.
발달장애의 성인권을 논하는 자리에서 경계선지능인까지 그 대상이 확대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이에 대해 장애여성네트워크 관계자는 "경계선지능인과 경증 발달장애인은 성 관련 사례에서 유사한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며 "이들에 대한 사회 적응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논의 대상을 확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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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용현 소장 발표자료 발췌. |
| ⓒ 장애와삶 교육연구소 |
성(性)은 사적인 영역이다. 친밀한 사적관계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는 사회성과 대인관계 기술이 전제돼야 한다. 경계선지능인의 경우, 지적기능의 미달과 함께 성장과정에서의 부정적 경험의 축적으로, 데이트나 연애같은 심화된 사적 관계로 관계를 발전시키기 어렵다. 한 소장은 "사적 관계를 맺기 위해서는 다양한 집단에 소속되고 또래 동료와 교류할 기회가 마련돼야 하는데, 이런 관계맺기에서 경계선지능인들은 의사소통 기술을 잘 발휘하지 못한다"며 "따라서 감정교류에도 애로사항이 생기고 이런 경험이 반복되다보면 사회성을 기를 기회가 없어 어려움이 누적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친밀한 관계맺기에 실패한 경험이 누적되면 당사자는 외로워지고, 대인관계를 맺는 것에 자신감을 잃을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그루밍 성폭력 등에 노출되기도 쉽다. 한 소장은 "경계선지능인이 학교나 친구들로부터 받은 상처는 스마트폰에 의한 가상공간에 집착하게 한다"며 "이는 SNS를 통한 조건만남, 성매매 등으로 이어져 성폭력의 매개체가 된다"며 이러한 양상이 대표적인 경계선지능 여성 성폭력 피해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경계선지능인이 성범죄의 피해자가 됐을 때, 어렵게 자신의 피해를 인식하고 법적 절차를 밟으려고 해도 경계선지능인이 지원받을 수 있는 안전망은 부재하다. 장애인복지법에 근거해 범죄 피해를 받은 장애인이 수사나 재판 과정에서 2차피해를 방지하도록 '진술조력인' 제도가 시행되고 있기는 하나, 경계선지능인의 경우 의사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될 여지가 적고 '경계선지능인'이라는 기준 또한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의사소통의 어려움을 증빙하기도 쉽지 않다.
누구나 친밀한 관계를 맺고 사랑을 나눌 권리가 있다. 경계선지능인이라고 이런 권리에서 배제될 수는 없다. 그러나 착취와 이용을 '사랑'이라고 인식하고 착각하는 것은 위험하다. "건강한 성인지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피해와 예방만을 강조하는 성교육을 지양하고, 전 생애주기에 걸쳐 긴 호흡으로 성인지 교육이 계속돼야 한다"고 한 소장은 제안했다. 이어 "'13.6%'라는 추정치의 한계를 직시하고 경계선지능인에 대한 현황과 실태 파악이 선행돼야 성인지 교육이 힘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장애여성네트워크는 오는 7월 26일 교수학습법을 주제로 컨퍼런스를 앞두고 있다. 이 자리에서도 경계선지능인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예정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느린IN뉴스에도 실립니다.(https://www.slowlearnernew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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