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49%라는 '벽'... 이재명 정권에서도, 우리는 싸워야 한다

김민수 2025. 6. 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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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집권은 막았지만, 심판은 끝나지 않았다...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남은 과제들

[김민수 기자]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이 열린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 국회사진기자단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대한민국은 가까스로 '내란 세력의 재집권'을 막아냈다. 헌정을 유린한 전직 대통령과 그 정치적 후계자들, 검찰 권력을 동원해 사법을 무기화하고, 언론과 국회를 무력화시키며 민주주의 질서를 무너뜨린 그 세력의 귀환은 결국 저지되었다.

그 점에서 이번 대선은 분명 국민의 승리다. 법치를 훼손하고 민주주의를 경시한 자들이 다시금 권력의 정점에 서는 일은 막아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마음은 여전히 무겁다. 그 '내란 세력'과의 완전한 단절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전히 41.15%(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득표율), 1439만 5639명의 유권자가 그들에게 표를 던졌다. 나아가 개혁신당이라는 우회적 보수 후보자까지 포함하면 보수 진영 전체의 득표율은 49.49%, 거의 절반에 육박한다(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득표율 8.34%).

헌법을 농락한 세력에게 여전히 많은 이들이 투표했다는 현실은 놀라움을 넘어 두려움을 안긴다. 세대와 성별을 갈라치기 하며, 구태의연한 정치 행태를 반복한 정당이 10%에 육박하는 지지를 얻었다는 사실 역시 납득하기 어렵다.

보수의 재결집이 노골화된 제 21대 대선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후보가 1일 오후 서울역 광장에서 유세를 하고 있다.
ⓒ 이희훈
이번 대선은 보수의 재결집이 분명히 드러난 선거였다. 이준석이 이끄는 개혁신당은 8.34%의 지지를 받았다. 형식적으로는 기존 보수에서 이탈한 듯 보이지만, 그 정치적 성향은 여전히 '우회적 보수'에 가깝다.

특히 20~30대 남성 유권자들의 압도적인 지지는 한국 사회의 새로운 보수화를 시사한다. 과거의 보수가 기득권, 안정, 반공 이념을 중심으로 형성됐다면, 오늘날의 젊은 보수는 다르다. 직설적이고, 공격적이며, 적대적인 방식으로 '기회'를 말한다. 혐오와 배제를 이념으로 정당화하는 언어가 거리낌 없이 쏟아진다. 이러한 정치 감각이 다음 세대를 대표하게 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어디로 흘러가게 될 것인가.

표심을 들여다 보면 한숨이 더 깊어진다. 대구·경북과 이른바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는 여전히 보수의 아성이다. 20대 대선보다 다소 개선된 흐름이 있었다고 하나, 이번 선거가 비상계엄과 내란을 심판하는 의미를 지녔는데도 이들 지역에서는 여전히 김문수가 우위를 점했다.

부자와 기득권층, 재산과 정보가 집중된 지역일수록 보수 후보에게 몰표가 집중되는 현상도 여전히 반복됐다. 그리고 나는 그 한가운데 살고 있다. 60대에, 강남 3구에 거주하며, 내가 일하는 일터 역시 국민의힘과 보수 후보들이 다수의 지지를 받은 지역에 있다. 웃으며 인사하고, 밥을 나누던 이웃들, 친교를 나누던 사람들 중 절반 이상이 여전히 윤석열을 옹호하고, 그의 후계자에게 표를 던졌다는 현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이번 대선은 단순한 정권 재창출을 넘어 '내란 세력에 대한 심판'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 선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세력은 여전히 41% 이상의 견고한 지지를 받고 있다.

보수 후보들의 득표율이 의미하는 바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4일 새벽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패배에 승복하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는 회견을 한 뒤 굳은 표정으로 당사를 떠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이 숫자가 의미하는 것은 단순한 정당의 득표율이 아니다. 그 숫자는 우리 사회의 도덕적 기준과 민주주의 감수성이 어디까지 추락했는지를 드러내는 지표다. 체념과 무관심 그리고 노골적인 이기심이 얼마나 팽배해졌는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이 숫자는 이재명 정부가 직면할 험난한 현실을 예고한다.

집권하자마자 모든 개혁은 거센 저항과 흔들림 속에서 시작될 수도 있다. 이재명 정권은 야당과의 대립, 적대적인 언론 환경, 기득권의 반발 속에서 민생을 안정시키고 국정을 바로 세워야 하는 과제 앞에 서 있다. 결코 쉬운 길이 아닐 것이다.

그럼에도 나는 이재명 정부가 무너진 국정을 다시 세우고, 권위주의 국면을 끝내며,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상식의 회복'을 이루어내길 간절히 바란다. 국민도 이제는 "정권이 바뀌었으니 지켜보자"는 말로 책임을 미룰 수 없다. 우리는 끝까지 감시하고, 때로는 응원하며, 그 길이 외롭지 않도록 함께해야 한다.

이재명 정권에 바란다

특히 이번 정부는 야당 시절 꾸준히 제기해 온 개혁 과제를 결코 포기해서는 안 된다. 검찰 개혁과 언론 개혁, 정치자금의 투명성 확보, 공영방송의 독립성 강화는 권력을 쥐었을 때 더욱 투명하고 정직하게 추진되어야 할 과제다.

또한 사회적 약자-장애인, 청년,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 이주민-를 위한 실질적인 정책은 구호에 그쳐선 안 된다. 소년공 출신의 대통령이기에 이들의 처지에 누구보다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이 행복한 나라야말로 건강한 나라다.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의지도 되살아나야 한다. 이명박 정권 이후 남북관계는 파행을 겪었고, 윤석열 정권은 남북 분열을 의도적으로 조장했다. 대립의 정치를 넘어, 대화와 신뢰 회복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본격화해야 한다.

또한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생태 환경을 파괴하는 무분별한 개발과 부동산 투기 구조를 근본적으로 개혁하려는 '생태적 정의'의 정치를 시작해야 한다. 지구는 우리가 정복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함께 살아야 할 동반자라는 인식의 전환이 절실하다.

시민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다
▲ 개표방송 보는 시민들 광장시민연합정치시민연대 주최로 3일 저녁 서울 종로구 서십자각에서 열린 광장대선공동시청에서 시민들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당선이 예상된다는 출구조사를 보고 있다.
ⓒ 이정민
이 모든 과제는 결코 혼자 힘으로는 이룰 수 없다. 그래서 시민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이제는 정치적 무관심이 아니라, 비판적 참여와 연대로 민주주의를 지켜야 할 때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41.45%, 더 나아가 49.49%라는 보수 득표율은 경계해야 할 벽이다. 그 벽이 건강한 상식과 민주주의 위에 세워졌다면 협력하고 대화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벽이 여전히 내란세력을 옹호하고, 극우 이데올로기로 국민을 분열시키려는 벽이라면, 우리는 기꺼이 맞서 싸워야 한다. 단호하게, 끝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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