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경호처 1선 경호 물렸다…"계엄 사태 연루 의구심"
이재명 대통령이 당분간 대통령실 경호처가 아닌 경찰로부터 근접 경호를 받기로 했다. 12·3 계엄 사태 연루 논란에 휩싸인 경호처 인원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보인다.

4일 대통령실과 경찰 등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이 대통령 측은 이날 오전 2시 15분쯤 계엄 사태 관련 경호처 인사검증에 의구심을 나타내며 “경호처의 인사 검증이 완료될 때까지 경찰 전담경호대를 유지하라”고 지시했다. 정부 관계자는 “경호 업무가 통상 1~3선으로 이뤄지는데 주력인 경호처 인력을 2선 또는 3선으로 뺀 것”이라며 “여기엔 경호처에 파견된 경찰과 군 인력까지 포함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대통령 근접 경호인 1선은 이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부터 경호를 맡아온 서울지방경찰청 소속 경찰 인원이 계속 맡게 됐다. 경찰도 이날 이 대통령 경호와 관련 언론 공지를 통해 “대선 후보시 운용되던 경찰전담경호대가 기존 경호활동을 유지하고 있다”며 “이외의 사항은 경호 보안과 관련된 사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점을 양해해달라”고 밝혔다.
경호처가 대통령 1선 경호에서 밀려난 것은 창설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경호처 소식통은 “경호처와 합동 근무를 하면서 최근접 경호에 필요한 사항을 전담경호대에 차질 없이 전달·공유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 측이 인사 검증을 문제삼은 건 계엄 사태에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는 경호처 인력을 사실상 걸러내려는 의도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경호처는 계엄 사태 이후 김성훈 전 경호차장의 지시를 받아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과정에서 저지에 나서는 등 윤 전 대통령의 친위대 역할을 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민주당 내에선 관련 행위가 사실상의 내란 가담에 해당한다는 시각도 적지 않다.
이와 관련, 이 대통령은 후보자 시절 내놓은 공약을 통해 경호처 ‘대수술’도 예고했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 공약에는 경호처장에 대해 국회 인사청문회를 도입하고 국정감사 출석을 의무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군과 경찰의 경호 지원 인력을 줄이는 동시에 경호처 내부 감사관에 외부인사를 임명하는 방안도 있다. 경호처의 정치적 중립과 민주적 통제를 강화하는 취지라는 게 민주당의 설명이었다.

다만 일각에선 경호처에 대한 대대적 사정 작업이 또 다른 논란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경호처 관계자는 “조직에 일종의 사상검증을 실시하겠다는 기류 아니냐는 내부적 불안감이 상당하다”며 “경호 대상자의 안전을 확보하라는 상부의 지시를 따른 걸 계엄 가담으로 볼 것인지에 대해서도 각기 다른 의견들이 많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근평·이유정 기자 lee.keunp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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