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부모에게 학대당한 아내, '마음의 병' 생긴 진짜 이유
[이준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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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은영리포트 결혼지옥 연극부부 |
| ⓒ MBC |
6월 2일 방송된 MBC <오은영리포트 결혼지옥>에서는 '행복을 위한 처절한 몸부림, 연극부부'편이 그려졌다.
유지환-전희정 부부는 결혼 10년차의 40대 부부였다. 사연을 신청한 아내는 "내가 어떻게 해야 이 가정이 온화하고 행복할까. 자신의 문제점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 출연했다"면서 "예전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바램을 전했다.
남편은 가족의 일상이 노출되는 부담감에 처음엔 출연을 반대했으나, 아내를 위하여 쉽지않은 결정을 내렸다고 고백했다. 부부는 상담을 시작하기도 전에 함께 눈시울을 붉히며 궁금증을 자아냈다.
부부의 일상이 영상으로 공개됐다. 남편은 PC방을 오랫동안 운영해왔으나 코로나19 펜데믹으로 직격탄을 맞으면서 적자로 막대한 경제적 손실을 입고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아내는 아이와 함께 있을 때는 한없이 밝고 활기찬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아이가 어린이집에 등원하고 집에 혼자 남게 되자, 아내는 돌변하여 무기력하고 불안한 모습을 드러냈다. 아내는 식사도 거르고 하루종일 침대에서 꼼짝하지 않고 누워서 시간을 보냈다. 집안은 아내가 충동구매로 쇼핑한 각종 택배와 물건들이 곳곳에 쌓여서 너저분했고, 아내는 발디딜 틈도 없는 상황에 답답해하면서도 차마 정리할 엄두를 내지 못하고 포기해버렸다.
한참 뒤에야 자리에서 일어난 아내가 가장 먼저 찾은 것은 바로 술이었다. 아내는 넋나간 표정으로 주방에 앉아 빈속에 술을 들이키고는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기 시작했다. 아내는 혼잣말로 "내가 어떻게 살아야겠는지 진짜 모르겠는데 아무도 안 알려줘"라며 서럽게 오열했다.
알고보니 아내는 현재 병원에서 우울증과 성인 ADHD 진단을 받고 '마음의 병'을 앓고 있었다. 그리고 남편은 아내의 병이 자신의 탓이라며 자책하고 있었다.
퇴근한 남편은 정리되지 않은 집안과 아내의 음주 사실을 알고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아내는 지인과 통화하느라 아이의 식사도 챙기지 못했고, 아이는 결국 저녁을 먹지 못하고 잠들었다. 아내는 남편이 차려놓은 식사도 마다하고 또다시 술을 찾았다.
아내는 자신의 행동에 화가 났다는 남편의 반응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는 자신의 입장에 대한 변명만 늘어놓았다. 아내는 "남편은 내 상태에 대한 질문이 없다. 무슨 이유 때문에 낮에 술마셨는지는 안 물어보고 항상 결론만 말한다"고 남편의 차가운 반응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았다. 부부는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답답해 하다가 대화를 중단해버렸다.
아내는 우울증이 걸리기 전에는 밝은 성격에 일과 육아를 병행하던 부지런한 워킹맘이었다. 하지만 불과 몇개월 사이에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고. 현재 아내는 우울증 치료를 받고 있는 와중에도 매일같이 술을 마셨다. 아내의 우울함이 커질수록 술에 대한 의존은 더 커지는 심각한 상황이었다.
오은영은 "아내가 중독에 취약하다"는 진단을 내렸다. 아내는 자신의 정신적-신체적 어려움을 무언가에 의존하여 해결하기 위하여 알코올과 쇼핑 중독에 깊이 빠져있었다. 그리고 오은영은 아내의 이러한 우울함과 불안감의 근원은 바로 성인 ADHD에서 비롯되었다고 진단했다.
오은영은 "아내는 주의력 기능에 문제가 있다. 그래서 구매조절과 정리정돈이 안되는 것이다. 무엇이 더 중요하고 덜 중요한 지에 대한 구별이 잘되지 않는다"면서 "아내는 상대의 기분을 파악하는 눈치만 예민하다. 상황을 빠르게 파악하고 해결하려는 눈치가 아니라, '남편이 나를 싫어하나'라며 불필요한 눈치만 많이 보니까 마음이 힘들고 대인관계에서 불안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아내의 상태가 더욱 심각해진 계기는 시댁과의 갈등이었다. 본래 시댁과의 관계가 좋았다는 아내는 "최근에 시댁으로부터 내쳐졌다는 기분이 든다"며 설움을 털어놓았다.
아내는 남편이 시댁과의 갈등에서 자신을 지켜주지 않았다고 서운함을 토로하며 "이혼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반면 남편은 아내와 싸우기 싫어서 문제가 생겨도 말을 아낀 것이라며 답답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남편은 아내의 이혼요구에 끝내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아내와 시댁 측은 사소한 오해와 시비로 인하여 감정의 골이 깊게 쌓인 상태였다. 아내는 시어머니의 병원 진료 문제로 시아주버니(남편의 큰 형님)과 통화를 하다가 "돈때문에 CT 안찍은 건가" "남편을 통해서 이야기하지 왜 직접 전화하시나"는 날카로운 말들을 듣고 자존심에 여러 번 상처를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또다른 일화에서는 아내가 명절에 딸과 함께 시댁을 찾았으나, 휴대폰 게임에만 빠진 시조카들이 아무도 딸을 챙겨주지 않아 울음을 터뜨리자 발끈하여 아이를 데리고 그대로 시댁을 나와버렸다.
아내는 나중에 후회했지만 시어머니는 "꼭 그랬어야했냐"며 서운함을 감추지 못했고 시댁 식구들과의 관계는 이미 돌이킬수 없는 상황에 이른 뒤였다.
패널들은 아내의 심경도 이해하지만, 큰 갈등으로 번질만한 문제는 아니었다는 의견을 밝혔다. 현재 아내는 시댁 측의 요구로 서로 관계가 단절된 상태였다.
오은영은 "시댁과의 갈등이 아내의 대인관계 문제와 연관성이 있다"고 분석하며 "당시 대화의 맥락과 정황을 살펴볼 때, 시아주버님의 입장에서는 그런 의미로 한 이야기가 아니었을 것이다. 생각의 차이로 인하여 아내는 큰 형님 내외와 사이가 틀어졌다. 아내는 내 입장만이 아니라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봐야할 문제"라고 설명했다.
남편은 아내의 생각과는 달리, 정작 시댁과의 갈등에서 아내의 편에 섰던 것으로 드러났다. 불편해하는 아내를 위하여 원가족과 등지는 길을 선택한 것이다. 표현에 서툰 남편은 말이 아닌 행동으로 아내의 편이 되어줬지만, 아내는 정작 남편이 말로서 자신을 향한 진심을 더 표현해주기를 바라고 있었다. 이에 오은영은 형제와 아내, 모두의 관계 개선을 위하여 남편의 더 적극적인 중재 역할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한편으로 오은영은 "아내에게는 인간관계에 대한 보편적인 경험이 없어보인다"라고 진단했다. 일상에서 많은 사람들이 아무 생각없이 넘어갈 수 있는 말이나 행동도, 아내는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면이 있었다. 대체 무엇이 아내의 마음을 그토록 예민하고 불안하게 만든 것일까.
아내에게는 불우한 가정사가 있었다. 아내는 어린 시절 여성편력이 심했던 아버지와 새어머니 밑에서 끔찍한 가정폭력과 학대를 당했다. 또한 아내는 친부모가 자신의 양육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는 모습을 면전에서 지켜보면서 또다시 깊은 상처를 받아야만 했다. 힘든 과거를 회상하던 아내는 눈물을 쏟아내고 말았다.
부모의 무책임은 아내에게 가족에 대한 결핍을 안겨줬다. 그런 아내 마음의 빈 자리를 대신 채워준 것이 바로 남편이었다. 아내는 남편과 결혼하고 아이도 생기면서 나만의 '새로운 가족'이 생긴데 기뻐했다. 그러나 현재는 우울증과 시댁과의 갈등 속에 아내의 행복은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오은영은 "아내는 착한 사람이다. 그리고 굉장히 가여운 사람"이라고 안타까워하며 "아내가 어린 시절에 겪은 일은 아내의 잘못이 아니다"라고 위로했다. 부모에게 버려진 상처로 인하여 아내의 내면에는 거절과 버려짐에 대한 두려움이 커졌다. 그래서 아내에게 결혼이란 "사랑받을수 있는 진짜 가족의 구성원이 되기위한 과정"이었다는게 오은영의 진단이었다.
부부를 위한 힐링리포트가 내려졌다. 오은영은 아내를 위하여 "아내는 일상에서 고쳐야할 게 많다. 집 정리도 해야하고, 특히 술은 앞으로 절대금지다. 지금부터 '준비'하고 '시작'하셔야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오은영은 부부에게 번갈아가며 "진심으로 이혼하고 싶은가?"라고 질문했다. 남편과 아내 모두 대답은 'NO'였다. 남편은 "아내를 사랑하니까"라고 이유를 밝혔다.
오은영은 "아내는 관계에서 상처받기 전에 먼저 관계를 끊어버리려는 성향이 있다. 또한 아내는 상대에게 버림받지 않을 것이라는 확인이 필요하다. 그래서 자꾸 이혼을 먼저 이야기하는 것"이라며 "언제나 상대에게 진심을 분명하게 말하시라. 그게 가장 좋은 정답"이라고 남편에게 간곡히 당부했다.
남편은 용기를 내어 먼저 아내의 손을 따뜻하게 잡고 마음을 표현했다. 부부는 서로에게 "사랑해"라며 못다한 진심을 전했다. 앞으로 부부는 함께 노력하며 서로에게 힘이 되어줄 것을 다짐했다. 이어진 후일담에서는 잔뜩 어질러져 있던 부부의 집이 깔끔하게 정리된 모습과 함께, 부부가 지역상담센터에서 상담을 시작했다는 내용과 행복한 가족사진을 함께 찍은 모습을 전하며 새로운 출발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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