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놈의 ‘띠부씰’이 뭐길래…줄 서는 사람들
# 5월 2일, 부산 동래구 사직야구장 안 세븐일레븐 점포. 평소보다 배가 많은 사람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다. 가게를 가득 채운 인파의 정체는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팬들. 이들이 몰린 이유는 바로 이날 세븐일레븐이 판매를 시작한 ‘마! 응원’ 상품을 사기 위해서다. 롯데 자이언츠 선수단 ‘띠부씰’이 들어 있는 빵과 과자를 사려는 팬들의 발길은 경기 내내 끊이지 않았다. 날이 바뀌어도 인기는 그대로였다. 성원에 힘입어 4일 만에 세븐일레븐이 준비한 ‘마! 응원’ 상품 4만개가 모두 팔려나갔다.
부산에 거주하는 직장인 박성태 씨(32)는 “상품이 나오자마자 야구장으로 달려갔다. 다른 지방에 있는 친구들로부터 과자를 따로 구해줄 수 있냐는 문의가 쏟아질 정도로 롯데 팬 사이서는 인기가 뜨겁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유통가에 때 아닌 ‘띠부씰’ 열풍이 분다. 일명 ‘띠부씰’이라 불리는 스티커를 넣은 빵, 과자 제품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포켓몬과 같은 유명 캐릭터부터 프로야구 스타까지 띠부씰을 사려는 이들로 편의점과 마트는 북새통을 이룬다.

띠고 붙이는 씰에서 유래
띠부씰이란 ‘띠고 붙이고 띠고 붙이는 씰’의 앞 글자를 따서 만든 조어다. 초창기엔 ‘띠부띠부씰’이란 이름으로 불렸지만, 이후 ‘띠부씰’이란 이름으로 굳혀졌다. 사실 띠부씰이 2020년대 처음 등장한 개념은 아니다. 1985년에 처음 등장한 오래된 제품이다.
띠부씰은 1998년 SPC그룹의 전신인 샤니가 애니메이션 포켓몬스터 캐릭터 151종의 스티커를 동봉해 선보인 ‘포켓몬빵’이 원조로 꼽힌다. 삼립식품이 1999년 당시 인기 스타 김국진의 캐릭터 스티커가 들어 있는 ‘국찐이빵’을 내놓으며 띠부씰 열풍이 일어났다. 이후 사그라들던 띠부씰 인기는 2020년대 들어 부활했다. 2022년 포켓몬빵이 재등장하면서다. 2025년 들어서는 스포츠, 아이돌 등으로 영역이 확장되고 있다.
최근 가장 인기를 끌었던 띠부씰 상품은 ‘크보빵’이다. 제빵회사 SPC삼립이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손잡고 만든 상품이다. 롯데 자이언츠를 제외한 한국 프로야구 9개 구단이 협업에 참여했다. 구단별 특색을 살린 빵에, KBO 소속 선수 띠부씰(스티커)을 넣었다. 빵을 먹는 동시에 ‘모으는 재미’를 가미한 셈이다.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프로야구 인기를 업고 ‘크보빵(KBO빵)’ 누적 판매량은 판매 41일 만에 1000만봉을 돌파했다. SPC삼립 제품 중 역대 최단 기록이다.
롯데는 아예 자체 빵을 선보였다. 세븐일레븐 자체제작(PB) 상품으로 ‘마! 응원’ 컬래버 시리즈를 내놨다. 빵과 과자에 롯데 자이언츠 선수, 유니폼, 캐릭터 등이 그려진 스티커를 넣은 제품이다. 여기에 더해 ‘포켓몬’ 캐릭터와 협업한 ‘세븐셀렉트 자이언츠피카츄냐냐’를 추가로 공개했다. 인기 캐릭터인 포켓몬스터의 ‘피카츄’ 띠부씰을 넣었다.
단일 구단 상품이지만 인기는 상당하다. 5월 2~5일 부산 사직야구장에 위치한 세븐일레븐 점포에 롯데 자이언츠 컬래버 ‘마! 응원’ 상품을 구매하려는 고객들이 몰리면서 준비 수량 4만개가 모두 팔려나갔다.
‘마! 응원’ 상품은 세상에 나오기도 전부터 소비자의 엄청난 관심을 받았다. 세븐일레븐 모바일앱에서 롯데 자이언츠 컬래버 상품 검색량이 폭증하면서 ‘롯데’ ‘자이언츠’ ‘꼬깔콘’ ‘빵’ 등 관련 상품 검색 키워드가 10위권 안에 모두 들었다. 인근 점포 재고 찾기에서도 ‘세븐셀렉트 마! 거인단팥빵’이 전체 검색 상품 1위에 올랐다.
스포츠뿐만 아니다. 캐릭터와 스타 IP를 활용한 제품도 인기를 끈다. GS25는 퍼즐 게임 ‘퍼즐 세븐틴’과 손잡고, 아티스트 ‘세븐틴’ 캐릭터 IP를 활용한 제품 빵 6종을 내놨다. 멤버별로 5종씩, 총 65종 띠부씰을 1개씩 동봉한 제품이다. 공개와 동시에 GS25 자체 앱인 ‘우리동네GS’ 앱 내 인기 검색어 최상단에 오를 정도로 폭발적인 호응을 얻어냈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4월 24일 애니메이션 ‘캐치! 티니핑’ 홀로그램 스티커가 동봉된 상품을 선보였다. 티니핑은 부모 지갑을 탕진시킬 정도로 아이들 사이서 인기가 많아 ‘파산핑’이라고 불리는 인기 IP다. 캐릭터 인기에 걸맞게 티니핑 상품은 없어서 못 팔 정도라고. CU 관계자는 “캐치 티니핑 라면 2종의 경우 두 달 만에 누적 판매량이 30만개에 육박할 정도로 인기”라고 귀띔했다. 오뚜기는 지난 2월 말 방탄소년단(BTS) 진과 협업해 진라면에 띠부씰을 동봉해 판매했다. 판매 시작된 지 한 달 만에 진라면 매출액이 40%나 급증했다.


띠부씰 열풍 계속될 것
유통 업계 관계자들은 ‘띠부씰’ 열풍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충성도 높은 ‘팬덤’ 소비자를 끌어모을 수 있어 ‘재구매 효과’가 확실하기 때문이다.
현재 띠부씰 상품 대부분은 팬덤 소비자를 위한 굿즈 개념으로 운영된다. 소비자는 본인이 좋아하는 캐릭터, 연예인, 스포츠 선수 띠부씰을 사들이며 상품 이상의 재미와 가치를 향유한다. 재미가 주목적이기 때문에 이미 산 상품을 또 사는 재구매도 망설이지 않는다. 판매자 입장에서도 소비자를 끌어모으는 효과가 확실한 띠부씰 상품을 더 생산할 수밖에 없다. 세븐일레븐 관계자는 “앞으로도 식품·유통 업계서는 띠부씰과 같이 수집 욕구를 자극하는 콘텐츠가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대상 범주(범위) 또한 확산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소비 연령대가 한정되지 않는다는 점도 띠부씰 인기의 지속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협업하는 콘텐츠에 따라 어린이부터 중년층까지 소비 연령대가 다양하다. GS리테일 관계자는 “띠부실은 모든 콘텐츠 상품에 적용할 수 있다. 소비 연령대가 다양하기 때문에 띠부실 마케팅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무조건 흥행이 오래간다는 보장은 없다. 제조사의 ‘도덕적 이슈’가 발목을 잡을 수 있어서다. 실제로 초반 띠부씰 열풍을 주도한 ‘크보빵’의 경우 제조사 SPC삼립 공장서 노동자 사망 사고가 발생하자, 불매운동이 발생했고 결국 일시적으로 생산을 중단했다. 유통 업계 관계자는 “치명적인 도덕적 이슈가 발생하면 아무리 인기가 높아도 한순간에 사그라든다. 협업하는 회사도 제조사의 이미지를 중요시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반진욱 기자 ban.jinuk@mk.co.kr]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312호 (2025.06.04~2025.06.10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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