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침묵의 소리
2025. 6. 3. 03:05

대통령 후보들의 세 번째 토론회 다음 날. 나는 대화인지 싸움인지 알 수 없는 그들의 토론에 무척 심란한 마음으로 공원 안에 있는 카페에 갔다. 야외 테이블에서 멍한 눈으로 찻잔을 바라보는데 참새 한 마리가 날아와 찻잔 테두리에 앉았다. 앙증맞은 부리로 내 차를 한 모금 두 모금 마셨다. 그렇게 한참을 내 앞에 머물렀다. 마치 나에게 말을 건네는 듯 짹짹거렸다. 즐겁게 듣고 있는데 참새가 내 마음에 메시지를 툭 던지고 날아갔다. “우리는 여기 함께 살고 있어.”
기도와 산책. 내가 제일 좋아하는 침묵의 시간이다. 나는 글을 쓰다 막히거나 마음이 힘들어지면 중단하고 침묵 속으로 들어간다. 침묵하면 못 들었던 소리가 들려온다. 성경 말씀이나 내 마음 혹은 자연을 통해 하나님께서 주시는 소리는 항상 평안과 통찰과 기쁨을 주었다.
침묵하는 산이 모든 사람을 품어주듯 침묵하는 사람은 많은 이를 포용한다. 지난 여섯 달 동안 우리는 광장과 매체에서 들려오는 혐오와 분열과 배제 가득한 말폭탄에 시달렸다. 이제는 우리의 말을 줄이고 침묵하며 이 나라와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의 지혜로운 말씀을 들을 때다. 침묵의 소리는 치유하는 힘이 크다.
이효재 목사(일터신학연구소장)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민일보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더 미션에 접속하세요! 어제보다 좋은 오늘이 열립니다 [더미션 바로가기]
- 어린 두 영혼 밀알 되어… 인도네시아에 미션스쿨 열매 맺다
- “나를 숨쉬게 한 ‘앰부 천사’와 작별하니 인생에 새 챕터가… 은혜 증언자로 산다”
- 기독 공동체 정신 무장한 ‘소셜 벤처’ 둥지로
- 은퇴 앞둔 담임목사·후임 동거 ‘동사 목회’ 힘받는다
- 찬양 열기로 달아오른 아마존… 뜨거운 통성기도 ‘기도원’ 방불
- 신우회 예배·한강 라면축제… 여의도 직장인 섬기는 이 교회
- [갓플렉스 시즌6] 주말밤 달군 ‘청년의 사랑’… 실시간 상담·지역교회 참여 빛났다
- 간식 먹고 축구·농구도 하고… “얘들아, 안전한 교회서 놀자”
- 셀린 송 감독 “‘기생충’ 덕분에 한국적 영화 전세계에 받아들여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