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안미경중’ 용납 않겠다는 미국…새 정부의 첫 외교시험대

21대 대통령이 내일 5년의 임기를 시작한다. 차기 행정부는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를 통한 몸풀기 시간도 없이 곧바로 실전에 나서게 된다. 계엄 사태 이후 6개월간 차질을 빚은 국정 현안이 한둘이 아니지만, 그중 트럼프발 외교·안보 격변에 대한 대처는 발등의 불이다.
특히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을 향한 미국의 압박 수위는 한층 거세어지고 있다.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부 장관은 지난 주말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 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많은 국가가 중국과의 경제협력과 미국과의 국방 협력을 동시에 모색하는 유혹에 빠지는 것을 안다”며 “하지만 이 같은 중국에 대한 경제적 의존은 긴장 국면에서 우리의 국방 결정권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고 강조했다. 한국이 견지해 왔던 안미경중(安美經中, 안보는 미국과 협력하고 경제는 중국과 협력한다) 전략에 대한 일종의 경고로, 트럼프 행정부에서 양다리 전략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양자택일의 압박이다.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도 이 자리에서 인도·태평양 전체를 하나로 간주해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들이 협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인 ‘오션(OCEAN, One Cooperative Effort Among Nations)’을 제시했다. 일본이 한·미·일 협력을 통한 북한 억제라는 기존 협력 구도에서 더 나아가 미국의 중국 견제에 한층 더 발을 담그는 모양새다. 대중 관계를 무시할 수 없는 한국으로선 풀어야 할 과제가 쌓여 가고 있다. 새 정부 시작과 동시에 어려운 외교·안보 시험지를 받아들게 된 셈이다.
한국 처지에선 미국·일본과의 협력도 중요하지만 현실상 중국·러시아와의 관계도 무시할 수 없다. 미국은 한국의 새 정부 출범에 맞춰 국방비 증액, 주한미군 차출, 방위비 분담금 증액이란 3각 파고를 일으킬 태세다. 오는 8월 국방정책의 기준이 될 ‘2025 국방전략지침’ 발간에 구체적 내용이 담길 가능성이 크다. 새 정부는 이 지침서에 한국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총력전에 나서길 바란다. 동시에 굳건한 한·미 동맹을 토대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현명한 전략을 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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