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초등학교 입학했는데... 5천만 원 공중분해될 판"
[김예진 기자]
2일 홈플러스 잠실점 앞에서 열린 폐점 반대 기자회견에 참석한 점주 A씨는 "매장 오픈 1년여 만에 내 잘못과는 무관하게 잠실점이 계약 해지 통보를 받았다는 현실이 믿기지 않았다"며 "3월부터 불안해 하루도 편히 지낼 수 없었고, 이제는 내가 속한 지점이 언제 문을 닫게 될지 매일 마음을 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마트산업노동조합 홈플러스지부는 작전점·센텀시티점·천안점·잠실점·가양점·북수원점·울산남구점 등에서 전국 동시다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모두 홈플러스로부터 계약 해지를 통보 받은 지점들이다.
잠실점에서 요식업을 운영하고 있는 A씨는 "이미 한 차례 정산이 지연돼 큰 피해를 겪었지만, 폐점으로 더 큰 피해가 생기지 않도록 인건비를 더 들여서 오늘 기자회견에 나왔다"고 밝혔다.
|
|
| ▲ 2일 홈플러스 잠실점 앞에서 열린 ‘지역경제 다 죽이는 MBK 김병주 규탄! 홈플러스 잠실점, 가양점 폐점 반대’ 기자회견 모습. |
| ⓒ 김예진 |
그는 이날 기자회견 참석을 위해 아르바이트생에게 오전 근무를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했다.
"저희 매장은 아르바이트생 6명을 고용하고 있어요. 인건비가 수익과 100% 연결되기 때문에 최소한의 인력으로 운영해왔습니다. 오늘은 제가 근무하는 날이었는데, 기자회견에 참석해야 해서 원래 오늘 출근하지 않는 알바생에게 연락해 오전 동안 가게를 맡아달라고 부탁했습니다. 지금까지 기자회견이나 집회가 있을 때 다섯 번 넘게 이렇게 부탁했던 것 같아요."
그는 당장의 인건비 부담보다, 폐점이 현실화 될 경우 감당해야 할 더 큰 비용을 우려했다.
"지금 인건비로 손해를 보더라도, 보증금을 받을 수 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폐점이라는 더 큰 비용을 막아야 합니다. 폐점이 되면 매장 인테리어 복구 비용까지 모두 저희가 부담해야 해요. 대략 계산해보니 복구 비용이 2~3천만 원 정도고, 보증금은 3천만 원입니다. 저희 잘못으로 폐점되는 것도 아닌데, 제 돈 5천만 원 이상이 공중분해되는 건 정말 상식적으로 납득이 안 됩니다. 왜 우리가 이런 피해를 봐야 하나요."
"한 번 지연됐던 대금 때문에 빚내고 갚고 악순환"
A씨는 홈플러스 본사와의 소통 부재도 지적했다. 그는 "홈플러스 직원에게 아무리 물어봐도 모르쇠로 일관하고, 언론을 통해 접한 기사를 역으로 물어봐도 '정해진 게 없다'라고만 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금을 앞으로 제때 줄 것인지에 대한 본사의 대답도 직접 들은 적이 없다. 언론을 통해서만 들었을 뿐"이라며 "한 번 대금 지급이 지연된 적 있지 않았나. 전례가 있었으니 말일만 되면 너무 불안해 계속 통장만 보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3월 4일에 들어왔어야 했던 1월 대금 4천만 원은 2~3주 늦게 지급됐습니다. 대금이 들어오지 않으니 식자재 구입을 위해 돈을 빌려야 했고, 다시 그 빚을 갚아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됐습니다. 아르바이트생 보수도 상황을 설명한 뒤 2~3주가량 밀려서 지급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는 "계약 해지 명단에 우리 지점(잠실점)이 포함된 상황에서 대금이 한 번이라도 더 지연되면 내가 번 돈조차 못 받을 수 있다는 생각에 개인 포스기를 일주일 전 쯤 신청해뒀다"며 "홈플러스에서 개인 포스기 사용에 대해 (점주들에게) 네 차례나 내용증명을 보냈다고 하는데, 그것보다 내 돈 못 받는 게 더 무서워서 신청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
|
| ▲ 2일 홈플러스 잠실점 앞에서 열린 ‘지역경제 다 죽이는 MBK 김병주 규탄! 홈플러스 잠실점, 가양점 폐점 반대’ 기자회견 모습. |
| ⓒ 김예진 |
A씨는 "홈플러스가 정상화되길 원한다"며 "하지만 홈플러스는 계속 임대인과 '협상 중이다,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고 하는데 상황이 돌아가는 걸 보니 잠실점을 살릴 의지는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8살 아이를 둔 가장이라고 했다.
"아이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해서 최대한 다 해주고 싶지만,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아이에게 들어갈 지원이 점점 줄어들 수밖에 없어 아빠로서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그는 "지금 용인에 거주하고 있는데, 아내와 매일 '차라리 지방으로 내려가서 길거리에서 장사하자'고 얘기한다"며 "못 받은 돈 때문에 속 태우느니 차라리 수익이 조금 줄어들더라도 홈플러스 사태에 신경 쓰지 않고 장사하는 게 더 나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정준모 마트노조 서울본부 사무국장은 "이번에 임대 계약 해지 통보를 받은 바로 이곳 홈플러스 잠실점은 지역 경제의 허리 역할을 해온 거점 점포이다. 지금도 보시면 아시겠지만 주변 주민들이 많이 이용하는 알짜배기 점포라고 할 수 있다"며 "홈플러스 잠실점의 폐점은 단순히 한 매장의 문제가 아니라 수많은 노동자와 소상공인의 생존권, 나아가 지역 경제의 존립과 직결된 문제다"고 말했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미래세대 숨통 트려면...지방 청년노동자가 바라는 새 정부
- 이재명 과반 가능할까? 여론조사 전문가 3인은 이렇게 봤다
- '댓글부대' 리박스쿨, 극우성향 매체 시민기자 양성 관여
- "가슴에 대못 박고 어딜..." 4.3유족 항의에도 끝내 사과 안 한 김문수
- 짐 로저스 거부한 "강하게 지지" 표현, 민주당 보도자료에 포함됐다
- 단일화 싹둑 이준석 "삼위일체 김문수, 비상계엄·부정선거·태극기부대"
- 피싱으로 5분만에 날린 150만원, 이렇게 찾았습니다.
- 끝나지 않은 유해발굴, 3기 진화위 발족 앞서 풀어야 할 숙제
- SPC 앞 야구팬 만난 권영국 "노동자들, 왜 계속 죽어야 하나"
- 국힘, '리박스쿨' 연관성 부인하고 있지만... 연관 정황 속속 제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