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와 함께한 생태 교육, 아이들 눈에 담긴 자연의 신비

이경호 2025. 6. 2.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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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산시장에서 진행된 제비 생태 교육, 아이들에게 생명의 신비 전해

[글쓴이 : 이경호 대전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

"우와, 새끼다! 진짜 작아요!"

아이들의 감탄은 멈추지 않았다.

"얘네는 이제 곧 날 것 같아요."

이소(둥지를 떠나는 시기)가 가까운 둥지 앞에서 아이들은 조심스럽게 속삭였다. 작은 생명이 가진 힘이 아이들의 눈동자에 생생히 담긴 듯했다. 제비를 통해 생명의 신비를 느끼는 아이들의 감탄은 끊이지 않았다.

지난 5월 31일, 부여환경교육센터와 대전환경운동연합은 홍산시장에서 '제비 모니터링'과 제비 배설물 받침대 설치 활동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홍산초등학교 학생들과 지역 주민 등 20여 명이 함께 참여해 생태 교육의 장을 마련했다.

대전환경운동연합 활동가인 필자는 제비의 생태와 서식지 보호의 중요성에 대해 간단한 강의를 진행했다. 햇살이 따뜻하게 내리쬐는 시장 입구에서 활동은 시작됐다. 강의 후, 아이들은 본격적인 둥지 탐사에 나섰다. 고개를 들고 건물 처마와 벽 틈을 꼼꼼히 살피던 아이들이 어느 순간, "여기 있다!"고 소리치면, 모두가 우르르 달려가 숨을 죽이며 고개를 들었다.

현장 모니터링 결과, 100개 이상의 둥지가 발견되었고, 그중 수십 쌍은 번식 중이거나 번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특히 제비들이 오래된 둥지를 보수하거나 새로 둥지를 짓는 모습이 많이 관찰됐다.
 제비 둥지의 새끼들의 모습
ⓒ 이경호
 제비 둥지의 알의 모습
ⓒ 이경호
제비는 오래전부터 사람과 가까이 살아온 새다. 사람의 생활 공간인 처마 밑, 창고 기둥, 전통 가옥의 서까래 아래 등지에 둥지를 튼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사람 곁이 천적에게서 더 안전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라는 필자의 설명에 아이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또한 제비는 공중에서 비행하며 하루에 수백 마리의 날벌레를 잡아먹는다. 이 덕분에 농촌에서는 제비를 해충을 없애주는 '친구 새'로 여겨지며 귀하게 여겨왔다. 특히 논밭 근처에 둥지를 많이 짓기 때문에 농사와도 깊은 인연이 있다.
모니터링 결과, 알을 품고 있는 개체부터 막 부화한 새끼, 곧 둥지를 떠날 정도로 성장한 새끼들까지 다양한 번식 단계의 제비들이 관찰되었다. 귀제비와 제비의 둥지를 비교할 수 있는 기회도 있었다. 마른 풀을 엮어 만든 제비의 오래된 둥지를 귀제비가 다시 활용해 둥지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마른 풀을 거의 사용하지 않는 귀제비와 제비 둥지를 정확히 구분할 수 있었다.
 붉은색 네모는 제비 둥지이고 그 위에 귀제비가 둥지를 만든 모습
ⓒ 이경호
이날 활동에서는 제비 둥지 아래 배설물 받침대도 함께 설치됐다. 이 받침대는 제비 배설물로 인한 민원을 줄이고, 제비 둥지가 훼손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참가자들은 아이들과 함께 직접 받침대를 조립하고, 사다리를 이용해 설치하는 과정에 참여했다. 이 모습은 단순한 활동을 넘어, 자연과의 공존을 위한 실천적인 장면으로, 지역 주민들과 아이들이 자연 보호의 중요성을 몸소 체험하는 순간이었다.
 배설물 받침대를 설치하는 모습
ⓒ 부여환경교육센터
어느 둥지가 땅에 떨어져 있었다. 부서진 둥지 안에는 새끼 제비 다섯 마리가 있었다. 안타깝게도 네 마리는 이미 숨을 거두었고, 단 한 마리만이 미약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홍산초 학생들은 그 장면을 멍하니 지켜보다가 결국 결심을 내렸다.

"얘, 우리가 키울래요."

아이들과 선생님은 상자를 가져와 살아남은 새끼 제비를 조심스럽게 담았다. 파리를 잡아 즉석에서 먹이를 주며 정성껏 돌보기 시작했다. 아이들은 "꼭 날게 해줄 거예요"라고 다짐하며, 새끼 제비가 다시 날아오를 수 있도록 힘을 모았다.
 둥지가 무너져 떨어진 새끼의 모습
ⓒ 이경호
 둥지가 떨어진 모습
ⓒ 이경호
아이들은 제비에 대해 이미 잘 알고 있었다.

"흥부와 놀부요! 흥부가 다친 제비 다리 고쳐줬더니, 복을 가져다줬잖아요."
"놀부는 일부러 제비 다리를 부러뜨렸는데, 벌 받았어요."

전래동화 속 제비는 은혜를 갚는 착한 존재로, 오랫동안 우리 민속과 정서 속에서 사랑받아 왔다. 옛날 사람들은 제비를 복을 가져다주는 새로 여겼고, 제비가 집에 둥지를 틀면 그 해 농사가 잘된다고 믿었다. 그래서 실제로 옛 마을에서는 제비가 둥지를 틀 수 있도록 처마를 넓게 짓거나, 마당가에 공간을 마련해주기도 했다.

이날 활동의 마지막에는 아이들이 오늘 확인한 둥지들의 위치를 하나하나 지도로 옮기며 '홍산 제비 번식 지도'를 완성했다. 지도에는 제비 둥지의 위치는 물론, 새끼 제비가 자라고 있는 둥지와 배설물 받침대가 설치된 지점까지 꼼꼼하게 기록됐다.

이날 홍산은 적은 생명과 사람 사이의 교감으로 가득했다. 아이들은 제비를 통해 생명의 신비를 눈으로 보고, 손으로 느끼며 배워갔다. 이번 활동은 아이들과 지역사회가 함께 생명을 존중하고 자연을 보호하는 소중한 경험을 나눈 자리였다. 아이들은 제비를 통해 생명의 신비를 실감하며,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가치를 배웠다. 단순한 생물 모니터링을 넘어, 제비와 사람의 오래된 인연을 되새기는 뜻깊은 시간이 되었다.
 지도를 제징하는 모습
ⓒ 부여환경교육센터
 현장에 제비둥지 모니터링중인 아이들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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