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대상 2명 배출한 드라마, 다시 없을 '완벽한' 캐스팅
[양형석 기자]
지난 2018년에 방송됐던 jtbc 드라마 < SKY캐슬 >은 대한민국 상위 0.1%가 모여 사는 캐슬 안에서 자식을 최고로 키우고 싶어하는 명문가 출신 사모님들의 욕망을 그린 드라마였다. < SKY캐슬 >은 염정아와 김서형, 이태란, 윤세아, 오나라 등 성인 연기자들은 물론이고 김혜윤, 김보라, 조병규, 김동희 등 학생 캐릭터의 연기자들까지 열연을 펼치며 최고 시청률 23.78%로 일약 신드롬을 일으켰다(닐슨코리아 시청률 기준).
2022년과 올해는 상위 1% 모범생 주인공이 학교 안팎의 폭력에 대항하는 액션 드라마 <약한 영웅>이 두 시즌에 걸쳐 방송되며 큰 인기를 끌었다. 6억5950만 시간의 누적 시청시간을 자랑하는 <지금 우리 학교는>은 평범한 고등학교에 좀비가 출몰한다는 설정의 드라마다(넷플릭스 TOP 10 집계 기준). 수능을 앞둔 고3 학생들이 괴생명체와 싸우는 <방과 후 전쟁 활동> 같은 SF 학원 드라마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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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99년에 시작된 <학교>는 22년에 걸쳐 8개의 시즌이 제작된 KBS의 장수 학원드라마다. |
| ⓒ KBS 화면 캡처 |
물론 <학교>가 나오기 전에도 학원 드라마는 많이 있었다. 1970년대의 <고교얄개>를 시작으로 1980년대에는 <고교생 일기>가 많은 인기를 끌었다. 학원 드라마는 1990년대 초반부터 <사춘기>와 <공룡선생>,<신세대 보고 - 어른들은 몰라요>,<나> 등이 제작되며 전성기를 맞았다. <어른들은 몰라요> 종영 이후 잠시 명맥이 끊기는 듯 했던 학원 드라마는 1999년 <학교>가 제작되며 부활했다.
안재모와 최강희, 장혁, 배두나, 양동근, 김규리(개명 전 김민선),이재은 등 10대 또는 20대 초반의 신예 배우들이 학생 캐릭터를 연기했던 <학교>는 16부작 미니시리즈로 방송됐다. KBS는 <학교> 종영 후 한 달 만에 곧바로 출연진을 대거 교체한 <학교2>를 주 1회 주말 드라마로 편성했다. <학교2> 역시 하지원과 김민희, 김래원, 이동욱, 이요원 등 신예 스타들을 대거 배출하며 10개월 가까이 방송됐다.
<학교>는 2000년 <베토벤 바이러스>의 홍진아, 홍자람 작가가 집필한 세 번째 시즌이 방영됐고 2001년에는 예술 고등학교로 배경을 옮긴 <학교4>가 방영됐다. <학교4>는 공유와 임수정, 이유리 같은 스타 배우들을 발굴했지만 저조한 시청률에 시간대를 옮겨 다니며 고전하다가 2002년 3월 막을 내렸다. 3년 동안 쉼 없이 달려온 <학교> 시리즈는 4번째 시즌을 끝으로 긴 공백기에 들어갔다.
10년이 넘게 명맥이 끊어졌던 <학교> 시리즈는 2012년 연말 <학교 2013>과 함께 10년 만에 시리즈가 재개됐다. <학교2013>은 15.8%의 최고 시청률로 선전했고 이종석과 김우빈 등 신예 스타들이 주목을 받았다. <학교2013>를 계기로 다시 시리즈로 부활한 <학교>는 2015년 김소현이 1인2역을 맡고 남주혁, 육성재 등이 출연한 <후아유-학교2015>가 청소년 시청자들을 중심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학교>는 다시 2년이 지난 2017년 김세정과 김정현, 장동윤 주연의 <학교2017>을 선보였지만 첫 회 5.9%의 시청률을 기록한 후 한 번도 시청률 5%의 벽을 넘지 못하고 아쉽게 종영했다. <학교2017> 이후 4년 동안 제작되지 않았던 <학교>는 2021년 시리즈 최초로 특성화 고등학교(구 실업계)를 배경으로 한 조이현, 김요한, 추영우 주연의 <학교 2021>을 끝으로 3년 넘게 9번째 시즌이 나오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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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에서 반장 김건 역을 맡았던 안재모는 3년 후 <야인시대>에서 김두한을 연기했다. |
| ⓒ KBS 화면 캡처 |
<학교>는 1990년대 말 성적 스트레스와 교내 왕따, 학교폭력, 일진, 교사의 체벌, 촌지 등 그 시절 청소년들이 겪었던 고민들을 다양하게 다뤘다. 뿐만 아니라 세기말 사회 문제로 떠올랐던 미성년자 유흥업소 아르바이트와 임신, 낙태처럼 2025년의 기준에서 봐도 충격적인 소재가 등장하기도 했다. 물론 16부작 미니시리즈에서 많은 문제를 다루다 보니 각 에피소드가 다소 급하게 마무리되는 단점도 있었다.
<학교>는 대부분의 에피소드가 학생들을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중간 중간 교사들의 애환을 다룬 에피소드들이 소개되면서 부모님 세대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다. 불 같은 성격의 학생 주임으로 학생들 사이에서 악명이 높은 양동철(강석우 분)은 아내의 병원비 마련을 위해 불법 과외를 하게 된다. 학교에서 늘 자신의 목소리를 내던 차현주(염정아 분)도 학교생활에 염증을 느껴 사직서를 제출했다.
<학교>는 방영 당시만 해도 연기 경력이 많지 않은 신예들 위주로 캐스팅 됐지만 이들 중엔 훗날 대형 스타로 성장한 배우들이 많았다. 실제로 김건 역의 안재모와 강우혁을 연기했던 장혁은 2002년과 2010년 각각 <야인시대>와 <추노>로 지상파 방송국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배두나 역의 배두나와 차현주 선생 역의 염정아 역시 수많은 시상식에서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가진 배우로 성장했다.
<학교>의 배우들은 <학교> 종영 후 다른 작품에서 만나기도 했다. 최강희와 배두나, 양동근은 1999년5월부터 방송을 시작한 KBS의 청춘 드라마 <광끼>에서 재회했다. <학교>에서 사제지간이었던 안재모와 이창훈은 3년 후 <야인시대>에서 '숙적' 김두한과 하야시가 됐다. <학교>에서 크게 접점이 없었던 양동근과 이재은도 시트콤 <뉴논스톱>에서 연인 사이로 발전하는 기숙사 친구를 연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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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교>는 오늘날 세계적인 거장들에게 인정 받는 스타 배우가 된 배두나의 연기 데뷔작이었다. |
| ⓒ KBS 화면 캡처 |
패션잡지 모델로 데뷔한 배두나는 <학교>에서 자신의 이름과 같은 배두나 역을 통해 연기자로 데뷔했다. 당시 그녀가 맡은 아웃사이더 캐릭터와 잘 어울렸고 결과적으로 배두나는 <학교>의 최대 수혜자가 됐다.
미취학 아동 때부터 연기를 시작해 <토지>,<세노야>,<한명회> 등에 출연했던 스타 아역배우 출신 이재은은 <학교>에서 '폭풍의 전학생' 김승희 역을 맡았다. 전학 오자마자 모범생 채정아(박시은 분)로부터 전교 1등 자리를 빼앗았지만 1등에 대한 강한 집착으로 인해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입원까지 한다. 하지만 라이벌이었던 정아의 병문안을 계기로 공부에 대한 스트레스를 어느 정도 내려 놓는다.
2일 개봉한 영화 <신명>에서 전직 대통령의 배우자를 모티브로 만든 윤지희를 연기한 김규리는 신인 시절 <학교>에서 미워할 수 없는 공주병 캐릭터 박나리를 연기했다. 나리는 무리하게 다이어트를 하다가 영양실조로 쓰러질 정도로 외모에 관심이 많은 캐릭터다. <학교>에서 가능성을 보인 김규리는 그 해 연말에 개봉한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를 통해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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