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짐 로저스' 거짓 지지 논란에 "보이스 피싱 범죄 수준"

곽우신 2025. 6. 2.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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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투자자 짐 로저스, 언론 서면 인터뷰에서 '지지 선언' 부인... 국민의힘, 이재명 후보 사퇴 요구

[곽우신, 남소연 기자]

[기사 보강 : 2일 오후 3시 5분]

"외교참사" "보이스 피싱" 대국민 사기"

세계적인 금융 투자자 짐 로저스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후보' 지지 여부를 두고 진실 공방이 거세게 벌어지고 있다.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이재명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고 민주당이 홍보했는데, 당사자가 언론과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이를 전면 부인하고 나선 것이다. 민주당은 본인들이 사실관계를 확인한 게 아니라며 책임을 떠밀고 있고, 선언을 기획하고 소통한 당사자들은 허위가 아니라고 항변하고 있다.

이에 국민의힘은 '보이스 피싱' '대국민 사기' 같은 표현을 쓰며, 이재명 후보와 민주당을 향해 비판을 쏟아붓고 있다. 제21대 대통령 선거 본투표를 하루 앞두고, 모든 화력을 집중해 이 후보와 민주당의 '거짓말' 논란을 꼬집었다. 후보직 사퇴까지 요구했다.

"국격 높여야 할 지도자가 국민 얼굴 붉히게 만들어... 국제망신"
 장동혁 국민의힘 선대위 종합상황실장이 2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세계 3대 투자자로 꼽히는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한 적이 없다"는 보도와 관련해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 남소연
김용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2일 오전, 부산 현장 중앙선거대책위원회의를 주재하며 "민주당의 선동은 국제무대까지 이어진다"라며 "짐 로저스는 언론 인터뷰에서 '지지 선언을 한 적 없다', '몇 년 전 잠시 만난 적 있는 사람이 부정확한 이야기를 퍼뜨린 것'이라고 일축했다"라고 날을 세웠다.

"다급한 마음에 세계적인 인사의 이름까지 빌렸다"라며 "국민을 상대로 또 한 번 쇼를 '기획'한 것이다. 이게 바로 거짓말 선동이 일상화된 이재명 후보의 방식"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는 "이런 사람들에게 나라를 맡겨도 되겠느냐. 국격을 높여야 할 지도자가, 국민 얼굴 붉히게 만드는 일을 벌여서 되겠느냐?"라고도 따져 물었다.

박대출 총괄지원본부장도 "세계적인 투자자가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는 국제망신 사기쇼는 실소를 넘어 우리를 슬프게 한다"라고 비판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김재원 전 최고위원도 같은 자리에서 "거짓말을 하다하다 짐 로저스까지 끌어들여서 국제 사기쇼를 벌였다"라며 "이 국제망신을 어떻게 하겠느냐? 사기쇼를 벌인 집단은 반드시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유권자들이 표로 심판해야 한다"라며, 이재명 후보가 SNS로 호응한 점도 거론하며 "주범은 이재명"이라고도 주장했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같은 날 본인의 페이스북에 "누가 봐도 '이상한 형식의 이상한 지지선언'이었다. 어설픈 조작의 냄새가 짙었다"라며 "사기와 조작이 없으면 좌파가 아니라더니, 이재명 사기범죄 세력이 국내에서 하던 버릇 못 고치고 기어이 국제망신 대형사고를 친 것"이라고 직격했다.

그는 "이재명 후보는 선대위에서 최소한의 검증도 하지 않은 짐 로저스의 거짓 지지선언을 유세장에서 자랑스럽게 떠든 것"이라며 "이런 사람을 세계 정상들과의 외교 무대에 대한민국 대표로 올리게 된다면, 우리나라는 조롱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 국회 다수당의 대통령 후보가 이런 사태에 휘말린 것 자체가 우리나라의 외교참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꼬리 자르기' 하다 몸통 잘릴 수 있다... 돈 인출 현장에서 보이스 피싱범 검거"

장동혁 종합상황실장은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자청하고 "전 국민이 국제적 망신을 당하게 됐고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신뢰가 추락했다"라며 "거의 국제사기 대선 후보, 보이스 피싱 대선 후보라고 봐야 할 것 같다"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그는 "이재명 후보의 이론을 빌린다면 '짐 로저스 회장이 지지하지는 않았지만, 결국 뭔가 활기 돌았으니 아무 문제 없는 것'인가?"라며 소위 '호텔 경제학' 논란에 빗대 조롱했다. 특히 "로저스 측에서 전혀 그런 사실 없다고 했는데도 불구하고 이 기자회견이 진행됐다는 제보를 받았다"라며 "명백한 허위사실 공표죄"라고 지적했다.

장 의원은 "웬만한 민주국가면, 이 정도 사기 치고, 대선에서 이 정도 거짓말했으면, 후보 사퇴하는 게 맞다"라며 "대충 '꼬리 자르기' 하려고 하는 것 같은데 그러다가 몸통이 잘려 나가는 수가 있다"라고 경고했다. "이건 거의 보이스 피싱 범죄 수준이다. 다행히 내일이 투표인데 투표 전에 밝혀져서 다행"이라며 "마치 보이스 피싱 사기 범행에 속아서 돈을 입금했는데, 보이스 피싱 범죄자가 그 돈을 인출하는 현장에서 검거한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또한 "저희가 여태껏 봤던 허위 사실 공표 중에서 이렇게 큰 대국민 사기극이 있을까 싶다"라며 법적 대응도 예고했다.

그는 "어떻게 민주국가에서 대통령 선거를 치르면서 이런 사기 조작극을 만들 수 있는지, 단순히 당선을 목적으로 없는 사실 만들어냈다는 데 그치는 게 아니라 국민에게 크나큰 상처를 주고 대한민국의 국제적 망신 아니겠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법적 조치할지 좀 더 논의해 보겠다"라는 이야기였다.

국민의힘은 해당 논란이 촉발된 이후 2일 오전 현재까지 관련 논평을 연속적으로 쏟아내며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고 있다.

개혁신당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는 지난 1일 오후, 본인의 페이스북에 짐 로저스가 <매일신문> 기자에게 보낸 이메일을 갈무리해 올리며 "국제적으로 웃음거리가 되어 버렸다. 허위 지지선언이라니?"라고 지적했다.

당사자가 부인하는 가운데, 책임 회피하는 민주당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일 부산광역시 부산역광장에서 집중유세를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발단은 지난 5월 29일, 더불어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거대책본부 국제협력단 공동단장을 맡고 있는 이재강 국회의원의 기자회견이었다. 이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이 이재명 후보 지지 의사를 밝혔다며 편지 형식의 지지 선언문을 대독했다.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다"라며 "이재명 후보가 대한민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 평화를 실현할 수 있는 지도자라고 믿는다"라는 취지의 지지 선언이었다. 이재명 후보도 본인의 페이스북을 통해 "그는 평화에 투자하자고, 미래에 투자하자고, 그래서 대한민국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했다"라며 "'대한민국이 동북아의 무역·금융·혁신 허브로 도약할 때'라는 그의 말에 전적으로 동감한다"라고 화답했다.

그러나 <매일신문>이 짐 로저스에게 문의한 결과, 당사자가 이같은 사실을 부인하고 나섰다. "이건 완전 사기(This is a complete fraud)"라는 반응이었다. 논란이 일고 해당 기사는 삭제됐지만, 위 기사를 작성한 기자는 본인의 SNS에 짐 로저스와 나눈 이메일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자신이 한국의 누구도 지지(endorse)한 적 없다는 점을 재확인하며 "이재명 후보(Mr. Lee)가 상황을 지어냈다(making things up)"라고 밝혔다.

또한 <한국경제>의 후속 보도에서도, 짐 로저스는 "내 이름이 이런 식으로 부정확하게 사용되지 않았기를 바란다(I certainly wish my name had not been used inaccurately)"라고 본인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러자 이번 지지 선언 이벤트를 기획하고 주도한 김진향 전 개성공단 이사장과 송경호 평양과기대 교수는 장문의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해명에 나섰다.

송 교수는 김진향 전 개성공단 이사장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을 통해 '로저스 회장이 이 후보 지지를 부인했다'는 <매일신문> 보도와 관련해 '모 신문사에서 단순 지지를 뜻하는 'support'가 아니라 경제적·법적 책임과 보장까지 포함하는 'endorse'라는 단어를 써서 지지 사실 여부를 물었기 때문에 로저스 회장이 부인한 것'이라는 해명을 내놨다.

송 교수는 "미국 정부의 대북제재가 있는 상황에서 endorse라는 표현 자체가 로저스 회장에게는 여로모로 민감한 단어"라며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바랐던 짐 로저스 회장의 선의에 의한 충심을 endorse라는 단어 사용으로 신분적-경제적 문제가 될 수 있는 우려스러운 상황으로 내몲으로써 기존 입장으로부터 위축시켜버리는 현 상황이 참으로 슬프기 그지 없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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