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사에 무기력하다면... 심리학 대가의 설명은 이렇습니다

옥윤서 2025. 6. 2.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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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에리히 프롬의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옥윤서 기자]

우리는 자주 무기력함을 느낀다. 무언가를 해보려 해도 의욕이 생기지 않고, 쏟아지는 새로운 자극들조차 흥미를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왜 우리는 이런 무기력함 앞에서 좌절하게 되는 걸까? 에리히 프롬은 이 책에서 무기력의 정의와 원인에 대해 이야기한다.
 에리히 프롬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 책 표지
ⓒ 교보문고
에리히 프롬의 책 <나는 왜 무기력을 되풀이하는가>(2016년 8월 출간)에서, 저자는 무기력을 '권태'라고도 표현한다. 해야 할 일을 알지만 할 수 없는 상태, 그것은 주체성을 잃은 사람이 세상에 저항하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무기력함을 느끼는 원인은 바로 우리가 '진짜 나'로 살아가기보다는, '남들이 원하는 나'로 살아가려 하기 때문이라고 그는 말한다.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려 애쓰는 삶 속에서는 의욕이 생길 수 없으며, 주도권도 가질 수 없다는 것이다.

프롬은 또한 사회가 만든 정교한 헤게모니 속에서 우리는 어느새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조차 모르게 된다고 말한다. 그는 '보는 행위'조차 지적인 활동이라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장미 한 송이를 봤다"는 표현은 그저 단순한 시각적 경험이 아니라, 인지적 이해와 언어 습득의 산물이라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이 무기력함을 극복할 수 있을까? 프롬은 인간의 본질을 형성하는 것은 '대답'이 아니라 '질문'이라고 말한다. 끊임없이 자신에게 질문을 던지는 태도야말로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게 만들어주는 힘이라는 것이다.

현대 사회는 자주 사람을 도구처럼 여기고, 생산성과 성과로 가치를 판단한다. 이 과정 속에서 우리는 점차 스스로를 감시하고 통제 가능한 대상으로 여기게 되었고, 그 결과 삶의 본질과 욕망으로부터 멀어지게 되었다.

프롬은 결국, 우리가 길러야 할 것은 '자발성'이라고 말한다. 진정한 자아란 외부의 기대나 감시가 아닌 나 자신의 내면에서 비롯된 생각, 감정, 행동에서 나와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용기와 믿음이 필요하다. 안전을 내려놓을 용기, 타인과 다르기를 선택할 용기, 고립을 견디는 힘,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신뢰할 수 있는 믿음 말이다.

이 책은 무기력함을 단번에 해결해주는 해답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왜 무기력해지는지를 성찰하게 해주고, 그 속에서 나만의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줄 것이다. 삶의 의욕을 잃고 무기력한 이들에게 어쩌면 가장 필요한 책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개인 블로그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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