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격전 발생에도, 태국-캄보디아 국경 폐쇄설은 일축
[박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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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국 육군 총사령관 파나 끌레우쁠롯툭 대장(앞줄 오른쪽)과 캄보디아 왕립육군 사령관 마오 쏘판 대장(앞줄 왼쪽)이 5월 29일 태국 수린 주 깝쭈엉 지구에 위치한 촁촘 검문소를 군 관계자들과 함께 시찰하고 있다. |
| ⓒ 태국 육군 |
태국 정부 대변인 지라유 홍섭 역시 같은 날 성명을 통해 "현재까지 국경 폐쇄와 관련된 어떠한 지시도 내려지지 않았다"고 재차 확인하며, "국경 무역과 여행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으며, 연휴 기간 국경을 넘는 인파도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수린 주 충촘, 트랏 주 핫 렉 등 주요 검문소는 6월 1일 현재 정상 운영 중이다.
총격전 발생과 피해 상황
이번 사건은 5월 28일 오전 5시 45분경(현지시각), 캄보디아 프레아 비히어 주 모라콧 마을 인근에서 발생했다. 캄보디아 국방부에 따르면, 태국군이 캄보디아 병력이 장기간 주둔해 온 지역에 선제 사격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측은 해당 지역이 자국 영토임을 강조하며, 태국군의 선제 공격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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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5월 28일 태국-캄보디아 프레아 비히어 사원 인근 국경지대에서 발생한 무력충돌로 사망한 캄보디아 군인의 영정 사진 (쑤언 론 대령, 48세) . 양측은 지난 2008년~2011년 사이 국경지대 영유권을 둘러싸고 발생한 수 차례 전투에서 양측 군인과 민간인을 포함해 40명이 목숨을 잃고 최소 수백 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
| ⓒ 캄보디아 육군 |
캄보디아 지도부의 공식 입장
이번 충돌 후, 캄보디아 지도부는 단호하면서도 신중한 입장을 밝혔다. 훈센 상원의장은 5월 29일 자신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태국군의 침입으로 캄보디아 병사가 사망했다"고 알리고, "일부 극단주의 세력이 국경 분쟁을 의도적으로 조장하고 있다"고 태국 측을 비판했다. 이후 그의 페이스북 페이지에는 태국인들의 항의 비난 글이 일부 게시되었고, 이에 대응해 훈센 상원의장은 태국 IP 사용자의 접속을 차단하는 조치를 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사태에 대한 강경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내부 여론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훈센 상원의장은 5월 31일에는 (무력충돌 사고가 발생한) "에메랄드 삼각지대는 캄보디아의 영토"라며 국제사법재판소(ICJ)를 통한 해결을 다시 한 번 촉구했다. 이는 캄보디아 정부가 영토 주권 문제를 국제법적 절차로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한 것이다. 이어 2009년 해당 지역을 방문했을 당시 위장 군복을 입고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캄보디아 군은 파리 평화협정(1991년 10월 23일) 이전부터 이 지역에 주둔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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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재 상원 의장직을 맡고 있는 훈 센 전 총리는 2009년 해당 지역을 방문했을 당시 분 라니 여사와 함께 위장 군복을 입은 채 찍은 사진을 최근 공개하며, 캄보디아 군은 파리 평화협정(1991년 10월 23일) 이전부터 이 지역에 주둔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
| ⓒ 훈센 총리 페이스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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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2008년 캄보디아-태국 국경지대에서 벌어진 무력충돌 당시 캄보디아군을 진두지휘하던 훈 마넷 장군(가운데, 현 총리)이 참모들과 작전 회의를 하고 있는 모습. 훈 마넷 총리는 지난 5월 28일 양국간 무력 충돌 직후 이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다. |
| ⓒ 훈 마넷 총리 페이스북 |
한편, 사건 발생 사흘 뒤인 5월 30일, 태국 육군총사령관 파나 끌래우쁠롯툭과 캄보디아 육군총사령관 마오 쏘판은 태국 수린 주 충촘 국경 검문소에서 회담을 가졌다. 두 사령관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양국 공동경계위원회(Joint Border Committee, JBC)를 통해 2주 이내에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로 합의했다. JBC는 태국과 캄보디아가 국경 분쟁을 조정하기 위해 설치한 공식 협의 기구로, 과거 여러 분쟁 해결에 활용돼 왔다. 이번 합의는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외교적 해결의 기반을 마련하려는 양국의 노력을 반영한 것이다.
프레아 비히어 사원을 둘러싼 100년 넘는 분쟁
이번 총격전은 태국과 캄보디아 사이에 100년 넘게 이어져 온 프레아 비히어 사원 및 주변 지역 영유권 분쟁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 분쟁은 복잡한 역사적 배경을 갖고 있으며, 현재까지도 완전한 해결에 이르지 못했다.
프레아 비히어 사원은 9세기 크메르 제국 시기에 건립된 힌두 사원으로, 절벽 위에 위치해 전략적 가치가 크다. 역사적, 문화적 중요성뿐만 아니라 지리적 위치 때문에 양국 간 민감한 갈등 지역으로 꼽힌다.
1907년, 프랑스령 인도차이나(당시 캄보디아는 프랑스 보호령)와 태국(당시 시암) 간 국경이 확정되면서 사원의 영유권 문제가 불거졌다. 당시 발표된 국경 지도에는 사원이 캄보디아 영토로 명시되었으나, 태국은 이 지도의 법적 효력을 인정하지 않고 사원과 인근 지역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했다.
1950년대부터 양국 간 영유권 분쟁은 본격화됐으며, 1959년 캄보디아가 국제사법재판소(ICJ)에 제소했다. 1962년 ICJ는 사원 자체에 대한 영유권을 캄보디아에 귀속시키는 판결을 내렸으나, 사원 주변의 경계에 관한 명확한 지침은 포함하지 않아 분쟁의 불씨가 남았다.
한편, 태국은 역사적 주장과 지리적 특성, 판결문의 모호성을 근거로 사원 인근 지역에 대한 권리를 계속 주장해왔다. 2008년 사원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되면서 분쟁은 더욱 격화되었고, 2008년부터 2011년 사이 중화기와 박격포, 로켓 등이 동원된 교전이 수차례 발생했다. 이 기간 동안 캄보디아 군인 19명과 민간인 3명, 태국 군인 16명과 민간인 2명이 사망하는 등 인명 피해가 컸다.
2013년 ICJ는 캄보디아의 요청에 따라 사원 주변 지역 역시 캄보디아 영토임을 재확인하는 판결을 내렸으나, 태국은 이를 전면 수용하지 않고 국경선 확정 문제는 양국 간 추가 협의를 필요로 한다고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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